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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사 캠페인:책을 읽읍시다]

[책을 읽읍시다 (2060)] 호호호:나를 웃게 했던 것들에 대하여

[책을 읽읍시다 (2060)] 호호호:나를 웃게 했던 것들에 대하여

윤가은 저 | 마음산책 | 204 | 13,500

 

 

[시사타임즈 = 박속심 기자] 영화 우리들〉 〈우리집으로 어린이들의 세계를 섬세한 시선으로 표현했던 영화감독 윤가은. 우리집 어린이 배우들과 함께하는 성인분들께 드리는 당부의 말이라는 촬영 공지 글이 알려지면서 화제가 되기도 했다. 어린이 배우를 프로 배우로서 동등하게 존중할 것을 내용으로 한 촬영 수칙에 많은 이들이 호응했던 것이다. 윤가은 감독의 첫 번째 산문집 호호호의 제목은 언제나 뭐든 좋아할 준비가 되어 있는 사람이라고 자신을 소개하는 저자가 친구한테 들은 말에서 나왔다.

 

좋아하는 게 많은 저자는 과거를 돌아보며 자신이 열광했던 것들에 대한 이야기를 풀어놓는다. 영화, 드라마, 완구, 문구, , 여름 등 그가 진심으로 좋아했던 것에 대한 이야기를 듣다 보면 좋아하는 마음이 전해진다. 자신을 진심으로 위로하고 웃게 했던 것에 바치는 헌사에는 윤가은 영화의 장면을 보는 듯한 어린 시절이 담겨 있기도 하다.

 

호호호 3, 17꼭지로 이루어져 있다. 1 좋아하는 걸 좋아한다고 말하기, 2 모험은 그렇게 시작됐다, 3 오직 걷기 위해서에는 어린 시절의 추억, 영화감독이 되기 위해 분투하던 젊은 시절 이야기 등 윤가은의 다채로운 기억을 마주할 수 있다.

 

영화 촬영과 관련한 에피소드도 흥미롭다. 여름병에서는 저자가 자주 듣는 왜 영화의 배경이 늘 여름인가라는 질문에 답해 그간의 영화 촬영 이야기를 풀어놓는다. 의도하지는 않았지만 우연히 여름에 자주 영화를 찍게 되었고, 여름 촬영의 기쁨과 고난을 온몸으로 경험했다는 것. 변화무쌍한 여름 날씨 때문에 촬영을 허탕 치기도 하고, 우리들을 찍을 때는 해가 뜰락 말락 한 날씨가 계속되어 여름의 쨍한 정취를 카메라에 담기 위해 촬영감독과 고군분투했던 이야기도 전한다.

 

윤가은 감독이 좋아했던 것들과 관련한 추억을 따라가면, 자연스럽게 그의 어린 시절과 조우하게 된다. 윤가은 영화의 한 장면을 연상시키는 에피소드가 담긴 아담문방구 아저씨에서는 어릴 적 문방구에서 몰래 물건을 훔쳤다가, 주인아저씨를 실망시킨 것이 아닌지 죄책감을 느끼는 그를 만날 수 있다. 꽃은 늘 옳다는 꽃에 얽힌 감동적인 추억을 담고 있다. 어릴 적 속상한 마음을 안고 풀밭에 있었는데, 모르는 언니들이 다가와 토끼풀꽃으로 반지를 만들어주어 위로받았던 일이 꿈결처럼 묘사된다. 나는 내가 축하할 거야 에피소드는 어린 윤가은의 엉뚱하고 유쾌한 면모를 볼 수 있다. 친구, 가족 모두 자신의 생일을 까먹어서 생애 가장 우울한 생일을 보낼까 걱정하다가, 저녁에 퇴근한 아빠가 가져온 포장된 쓰레기통이 자기 선물인 줄 알고 좋아했던 이야기가 그것이다. 이후 그는 자기 생일을 자신이 가장 많이 축하해줘야겠다고 다짐한다.

 

호호호에는 영화감독 윤가은의 다채로운 면모가 담겨 있다. 그의 영화를 좋아하는 독자, 좋아하는 일의 순정을 아끼는 독자라면 즐겁게 공유할 삶의 보석 같은 이야기들이다.

 

 

작가 윤가은 소개

 

영화감독. 서울에서 나고 자랐다. 서강대학교 사학과와 한국예술종합학교 영상원 예술전문사를 졸업했다. 첫 단편 사루비아의 맛 (2009) 을 시작으로 손님(2011), 콩나물 (2013) 등을 쓰고 연출했다.

 

손님은제34회 클레르몽페랑 국제단편영화제에서 국제경쟁부문 대상을, 콩나물은 제64회 베를린국제영화제 제너레이션 K플러스부문에서 수정곰상을 수상했다. 이후 장편영화 우리들 (2016) 우리집 (2019)을 쓰고 연출했다.

 

37회 청룡영화상 신인감독상, 53회백상예술대상 영화부문 시나리오상 등을 수상한 바있다. 영화를 정말 좋아하지만 영화 말고도 좋아하는 게 아주 많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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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속심 기자 sisatime@hanmail.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