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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사 캠페인:책을 읽읍시다]

[책을 읽읍시다 (54)] 소문


오기와라 히로시 저 | 권일영 역 | 예담 | 452쪽 | 11,000원

 

[시사타임즈 = 한민우 기자] 광폭한 사이코패스에 의한 의문의 연속살인사건, 그리고 처참하게 살해된 시체와 현장에 대한 리얼한 묘사, 인간미 넘치는 드라마와 따뜻한 유머. 그리고 누구도 상상 못한 결말에 보기 좋게 배반당하는 묘미. 이 작품은 오기와라 히로시만의 스타일로 엮어낸 사이코 서스펜스이자 미스터리 소설이다.

 

타고난 이야기꾼으로 정평이 나 있을 뿐만 아니라 늘 새로운 테마에 끊임없이 도전하는 작가 오기와라 히로시는 광고회사에서 근무했던 경험을 살려 소설 속 사건의 중심축이라 할 수 있는 배경에 리얼한 현장감을 입혔다. 자신만의 매력이라 할 수 있는 인간적인 드라마를 미스터리에 녹여내 장르소설 마니아뿐 아니라 모든 독자가 즐길 수 있는 스타일의 소설을 완성해냈다.

 

“너 그 소문 들어봤니?”

어느 날 시부야의 여고생들을 중심으로 공포의 도시전설이 퍼져나간다.

“한밤중 시부야에는 뉴욕에서 온 살인마 레인맨이 나타나서 소녀들을 죽이고 발목을 잘라 간대. 하지만 뮈리엘을 뿌리면 괜찮대.”

 

말도 안 되는 유치한 소리라며 무시하기엔 왠지 모를 께름칙한 뒷맛이 남는 이야기. 소문의 효과인지 향수 ‘뮈리엘’은 낮은 브랜드 인지도에도 불구하고 날개 돋친 듯 팔려나간다. 사실 이 소문은 신상품 향수 론칭을 위한 홍보전략으로 광고기획사에서 조작해낸 거짓말이다. 그러던 어느 날 도심의 공원에서 여고생 시체가 발견된다.

 

올해 고등학교 1학년이 된 딸 나쓰미와 단둘이 살아가는 메구로경찰서의 고구레 유이치 형사. 관할경찰서이다 보니 큰 사건 없이도 매일 바쁜 일상을 보내고 있는 그에게 찾아온 의문의 살인사건. 피해자가 자신의 딸과 비슷한 또래의 여고생이기에 더욱 사명감을 갖고 사건 해결에 매진한다. 고구레와 팀을 이뤄 사건을 맡게 된 인물은 경시청의 나지마 수사관. 고구레보다 나이는 어리고, 한 계급 위인 경부보에, 게다가 여자다.

 

불협화음처럼 어울릴 것 같지 않던 두 캐릭터는 어느 새 서로의 장단점을 활용한 콤비플레이로 수사를 펼쳐나간다. 또 시부야를 중심으로 퍼져나간 소문의 진상을 밝히기 위해 여고생들의 도움을 받아 베일에 가려져 있던 레인맨의 실체를 한 꺼풀씩 벗겨나간다.

 

 

작가 오기와라 히로시 소개

 

1956년 사이타마 현 출생. 광고제작회사를 거쳐 1997년 『오로로 밭에서 붙잡다』로 스바루 신인상을 수상하며 소설가로 데뷔했다. 작가 자신이 머릿속을 헤집는 심정으로 저술했다는 『내일의 기억』으로 야마모토 슈고로상과 2005년 서점대상 2위를 차지하며 문학성과 대중성을 동시에 인정받았다. 이 작품은 출간 후 영화로도 제작되어 2006년 일본 열도에 다시 한 번 특별한 감동을 선사하기도 했다.

 

절묘한 필치와 세련된 유머가 돋보이는 문장으로 작가들 사이에서도 정평이 나 있으며, 행간에 삶의 애환이 감도는 언어 감각으로 독자들의 사랑을 받고 있다. 항상 새로운 테마에 도전하는, 현재 일본에서 가장 주목받고 있는 작가 중 한 사람이다.

 

주요 작품으로 『유괴랩소디』, 『사이좋은 비둘기파』, 『소문』, 『콜드게임』, 『벽장 속의 치요』, 『신의 한마디』, 『메리고라운드』, 『우리들의 전쟁』, 『안녕 버스데이』, 『어느 날의 드라이브』, 『엄마는 저격수』 등 다수가 있다.

 

한민우 기자(sisatime@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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