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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사 캠페인:책을 읽읍시다]

[책을 읽읍시다 (366)] 게으른 작가들의 유유자적 여행기

[책을 읽읍시다 (366)] 게으른 작가들의 유유자적 여행기

찰스 디킨스·윌키 콜린스 공저 | 김보은 역 | 북스피어 | 216쪽 | 12,000원

 

 


[시사타임즈 = 박속심 기자] 박람강기 프로젝트는 장르소설을 탐독하는 독자들에게 여러 종류의 글, 이를테면 서간문, 기행문, 평전 등을 널리 소개하자는 취지로 장르소설가들이 쓴 ‘뜻밖에’ 반가운 에세이를 모은 시리즈이다. 이 책은 그 첫번째 시리즈로, 영문학사에 위대한 족적을 남긴 찰스 디킨스와 미스터리 소설의 초창기에 지대한 공헌을 한 윌키 콜린스의 여행 에세이이다.

 

영문학사에 위대한 족적을 남긴 찰스 디킨스와 미스터리 소설의 초창기에 지대한 공헌을 한 윌키 콜린스. 게으름계의 기린아인 이 두 작가가 완벽히 유유자적한 여행을 계획한다. 한시라도 빈둥거리고 있지 않으면 초조해지는 이들의 게으르고자 하는 노력이 담긴 눈물겨운 분투기. 나태하고 느긋한 여행기가 갖춰야 할 미덕들을 갖춘 작품.

 

또한 두 작가는 도착한 곳들에서 두 개의 유령 이야기를 풀어놓는다. 공포와 스릴을 다루는 데에서도 두드러진 재능을 보였던 대가들이 들려주는 기이하고 신기한 이야기의 정체는 과연 무엇일까? 덧붙여 이 작품에는 이들의 게으르고자 분투하는 모습은 물론, 과거에 부지런했기에 닥친 재앙들에 대한 회고까지 담고 있다.

 

1857년 가을, 번잡한 도시와 자신들의 주인인 문학이라는 부인으로부터 대탈주를 감행한 찰스 디킨스와 윌키 콜린스는 북잉글랜드를 향해 도보 여행을 하기로 마음먹는다. 하지만 이 계획은 빛의 속도로 좌초되어 처음부터 기차를 타게 된다. 여행 도중에 궂은 날씨에도 불구하고 올라간 캐록 산에서는 조난을 당할 뻔하고 설상가상으로 윌키 콜린스는 영혼과 육체에 심각한 타격을 입는다. 느긋하고 유유자적한 여행을 하자는 야심찬 그들의 목표는 마냥 순조롭지만은 않은데…….

 

이 책은 1857년 당시 『올리버 트위스트』 및 『데이비드 코퍼필드』 등의 걸작을 집필하여 전국적으로 명성을 날리고 있던 찰스 디킨스와 훗날 『흰 옷을 입은 여인』 『월장석』이라는 미스터리 작품으로 초유의 인기를 끈 윌키 콜린스가 공동으로 집필한 이색작이다. 이들은 둘도 없는 친구 사이였던 것으로도 널리 알려져 있다. 이렇게 서로 절친한 두 작가는 자신들이 떠난 유유자적한 여행의 모습을 우스꽝스럽게 묘사했다. 이 작품을 통해 유명한 찰스 디킨스와 윌키 콜린스의 또 다른 면모를 확인해 볼 수 있다.

 

 

작가 찰스 디킨스 소개

 

영국이 낳은 가장 위대한 소설가로 평가되는 디킨스는 소박한 평민이나 교양있는 사람들, 빈민이나 여왕을 막론하고 누구에게나 호소력을 가져, 생전에도 폭넓은 인기를 누렸다. 그는 하인출신인 조부, 그리고 해군 경리국에 근무하는 하급관리의 장남으로, 남부영국의 군항 포츠머스 교외에서 태어났다. 아버지 존은 호인이었으나 금전관념이 희박하여 남의 빚을 갚지 못해 투옥된 일도 있었다. 그 때문에 디킨스는 소년시절부터 빈곤의 고통을 겪었으며 학교에도 거의 다니지 못하고 12세부터 공장에 나갔다. 어린 시절 한때 살았던 채텀은 '잉글랜드의 정원'이라 불리는 아늑한 도시로, 그의 어린 심성에 깊은 인상을 주었고, 훗날 채텀 시대를 거의 유일한 행복했던 시절로 회고할 정도였다.

 

자본주의의 발흥기였던 19세기 전반의 영국 대도시에서는, 번영의 뒤안길의 심각한 빈곤과, 어린이와 부녀들의 열악한 노동조건은 사회전반을 어둡게 했다. 이러한 사회의 모순과 부정을 직접 체험한 디킨스는 빈곤의 늪에서 벗어나려고 필사적으로 노력하면서, 15세경에 변호사 사무소의 사환, 법원 속기사를 거친 끝에 신문기자가 되어 의회에 관한 기사를 쓰게 되었다. 그는 소년시절부터 고전을 탐독하면서 일찍부터 문학에 눈을 떴는데, 여기에 기자 생활로 인한 많은 여행은 풍부한 관찰력과 식견을 더해주었다.

 

1833년 어느 잡지에 단편을 투고하여 채택된 데 힘입어 계속 단편, 소품 등을 여러 잡지류에 발표하고, 1836년 이들을 모은 『보즈의 스케치』이 출판되어 24세의 신진작가로 화려하게 문단에 데뷔했다. 다음해 완결한 장편소설 『피크위크 클럽의 기록』은 4명(도중부터 5명)의 인물이 여행하는 도중, 곳곳에서 우스꽝스러운 사건을 일으키는 단순한 줄거리였으나, 그의 뛰어난 유머로 폭발적인 인기를 얻었고, 다음 작품인 『올리버 트위스트』도 베스트셀러가 되어 작가로서의 위치가 확립되었다.

 

그 뒤 영국과 미국의 각계각층 독자들의 호응에 보답하여 『니콜라스 니클비』 『골동품 상점』 『크리스마스 캐럴』 등 중/장편을 연이어 발표함으로써 명성을 떨쳤다. 이렇듯 명성이 높아진 것은 몸소 체험으로 알게 된 사회 밑바닥 생활상과 그들의 애환을 생생하게 묘사함과 동시에, 세상의 부정과 모순을 용감하게 지적하면서도 유머를 섞어 비판한 점에 있었는데, 그의 소설에 영향을 받아 아동 학대와 재판의 비능률이 개선되기도 했다.

 

1850년에 완결한 자전적인 작품 『데이비드 코퍼필드』를 쓸 무렵부터 작품의 성격이 조금씩 변하여 그의 후기 특성이 두드러진다. 다음 작품 『황폐한 집』이 그 좋은 예로 이전의 작품처럼 주인공 한 사람의 성장과 체험을 중심으로 사회 각층을 폭 넓게 바라보는 이른바 파노라마적 사회소설로 다가갔다. 작품 속에서 그는 주인공의 앞을 가로막는, 개인의 힘으로는 해결이 불가능한 사회체제의 벽을 쓴웃음과 좌절감을 통해 비관적으로 바라보았다.

 

다소 자서전적인 『위대한 유산』 등의 작품 이외에도, 대단히 많은 단편과 수필을 썼으며, 잡지사 경영, 자선사업에의 참여, 소인연극의 상연, 자작의 공개낭독회, 각 지방의 여행 등, 참으로 쉴사이 없는 다양한 활동을 하였으며 1870년 6월 9일 유명을 달리했다.

 

작가 윌키 콜린스 소개

 

1824년 영국 런던에서 태어났다. 당시 유명한 화가였던 아버지의 영향을 받아 어린 시절부터 미술과 글쓰기에 남다른 재능을 보였다. 링컨스 인 법학원에서 법률을 공부한 콜린스는 변호사 자격증까지 취득했으나 적성에 맞지 않아 그만두었다. 그러나 이때 익힌 법률 지식은 훗날 그의 작품에 상당 부분 반영되었다.

 

1847년, 죽은 아버지를 그리며 쓴 『윌리엄 콜린스의 회고록』을 출판하면서 본격적인 작품 활동을 시작했다. 『문스톤 』 『흰옷을 입은 여인』 등의 작품으로 인기 작가의 대열에 들어섰다. 초자연적인 분위기와 추리적 요소를 절묘하게 결합시킨 그의 소설은 코난 도일을 비롯한 많은 추리 작가들에게 큰 영향을 끼쳤다.

 

박속심 기자(sisatime@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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