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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경제일반

여상규 법사위원장이 박지원 의원에게 화를 낸 진짜 이유

여상규 법사위원장이 박지원 의원에게 화를 낸 진짜 이유

┃국익우선·법치수호·품위유지, 이 세 가지가 법사위 정신이자 원칙이다

┃박지원 의원과의 설전은 법사위의 세 가지 원칙에 안 따라준 결과다

┃법사위의 세 가지 원칙을 반드시 지켜내도록 하겠다

 

 

[시사타임즈 = 엄무환 국장] 지난 11일 이은애 헌법재판관 후보자 인사청문회가 열린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이하 법사위)에서 여상규 법사위원장(자유한국당)과 박지원 의원(민주평화당) 간의 설전이 벌어져 청문회가 중단된 일이 있다.

 

▲필자와 인터뷰중인 여상규 법사위원장 (c)시사타임즈

 

이것에 대해 언론들은 마치 여상규 법사위원장이 문제인 양 보도했다. 그러나 여상규 위원장이 박지원 의원에게 화를 낸 진짜 이유가 있었다. <시사타임즈>가 17일 국회 법사위원장실에서 가진 여상규 법사위원장과의 단독인터뷰를 통해 이같은 사실을 밝혀냈다.

 

여상규 위원장은 필자와 가진 인터뷰에서 먼저 “지난 7월16일 제가 법사위원장에 취임하면서 법사위 운영과 관련하여 세 가지 원칙을 강조했다”며 “당리당락보다 국가와 국민을 먼저 생각한다는 국익우선과 법치수호 그리고 품위를 유지하는 법사위를 만들어가자는 게 그것이다”고 말문을 열었다.

 

이어 여 위원장은 “후반기에 들어와 17개 상임위원회 중에서 법사위가 가장 먼저 열었다”고 언급한 후 “법사위엔 타위법과 고유법이 있는데 타위법이란 타 상임위에서 넘어온 법을 말하며 고유법이란 대법원·감사원 등 피감기관을 다루는 법을 말한다. 타위법은 법사위에 넘어오는 즉시 처리하지만 고유법은 따질 건 따진다”고 설명했다.

 

▲여상규 법사위원장과 박지원 의원과의 설전에 관한 언론보도들 (c)시사타임즈

 

그러면서 여 위원장은 “박지원 의원과의 설전은 법사위의 세 가지 원칙에 안 따라준 결과다”며 당시 상황을 구체적으로 언급했다.

 

“조응천 의원이 질의를 하는데 현직 법원장인 이은애 헌법재판관 후보에 대한 청문회였다. 그렇다면 그분의 자질을 묻든지 앞으로 헌법재판관으로서의 직무를 잘 수행할 수 있겠는지 등을 물어야 하는데 느닷없이 사법농단, 재판거래와 관련된 영장 기각률이 왜 높으냐를 따졌다. 영장기각이 높다는 것까지는 물을 수 있다. 그런데 구체적인 사건에 대해서까지 비판했다. 구체적인 사건에 대해서까지 거론하는 건 결코 바람직하지 못하다.

 

왜냐하면 첫째, 재판과 관련해서 받아들이기 싫으면 재판 관계자들이 불복하면 되는 거다. 둘째, 국회의원이 재판에 대해 구체적인 이유를 들어 잘됐나 못됐나를 따지는 건 재판에 대한 간섭으로 법원의 재판중립에 어긋날 수 있다. 더욱이 영장에 대해 따졌다. 영장담당판사는 바뀌지 않는다. 영장담당판사가 재판한 것을 가지고 집권 여당의 법사위원이 재판이 부당하다고 현직 법원장한테 강하게 얘기하면 영장담당 판사에게는 굉장한 압력으로 비춰지지 않겠느냐. 정치권에서 재판에 간섭하는 것이고 결국 사법독립이나 사법침해, 사법중립을 훼손하는 것이 될 수 있다. 그러니 조응천 의원이 헌법재판관 후보와 관련된 부분에 대해서 질의했으면 좋겠다 이런 식으로 이야기를 끝내고 다음 순서로 넘어가려고 하는데 박지원 의원이 손을 들어서 큰 소리로 ‘이의 있습니다’ 하고 고함을 치는 거다. 그런데 나는 그 순간 위원장으로서 한 말에 대해 이의가 필요없다고 생각했다. 거기에 이의를 하고 하면 쓸데없이 시간을 보내게 되고 헌법재판소 후보자에 대한 청문절차인데 효율적으로 진행이 되지 않는다고 판단했다. 그래서 ‘왜 그렇게 큰 소리를 치십니까. 효율적인 진행을 위해 그 이의는 받아들이지 않겠습니다’ 하고 다음 질의자에게 넘어가려고 하는데 그때 더 큰소리로 ‘무슨 판사야? 당신이?’라고 말했다. 그 말에 내가 발끈했다. ‘무슨 소리를 하는 겁니까? 당신이라니 위원장한데. 당신이니 뭐니 써도 되겠습니까’ 그러니까 박지원 의원이 ‘당신을 보고 형님이라고 부를까’라고 하는 거다. 하도 기가 막혀 ‘휴정하겠습니다’ 하고 나와 버렸다. 거기에 대응할 필요성을 느끼지 못해서였다.

 

그런데 문제는 제가 나온 뒤에 박지원 의원하고 조응천 의원 두 사람이 나눈 대화가 가관이다. 언론에도 나왔다. 박지원 의원이 위원장을 나부랭이라고 했다. ‘위원장 나부랭이한테 네(조응천 의원)가 그렇게 당해서 되겠느냐’고 했다. 그러자 조응천 의원이 하는 얘기가 ‘아니 땍땍거리는데. 목잡고 넘어질까 봐 무서워서 그래요’라고 말했다. 제가 교통사고로 목을 다쳤다. 조응천 의원이 한 이 말은 아픈 사람을 향해 병신이라고 하는 말이나 다를 바 없다. 박지원 의원이 위원장에게 나부랭이라고 하면 그럼 위원들은 뭔가. 박지원 의원이 금년에 나이가 77세인가 그렇다. 나이가 그 정도 들었으면 어른답게 말해야 하는 거 아닌가. 잘잘못을 떠나 땍땍거린다느니 나부랭이라느니 이런 말들이 국회 그것도 법사위 국회의원의 입에서 나왔다는 게 참 한심스럽다. 아이들이 따라 할까봐 적이 염려된다”

 

▲여상규 법사위원장과 박지원 의원과의 설전에 관한 언론보도들 (c)시사타임즈

 

이어 여상규 위원장은 “조응천 의원이 영장기각과 관련하여 구체적으로 언급했는데 영장은 공개되지 않는다. 그런데 조 의원이 영장기각사유를 구체적으로 적어 와서 공개했다. 사법부도 지금까지 공개하지 않은 영장 내용을 공개했다는 것은 문제가 될 수 있다. 법원에서 봤는지 검찰에서 봤는지 모르겠지만 공개되지 않는 영장 기각사유를 구체적으로 언급했다는 건 문제가 될 수 있다. 변호사들도 모른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여상규 위원장은 “박지원 의원과의 설전 이후 언론에서 마치 제가 속한 한국당 의원들이 저의 태도에 실망했다느니 하며 소설을 썼기에 제가 일일이 물어봤다. 단 한 분도 그런 분이 없었다. 오히려 저를 격려하고 힘내고 더 세게 하라는 전화와 문자를 받았다”고 부연설명을 곁들였다.

 

여 위원장은 “제가 법사위 위원장으로 있는 한 법사위의 세 가지 원칙인 국익우선, 법치우선, 품위유지 이 세 가지를 반드시 지켜내도록 하겠다”고 강조했다.

 

그래서 필자가 “박지원 의원이 ‘이유 여하를 막론하고 국회 상임위에서 고성이 오간 것 진심으로 사과합니다. 제가 조심하겠습니다. 용서 바랍니다’라고 국민들 앞에 사과했지만 그러나 앞으로도 언제든지 의도적으로 위원장에게 대들 수 있는 분이라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적지 않다. 조응천 의원도 마찬가지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여 위원장께서 과연 법사위의 세 가지 원칙을 지켜낼 수 있겠는가”라고 물었다. 그러자 여상규 위원장은 웃음으로 대신 답했다.

 

한편, 여상규 위원장은 자신의 페이스북에 “당시 발언을 막은 것은 정치권에서 영장 담당 판사를 지적을 하게 되면 정치적 압력을 받아서 이것들은 사법부의 독립에 방해가 된다. 그래서 의원들이 구체적인 재판에 대해서 얘기하는 것을 본인이 막았다”고 밝혔다.

 

그리고 “고성을 낸 것에 대해서는 사과한다”며 “다만 사과하는 건 국민께 사과하는 것이다”라고 보충설명을 곁들였다. 이는 박지원 의원과 조응천 의원에 대한 감정이 아직 가시지 않은 것으로 읽혀진다.

 

▲(왼쪽)2017 대한민국 베스트 인물대상을 받은 여상규 의원 (오른쪽)지난 해 6월 유권자상을 받은 여상규 의원 (c)시사타임즈

 

여상규 법사위원장은 서울대 법대를 나왔으며 제20회 사법시험에 합격하여 서울형사지방법원과 서울고등법원 판사를 역임했고 사법연수원 외래교수와 사법시험 출제위원으로 활동했다. 그러다가 정치에 뛰어들어 제18대부터 20대까지 사천·남해·하동 지역구 국회의원에 당선되어 현재 법사위원장으로 활동 중이다. 지난 해 6월 유권자시민단체로부터 2017 대한민국 유권자 대상을, 12월엔 대한민국 베스트 인물 대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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