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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칼럼

[ 전문가 칼럼 ] 구제역! 대량 살처분 처리만이 그 답인가

[ 전문가 칼럼 ] 구제역! 대량 살처분 처리만이 그 답인가

 

 

 

 ▲신수식 논설주간·정치학박사 ⒞시사타임즈

[시사타임즈 = 신수식 논설주간] 대한민국에서 구제역이 가끔 발생되긴 했으나 최근에는 더 빈번하게 발생되고 있어서 걱정이다. 2016년 새해 벽두부터 북한핵실험, 중국발 경제침체, 계속되는 세계경제위기 등으로 인한 불안정한 대한민국상황에서 구제역 발생은 또 다른 어려움이다. 

 

2016년 1월 14일 전라북도 김제에서 발생한 구제역은 고창에서도 발생하면서 구제역 확산의 우려가 현실화 되는 상황이며 다른 지역으로 확산을 막기 위해 우리 방역당국이 안간힘을 기울이고 있다. 정부는 구제역이 발생한 전북지역 가축의 다른 지역으로 이동을 일주일간 금지하는 한편, 구제역 발생 농가와 접촉이 빈번했던 곳을 특별관리 하는 등 확산방지를 위해 총력을 기울이고 있는 가운데 해당 농가의 가축에 대해 살처분에 들어갔다.

 

구제역은 돼지나 소처럼 발굽이 갈라진 가축에게서 나타나는 바이러스성 전염질병으로 모든 가축에서 일어나는 공통의 전염병은 아니다. 바이러스에 감염된 동물은 제대로 일어서지 못하거나 입술이나 코 등에 물집이 생기고 고열을 앓다가 죽음을 맞이하는데 그 치사율은 50%~80%여서 구제역을 가축농가의 재앙이라고 부르기도 한다. 구제역 특징에서 돼지의 경우 소보다 감염될 확률은 낮지만 감염됐을 때 바이러스를 소보다 1,000배 가량 더 많이 배출하기 때문에 주변의 가축에 심대한 피해를 끼칠 수 있다고 한다.

 

구제역은 일반적으로 동남아시아 지역에서 많이 발생하는 가축질병이지만 최근에는 사람의 왕래가 빈번해지면서 한국, 일본 등지에도 겨울에 자주 발생하는 편이다. 동남아시아 등지에 흔하다고 하지만 구제역바이러스는 의외로 열에 약해 섭씨50도 이상의 온도에서 사멸한다고 한다. 그래서 오히려 겨울에 잡기 힘든 이유일지도 모른다. AI바이러스도 마찬가지지만 겨울에도 습하고 비가 많이 내리는 유럽 등지에서는 겨울에 바이러스가 맥을 못추고 오히려 아시아권과 정반대로 여름에 잘 퍼지는 걸 볼 때, 습도가 낮은 것도 구제역이 잘 퍼지는 원인 중 하나라고 볼 수 있는 것이다.

 

구제역 감염경로는 대체로 다음 세 가지로 크게 정리할 수 있다.

 

 

하나, 감염된 사료, 동물의 침, 정액, 수포액, 똥오줌에 오염된 물을 먹거나 직접적인 접촉으로 전파된다.

 

둘, 사람, 차량, 기구 등에 바이러스가 묻어서 다른 동물에 전파된다.

 

셋, 감염된 동물이 숨쉬거나 재채기할 때 공기를 통해 바이러스 전파된다 등이다.

 

구제역이 일단 발생하면 해당 농가는 전체를 살처분 함으로써 재정적, 경제적으로 큰 피해를 입게 될 뿐만 아니라 육류의 시세가 요동치는 것은 물론이며 사람을 통해서도 바이러스가 옮겨 다니기 때문에 해당지역으로의 출입이 통제 및 제한되어 산업은 물론 관광업에 이르기까지 피해를 준다. 오늘날 구제역이 빈번하게 창궐하고 있지만 아직도 명확한 치료법은 없다. 구제역이 자연적으로 치유된다고 해도 경제적 손실이 크다는 점 때문에 구제역 확산을 방지하는 차원에서 감염된 가축과 그 주변 지역에 있는 가축들을 살처분하는 것이 보통이다. 백신은 있지만 백신이 바이러스전염을 막는다기보다는 바이러스의 감염을 막거나 바이러스배출량을 줄여 확산을 막는 용도로 사용되고 있으며 백신을 맞았다고 하더라도 감염된 가축은 살처분으로 처리하고 있는 실정이다.

 

구제역은 비용면에서도 10만 마리당 무려 70억원이라는 천문학적인 비용이 드는데다 결정적으로 이걸 접종하는 순간 상당기간 구제역안전국가 지위를 잃게 되기 때문에 구제역 청정국가로 수출이 전면 봉쇄되는 등 부정적 파급효과 역시 크다는 측면에서 백신사용을 최후의 수단으로 쓰는 것이 일반적이다.

 

더군다나 구제역의 다양한 혈청형 때문에 다른 백신대비 70%정도의 효과밖에 나타나지 않으며 설상가상으로 소에서는 식욕부진이 그리고 돼지에서는 접종부 육종생성문제로 인한 경제적 손실로 구제역 돌풍이 불지 않는 한 농장주들의 백신접종에 대한 열의도 생각보다 미진한 수준이다. 사실 한국의 돼지고기 수출은 미미한 수준이기에 청정국가지위에 너무 연연할 필요는 없다고 주장하며 백신접종과 살처분을 병행하면서 구제역을 잘 관리하면 청정국가지위를 유지할 수 있다는 일부의 주장도 있다.

 

현재 우리나라에서는 AI(고병원성 조류인플레인자)가 발생하면 발생농가 3km내의 모든 동물들을 살처분 대상으로 하고 있다. 하지만 우리나라의 이러한 광범위한 지역에서 싹쓸이 살처분은 일본·영국·유럽연합 등 외국에서는 그 사례가 없는 비과학적이고 또 대규모의 매우 잔인한 동물학대이자 동물학살(虐殺)에 해당한다.

 

한국은 AI 살처분 시에 닭, 오리 등 가금류 뿐만 아니라 돼지 등 포유류를 무분별하고 무차별적으로 살처분 하고 있는데 일본·영국·유럽연합 등 외국에서 개, 고양이는 물론 돼지 등 포유류를 살처분 대상으로 삼지 않고 있다. AI발생지역내 돼지는 검사를 하여 추가적으로 AI바이러스가 검출되지 않는 경우 돼지들은 살처분 대상에서 제외된다. 만약에 검사에서 돼지 한 마리만이 AI에 감염되었을 경우에 해당 돼지만이 살처분 되며 나머지 돼지들은 관찰을 지속해야 하고 한 마리가 아닌 몇몇 마리 돼지들이 감염이 확인된 경우에는 돼지들 간 감염사실이 확인되어야 돼지들의 살처분을 결정할 수 있다.

 

동물을 죽이는 경우에는 잔인한 방법으로 죽이지 못하도록 법이 규정하고 있으며 가축전염병에 의해 동물을 살처분 하는 경우에도 전살, 가스살 등을 이용하여 고통이 없이 죽여야 한다. 하지만 우리 행정기관은 안락사(安樂死)를 흉내를 내고 있을 뿐 실제로는 규정을 어기고 대부분 산채로 동물들을 생매장하고 있다는 사실이 우리 대한민국의 수준을 잘 대변해 주고 있는 것이다.

 

여기서 구제역으로 인한 대규모 살처분이 진행될 때 제기되는 문제점을 정리하면 다음과 같다.

 

하나, 생매장으로 인한 침출수 유출 등에 의하여 지하수오염, 토지오염, 악취 등 심각한 환경오염이 발생되며 피해주민들의 대규모 소송으로 시간적, 재정적 부담이 매우 크다는 사실이다.

 

둘, 감염된 가축에 대한 대규모 생매장은 현행법의 위반이며 이로 인한 국가이미지가 크게 실추된다는 것이다.

 

셋, 무차별적인 대규모 살처분은 급격하게 해당 가축이 크게 줄게 되어 축산농가에 재정적으로 큰 피해를 줄뿐만 아니라 정부의 정책에도 부정적 영향을 주게 된다는 것이다.

 

사실 구제역은 치명적인 질병이 아니므로 축사위생관리규정을 개선하고 잘 관리하는 것만으로도 50%이상의 구제역에 대한 예방효과가 있으며 치료를 통해 해결이 가능함으로 외국처럼 치료 및 백신을 병행하는 방법을 선택하는 것이 소탐대실하지 않는 구제역 정책인 것이다. 따라서 이러한 관점에서 필자는 앞에서 이미 언급한 구제역정책을 선택하길 제안하며 특히 대규모의 살처분 대상이 된 가축을 땅에 생매장하여 발생하는 환경오염문제, 위생문제 등을 고려해 볼 때 제기된 문제들을 완화하고 최소화 하는 방법으로 소각하는 방안을 제안하고자 한다.

 

이미 언급한 바와 같이 가축의 대규모 생매장이 유발하는 여러 가지 문제들에 대해서 전문가들이 오래 전부터 그 부작용을 언급하여 왔으나 여전히 과거 처리방법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는 사실은 분명 비판 받아야 하며 시대적, 환경적, 문명적 요구에 맞게 사고 및 발상, 정책의 전환이 지금 필요한 때가 되었다.

 

 

 

 

 

 

신수식 박사는 경희대학교 정치외교학과 학사, 경희대학교 대학원 정치학 석사, 러시아 모스크바국립대학교에서 러시아정치로 정치학박사 학위를 했다.

 

 

 

글 : 신수식 논설주간·정치학박사

 

※ 이 기사는 시사타임즈의 공식입장이 아닌, 필자의 견해임을 밝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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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수식 논설주간·정치학박사 sss123kk@hanmail.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