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시사 캠페인:책을 읽읍시다]

[책을 읽읍시다 (1669)] 감정은 어떻게 전염되는가

[책을 읽읍시다 (1669)] 감정은 어떻게 전염되는가

사회전염 현상을 파헤치는 과학적 르포르타주   

리 대니얼 크라비츠 저 | 조영학 역 | 동아시아 | 280| 16,000

 

 

[시사타임즈 = 박속심 기자] 우리의 생각과 행동과 감정은 타인 혹은 환경에 의해 전염되어 형성되기도 하고 마찬가지로 우리가 타인에게 전염시키기도 한다. 우리의 의지와는 전혀 상관없게도 말이다. 감정은 어떻게 전염되는가는 사회전염 현상을 과학적으로 추적한 최초의 저서다.

 

2009년 미국에서 손에 꼽히는 명문 학군 중 하나인 실리콘밸리의 작은 마을 팰로앨토에서 비극이 일어났다. 팰로앨토의 한 명문 고등학교 학생이 달리는 기차에 몸을 던져 자살한 것이다. 그리고 몇 주 후 또 다른 학생이 기차에 뛰어들었다. 자살이 전염이라도 된 듯이 몇 달 사이에 다섯 명의 학생이 스스로 목숨을 끊은 것이다. 화목하고 부유한 가정에서 부족함 없이 자랐고 학교에서도 누구보다 잘 지냈던 아이들이었다.

 

팰로앨토로 이사 온 주민이자 과학 전문 작가인 리 대니얼 크라비츠는 이 미스터리한 연쇄자살 사건의 실마리를 풀기로 마음먹는다. 사건이 일어난 마을의 주민이자 과학 작가라는 특별한 정체성을 가진 저자는 신중하고 또 신중하게 조사를 이어가기로 하고 현장 보고와 감정 이입의 균형자 역할을 자임하기로 한다.

 

크라비츠는 실리콘밸리의 아이들의 연쇄자살이 사회전염현상에 의한 것이라고 규정하고 미국 전역을 돌아다니며 사회전염을 연구하는 전문가들을 만나기 시작한다. 르포와 사적 내러티브를 오가며 실리콘밸리의 비극을 파헤치고 사회전염 전반을 과학적으로 추적하는 과정은 마치 추리소설을 읽는 것처럼 흥미롭기까지 하다.

 

사회전염이라는 용어는 생소하지만 사회전염 현상은 이미 우리 주변에 널리 퍼져 있었다. 현상을 규정짓는 이름만 비교적 최근에 생겼을 뿐 그 현상은 아주 오래전부터 존재했다. 무고한 여성들을 마녀라고 고발해 고문하고 처형한 세일럼의 마녀재판은 집단의 광기가 불러일으킨 대표적인 사건으로 알려져 있는데 이 집단의 광기 역시 사회전염의 한 형태로 나타났다. 이 사건을 좀 더 들여다보면 사건이 일어났을 당시 사회는 급변하고 있었고 사람들은 그에 따른 망상과 불안과 두려움을 온몸으로 느끼고 있었다. 두려움이라는 감정이 사회전염의 촉매제로 작용한 것이다.

 

두려움이라는 감정이 빠르게 전염되면 어떤 일이 일어날 수 있는지 보여주는 사례는 이뿐만이 아니다. 2004 인디애나주 피셔스의 마을 주민들이 한자리에 모여 알카에다가 피셔스를 공격할까 봐 불안에 떨고 있었다. 국가는 대도시의 안보에만 신경 쓰기 때문에 알카에다가 작은 마을을 테러 공격의 목표로 삼을지도 모른다는 거였다. 마을 사람들의 불안감은 극에 달했고 미국 중앙정보국(CIA)이 자위 부대를 만들어 피셔스에 보내기까지 했다. 물론 알카에다의 테러 공격은 전혀 없었다.

 

세일럼의 마녀재판에서부터 피셔스 주민들의 두려움, 직업윤리의 전염, 미국 총기 난사 사건의 전염, 섭식장애 전염 그리고 2011년 이집트 시민혁명을 일으킨 용기의 전염까지. 사회전염과 관련된 다양한 사례들을 통해 사회전염 현상의 분석과 해결 방법까지 한눈에 파악할 수 있다.

 

 

작가 리 대니얼 크라비츠 소개

 

미주리대학 컬럼비아캠퍼스 저널리즘스쿨을 졸업했으며 상담심리학 석사 학위를 가지고 있다. ‘사이콜로지투데이’, ‘허핑턴포스트’, ‘뉴욕타임스등에 기고하며 현재 캘리포니아주 북부에서 부인, 자녀와 함께 살고 있다.

 

 

<맑은 사회와 밝은 미래를 창조하는 시사타임즈>

<저작권자(c)시사타임즈. 무단전재-재배포금지.>

<시사타임즈 홈페이지 = www.timesisa.com>

 



박속심 기자 sisatime@hanmail.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