본문 바로가기

문화, 연예/문화·일반연애

한인 예술인 단체 ‘M.A.T’, 다양한 예술 분야서 날갯짓 펼치다

한인 예술인 단체 ‘M.A.T’, 다양한 예술 분야서 날갯짓 펼치다

1년 새 회원 120여 명, 거쳐 간 사람들만 200명 이상

 

 

[시사타임즈 = 백한울 호주특파원] 호주 멜번(Melbourne)의 한인 사회에는 작년 초부터 ‘M.A.T’라 불리는 모임이 이름을 알리기 시작했다. 각종 예술 분야에서 종사하고 있거나 예술 관련 전공자, 심지어는 그저 예술 분야에 관심을 가지고 있는 사람까지 폭 넓게 모집했다.

 

하지만, 사람들의 반응은 미미했고, 오히려 의구심을 품는 경우가 많았다. 그도 그럴 것이 약 2만 명 이상이 거주하고 있는 한인 사회에는 수 없이 많은 모임과 단체들로 포화 상태였는데, 그 중 대다수는 그저 술자리를 갖기 위한 모임들이 대부분이었다. 이를 통해 친목을 다지는 것은 나쁘지 않지만, 이렇게 만난 사람들이 서로 간에 다툼 등으로 한두 달도 채 지속하지 못하고 찢어지거나, 몇 번 만나다가 흥미를 잃고 와해되기 일쑤였다.

 

이런 소식을 접한 한 청년이 ‘이러한 모임들의 문제점은 뚜렷한 목적이 없고, 조직에 대한 체계적인 관리가 없다’라는 것을 직시하고 새로운 모임을 만들게 된 것이 바로 ‘M.A.T’이다. 이 청년은 예술대학교 출신으로 연기·연출·영상·음악·디지털아트 등 다양한 예술 분야를 접해왔고, 배우 매니지먼트를 설립하여 운영하고 웹-드라마 제작사에서 기획실장을 역임하는 등 예술경영 분야에 꿈을 키워왔다.

 

 

▲M.A.T 멤버들 (c)시사타임즈

멜번은 7년 연속 세계에서 가장 살기 좋은 도시 1위를 차지하고 있는데, 그 주된 요인 중 하나로 문화와 예술이 자유롭고 수준 높기로 유명하기 때문인 것으로 알려져 있다. 문화와 예술의 도시인 멜번에서 한인 모임들 중 예술인 단체는 좀처럼 찾을 수가 없었다. 그래서 예술이라는 공통점을 가지고 다양한 활동들을 꾀하며 예술인들을 위한 판을 벌여주고 싶었다.

 

‘M.A.T’에는 크게 세 가지로 모임의 종류가 분류되는데, ‘정기모임’과 ‘프로젝트’, ‘벙’이 있다.

 

처음에 가입한 인원은 열댓 명이었지만, 첫 번째 ‘정기모임’에는 창립자를 포함하여 단 3명만이 참가했다. 이렇게 시작된 모임은 1년이 채 되지 않은 현재 120여 명의 회원들을 보유하고 있으며, 최근 11차 정기모임(총 17번째 모임)을 가지기도 했다. 이렇게 ‘정기모임’을 통해 예술 관련 이야기나 모임의 방향성에 대해 의논하는 등 건설적인 이야기를 나누기도 하며 친목을 다진다.

 

‘벙’은 흔히 우리가 한국에서 쓰던 ‘번개 모임’의 표현을 줄여서 사용하고 있는데, 비정기적으로 자유롭게 모여 활동들을 하고 있다. 이러한 ‘벙’은 현재 글쓰기 벙 · 드로잉-캘리그라피 벙 · 건축물과 역사 투어 벙 · 영상 벙을 비롯해, 한국과 달리 노래방이 단 두 개 밖에 없고 그 마저도 비싸서 쉽사리 갈 수 없는 이들을 위한 노래방 벙까지 총 5개의 벙이 개설되어 있다.

 

‘프로젝트’는 보다 긴 시간 준비가 필요하거나 수익이 발생하는 모임을 일컫는데, 버스킹 프로젝트와 마켓 전시 프로젝트가 있다. ‘버스킹 프로젝트’에서는 몇 달 간에 연습을 거쳐, 시티 내 가장 주요한 버스킹 장소 중 하나인 빅토리아 주립 도서관 앞에서 첫 번째 공연을 가졌다. 이 날은 1년 중 가장 많은 사람들이 운집하는 크리스마스 이브의 밤이어서 수많은 사람들이 한국의 노래를 즐기는 장관이 펼쳐지기도 했다. 또한 ‘마켓 전시 프로젝트’는 예술인 양성 스타트-업 회사인 와 함께 협력하는 프로젝트로, 지난 달 Meat Market에 한 전시관에서 다양한 신인 작가들의 작품 전시회 및 판매를 마치기도 했다. 이러한 ‘벙’과 ‘프로젝트’는 각각의 담당자를 두어 원활한 관리가 이루어지도록 하고 있다.

 

‘M.A.T’는 모임장(회장)을 포함하여 총 6명의 운영진을 두고 있으며, 이들은 모임의 규칙들을 제정하고 전체적인 관리를 통해 멤버들 간의 불화나 활동에 있어 불편한 사항이 없도록 하는데 주력하고 있다.  

 

또한 앞서 기재한 바와 같이 7명의 담당자들이 ‘벙’과 ‘프로젝트’를 관리하여 각 모임이 원활하게 진행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M.A.T 마켓 전시 프로젝트 전시회(위), M.A.T 버스킹 프로젝트 공연 모습(아래) (c)시사타임즈

‘M.A.T’는 ‘Melbourne Art Talk’의 줄임말로, “예술을 이야기 하고, 예술로 이야기 한다”라는 뜻을 가지고 있는데, 이는 한국에 ‘Art Talk’이라는 모임이 그 전신이라 할 수 있다. ‘Art Talk’은 다양한 분야에서 활동 중인 예술인들이 약 4년 째 그 모임을 이루고 있는데, 이를 발전시켜 ‘M.A.T’는 모임 안에서 실질적인 프로젝트나 이벤트들을 진행하도록 꾀하고 있다.

 

이에 한국 ‘Art Talk’의 4대 회장인 김정인 씨는 “해외에서도 한인 예술인들이 모여 예술 활동을 진행하는 모임을 가질 수 있다는 것 자체로 굉장히 의미 있는 일이라 생각한다”며 반색했다.

 

멜번은 한인 사회 특성 상 유동인구가 많을 수밖에 없다. 많은 청년들이 워킹-홀리데이 비자나 학생 비자 등을 발급 받아 체류하고 있는데, 이 때문에 지역이동이나 귀국하는 경우가 비일비재하다. 이렇다보니 모임을 유지하는 것에 부정적인 시각도 굉장히 많았던 것이 사실이다. 하지만 우려와 달리, 입소문을 통해 한인 사회에 ‘M.A.T’가 꽤 알려지면서 떠나는 만큼 새로이 들어오는 사람들도 많다.

 

창립 멤버이자, 버스킹 프로젝트를 담당하고 있는 정미솔 씨는 “예술의 열정을 펼치기 힘든 상황에서도 그 열정을 버리지 않고, 모임을 통해서 예술 활동에 참여하는 우리 멤버들이 대단하게 느껴진다”며, 이어서 “예술이 한국에서는 비교적 배고픈 분야로 여겨져 제한되는 경우가 많지만, 예술의 도시인 멜번에서는 각자의 개성을 마음껏 펼칠 수 있도록 M.A.T 멤버 모두가 손잡고 더욱 발전해 나가기를 바란다”고 덧붙였다.

 

한편, 지난 2월 3일에 열렸던 제 11차 정기모임에서 M.A.T의 제 2대 회장으로 김광혁 씨가 추대되었다. 창립자인 초대 회장이 한국으로 귀국함에 따라 새로이 회장직을 위임했기 때문이다. 김광혁 씨는 “여러 활동들을 통해 M.A.T가 호주 내에서 예술을 선도하는 길이 되기를 바란다”고 바람을 전함과 동시에 “M.A.T가 점차 발전하면서 한국 고유의 문화를 호주 사회에 전하고, 우리의 달란트를 호주 교민 사회에 조금 더 알리고자 한다”며 앞으로 M.A.T를 이끌어 나갈 포부를 밝혔다.

 

타지에서 외로움과 싸우고, 여러 환경들을 이겨내며 매일을 살아가는 우리 젊은이들이 ‘예술’이라는 달란트를 쥐고 어떻게 발전하고 커갈지 한인 예술인 단체 ‘M.A.T’의 내일이 궁금해진다.

 

 

<맑은 사회와 밝은 미래를 창조하는 시사타임즈>

<저작권자(c)시사타임즈. 무단전재-재배포금지.>

<시사타임즈 홈페이지 = www.timesisa.com>

 



백한울 호주특파원 backwool@mensakorea.or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