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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사 캠페인:책을 읽읍시다]

[책을 읽읍시다 (50)] 고담의 신

린지 페이 저 | 안재권 역 | 문학수첩 | 488쪽 | 13,500원

 

[시사타임즈 = 박수연 기자] 범죄와 빈곤, 차별 등 각종 사회적 혼란이 용광로처럼 들끓는 1845년 뉴욕, 최초의 경찰국 출범과 동시에 발생한 아동 연쇄살인 사건을 집요하게 추적해나가는 신참 경찰관의 활약을 그려냈다. 예리한 심리 포착, 섬세한 역사적 지식, 뉴욕 뒷골목의 후덥지근한 공기와 냄새까지 느낄 수 있을 만큼 생생한 묘사를 바탕으로 정교한 스릴러를 구축해낸 소설이다.

 

티머시 와일드는 열일곱 살 때부터 뉴욕 맨해튼의 한 술집에서 10년째 바텐더로 일해온 남자다. 여러 사람들을 만나며 날카로운 관찰력과 직관력을 갖추게 된 그는 시끄러운 가게 안에서 손님들과 대화하기 위해 입모양 읽는 법을 익혔고, 암호와 다름없는 거친 길거리 은어에도 익숙하다.

 

소방관이자 친형인 밸런타인은 티머시를 새롭게 설립되는 뉴욕 경찰에 합류시킨다. 엄청난 화재와 계속되는 정치적 혼란 속에서 뉴욕 시가 마침내 공식적으로 경찰국을 설립하게 된 것이다. 어린 시절 화재로 부모님을 잃고 가족이라고는 형제가 유일하지만, 사고 이후 동생은 나 몰라라 하고 소방관으로 일하면서 방탕한 생활을 계속하는 형을 좋아하지 않는 티머시는 제안을 거절한다.

 

그러나 결국 티머시는 반강제로 제6구 경찰대에 합류하게 되고, 나름의 능력과 기지를 발휘해 여러 사건들을 해결해 나간다. 그리고 집으로 돌아오던 밤길, 그는 피범벅이 된 잠옷 차림의 소녀를 만나는데, 소녀는 “그들이 걔를 갈가리 찢어 놓을 거예요”라는 알 수 없는 말을 남기고 정신을 잃는다.

 

《고담의 신》은 시대적 배경과 캐릭터의 심리를 밀도 있게 파고들어가 생생하게 보여줌으로써 독특한 매력을 지닌 캐릭터들을 뉴욕 도시를 배경으로 살아 움직이게 만들었다. 아직 체계적인 법체계가 확립되지 않은 시절이기에 주인공 티머시는 경찰관이지만 옳은 일을 위해 때로는 불법도 마다않는다. 그의 형 밸런타인은 탁월한 정치인이자 경찰의 지서장이지만 술, 약물, 매춘 등 온갖 악행을 저지르고 다니는 악당이다.

 

그러나 지서장이 되기 전까지 소방관으로 일하며 화재에서 시민들을 구해내고 보이지 않는 데서 동생의 앞길을 묵묵히 닦아주는 역설적이고 흥미로운 인물이다. 모두가 저마다의 비밀을 갖고 있는 스토리 안에서 작가는 풍부한 상상력과 교묘한 내러티브를 선사하며 범인을 추적해나가는 티머시 와일드를 따라간다. 매혹적이고 흥미로운 플롯과 생생한 인물들, 흠 없는 사전조사를 통해 잊힌 역사의 한 페이지에 생명을 부여했다.

 

작가 린지 페이 소개

 

노트르담 드 나머 대학교에서 영문학과 연기를 전공하고, 샌프란시스코에서 수년간 전문 배우로 활동했다. 「크리스마스 캐롤」에 등장하는 스크루지의 약혼녀부터 「리틀 프린세스」의 라비니아 드플레시까지 다양한 캐릭터로 수년간 무대에 섰다. 또한 소프라노로서 여러 차례 공연해 평단의 찬사를 받기도 했다.

 

2005년, 배우 오디션을 보기 위해 맨해튼에 왔으나, 아르바이트하던 레스토랑이 불도저에 깔려 무너지고 실직 상태가 되는 순간 자신에게 주어진 자유의 진정한 의미를 깨닫게 된다. 첫 소설 《먼지와 그림자: 잭더리퍼에 관한 왓슨 박사의 기록》은 그가 어린 시절부터 동경했던 명탐정 셜록 홈즈를 재탄생시킨 소설로, 코난 도일 재단으로부터 “홈즈의 추리력을 현대로 불러왔다”는 극찬을 받았다. 뉴욕 최초 경찰국 출범의 역사를 바탕으로 격동의 시기를 겪는 옛 뉴욕의 역사를 생생하게 되살린 《고담의 신》은 두 번째 소설로, 마이클 코넬리, 매튜 펄 등 당대 최고의 작가들로부터 격찬을 받았다.

 

박수연 기자(sisatime@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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