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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사 캠페인:책을 읽읍시다]

[책을 읽읍시다 (1964)] 키오스크

[책을 읽읍시다 (1964)] 키오스크

아네테 멜레세 글그림 | 김서정 역 | 미래아이(미래M&B) | 32 | 18,000

 

 

[시사타임즈 = 박속심 기자] 키오스크는 요즘 식당이나 카페에서 흔히 볼 수 있는 터치스크린의 무인 단말기를 가리키지만, 원래 이슬람 건축에서 볼 수 있는 원형 정자를 일컫는 말로 길거리의 간이 판매대나 소형 매점을 뜻한다. 이 키오스크 안에 하루 종일 앉아 마치 정말 기계 단말기처럼 물건을 파는 사람이 있다. 바로 이 그림책의 주인공 올가다. 2021년 피터 팬 상 수상작이자 동명의 애니메이션으로도 잘 알려진 이 책 키오스크는 사고에 가까운 우연한 행운으로 꿈을 찾는 여행을 떠나게 된 올가의 이야기를 들려준다. 

 

올가는 자기 몸 하나 간신히 들어갈 만한 작은 가게에 하루 종일 앉아서 신문이나 잡지, 복권을 판다. 길거리의 가판대, ‘키오스크가 올가에게는 일터이자 쉼터이고 나아가 자기 인생이기도 하다. 늘 비슷한 시간에 비슷한 물건을 사는 손님들이 지나가고, 올가는 어떤 손님이 무엇을 살지도 아주 잘 알고 있다. 손님이 없을 때, 좁디좁은 키오스크에서 올가가 할 수 있는 일이라고는 그저 여행 잡지를 읽으며 석양이 황홀한 바다를 꿈꾸는 것뿐이다.

 

그런데 결코 이루어질 수 없을 것 같던 이 꿈이 실현될 기회가 온다. 그것은 예측할 수 없도록 작은 사고의 모습으로 올가를 찾온다. 올가가 잠시 눈을 돌린 사이 웬 사내아이들이 키오스크에서 과자를 훔친다. 아이들을 붙잡으려 애쓰다가 그만 올가의 세상이 뒤집히고 만다. 키오스크 안에 든 채 쓰러져 버린 올가는 한참을 버둥대다가 얼떨결에 벌떡 일어선다. 그제야 스스로의 힘으로 키오스크를 움직일 수 있다는 걸 알게된다. 늘 한자리에 붙박이였던 올가는 난생처음 키오스크를 든 채 신이 나서 산책을 나선다. 기쁨도 잠시, 또 다른 난관이 찾아온다. 강아지의 목줄에 걸려 넘어져 강물에 빠지고 만다. 올가는 키오스크와 함께 한참동안 강물 위를 흐르고 흘러 머나먼 바다로 떠내려간다.

 

그리고 작가는 기발한 상상력을 펼쳐 작은 불행을 커다란 행운으로 바꿔 올가의 꿈을 이루어 준다. 아주 황당해 보이는 여정을 거쳐 올가는 마음속으로 그리던 노을이 아름다운 바닷가에 다다른다. 이제 올가는 해변의 키오스크에서 아이스크림을 판다.

 

거침없는 선과 강렬한 색채의 단편 애니메이션으로 먼저 선보였던 이 이야기는 어린이 독자뿐 아니라 꿈을 잃어 가는 어른들에게도 생각할 거리를 준다.

 

 

작가 아네테 멜레세 소개

 

1983년 라트비아에서 태어났으며, 라트비아 예술 아카데미에서 시각 커뮤니케이션을, 루체른 응용과학대학에서 애니메이션을 공부했다. 단편 애니메이션 키오스크로 많은 영화제에서 상을 받았다. 지금은 스위스 취리히에서 살며 일러스트레이터로 일하고 있다. 그림을 그린 책으로 왜 투표 안 해요?, 왜 인사 안 해요?, 구름책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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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속심 기자 sisatime@hanmail.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