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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사 캠페인:책을 읽읍시다]

[책을 읽읍시다 (1905)] 미친 세상을 이해하는 척하는 방법

[책을 읽읍시다 (1905)] 미친 세상을 이해하는 척하는 방법

움베르토 에코 저 | 박종대 역 | 열린책들 | 320| 14,800 

 

 

[시사타임즈 = 박속심 기자] 움베르토 에코의 유작 에세이 미친 세상을 이해하는 척하는 방법. 에코는 세계 각지의 대학에서 강연과 저술 활동을 펼친 학자인 동시에 전 세계 3천만 부 이상 판매된 베스트셀러 장미의 이름을 쓴 소설가이기도 하다. 에코의 책은 국내에서도 2백만 부가량 판매될 정도로 큰 사랑을 받았다. 그는 2016219일 이탈리아 밀라노의 자택에서 췌장암으로 세상을 떠났는데, 이 책은 사망 직후에 출간되었다. 2000년부터 타계 전까지 쓴 55편의 촌철살인 에세이들이 담겨 있다. 

 

이 책의 이탈리아 원제는 파페 사탄 알레페: 유동 사회의 연대기, 파페 사탄 알레페는 단테의 신곡지옥편 제7곡 첫머리에 나오는 말이다. 해석자들이 그 의미를 찾아내려고 분투했지만 대부분 명확한 의미가 없다는 결론에 이르고 말았다. 결국 이 말은 세상의 온갖 나쁜 짓을 이르는 표현으로 해석될 뿐이다.

 

한편 유동 사회는 철학자 지그문트 바우만이 현대 사회를 분석하기 위해 사용한 개념이다. 현대 사회에서는 국가나 신, 이데올로기처럼 위로부터의 구원에 대한 믿음이 사라졌고, 개인은 지속적으로 불안정한 상황에 놓이게 된다. 과연 이런 세상을 제대로 살아갈 수 있을까 하는 의문이 드는 건 어찌 보면 당연한 일이다.

 

불안해하는 사람들에게, 에코는 그럴수록 현실로부터 도피하지 말고 무관심과 무지에서 깨어나야 한다고 일침을 가한다. 그의 날카로운 시선은 정치, 사회, 종교, 역사, 예술, 인터넷 등 복잡한 세상 구석구석으로 향한다. 그러면서 동시에 세상에는 여전히 웃음과 희망이 남아 있고, 위대한 책과 예술이 우리에게 힘이 되어 줄 것이라고 말한다.

 

그래서 에코의 글들은 냉철하면서도 따뜻하다. 두려움이 없고 솔직하다. 먼 나라의 거물급 학자가 고상한 척하는 이야기가 아니라, 마치 옆집 할아버지가 웃으면서 들려주는 이야기 같다. 그러니 가벼운 마음으로, 제목이 눈에 들어오는 글부터 읽어 보자. 그 속에 담긴 의미는 가볍지 않을지도 모르지만 말이다.

 

에코는 잡지 레스프레소에 수십 년 동안 [미네르바 성냥갑] 이라는 제목으로 꾸준히 칼럼을 써왔고 세상의 바보들에게 웃으면서 화내는 방법, 미네르바 성냥갑, 가재걸음등 칼럼을 묶은 책 또한 여럿 펴냈다. 그중에서도 가장 최신의 글들을 모은 것이 바로 미친 세상을 이해하는 척하는 방법이다. 20세기를 대표하는 지식인 에코가 남긴 마지막 선물이라고 할 수 있다.

 

 

작가 움베르토 에코 소개

 

철학자이자 기호학자 및 소설가. 1975년부터 볼로냐 대학에서 기호학 교수로 건축학, 기호학, 미학 등을 강의했다. 유럽과 미국의 여러 대학에서 총 42개에 달하는 명예박사 학위를 받았으며 세계 각지에서 수많은 명예 훈장을 받았다. 유럽 문명의 역사를 다룬 멀티미디어 백과사전 엔사이클로미디어Encyclomedia를 기획, 제작했다.

 

에코의 이름을 알린 소설 장미의 이름40여 개국에 번역돼 3천만 부 이상이 판매되었다. 이 소설로 프랑스 메디치 상을 비롯해 각종 문학상을 휩쓸며 세계적 작가로 발돋움하게 된다.

 

그러나 그의 학문적 출발점은 철학이었다. 토리노 대학에서 토마스 아퀴나스의 미학에 관한 논문으로 박사 학위를 받은 뒤, 볼로냐 대학에서 기호학 교수가 되었고, 일반 기호학 이론, 구조의 부재등 기호학 분야의 고전으로 평가받는 책을 펴냈다. 소설가이자 학자로서 그는 스스로를 주말에는 소설을 쓰는 진지한 철학자라고 생각했고, 자신의 백과사전적 지식을 분야와 장르에 구애받지 않고 마음껏 펼쳤다.

 

작품으로 장편소설 장미의 이름푸코의 진자, 전날의 섬, 이론서 토마스 아퀴나스의 미학의 문제, 대중의 슈퍼맨(대중문화의 이데올로기), 논문 잘 쓰는 방법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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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속심 기자 sisatime@hanmail.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