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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칼럼

[칼럼] 단일화는 당사자들이 직접 해야 한다

[칼럼] 단일화는 당사자들이 직접 해야 한다

 

▲김동진 호남지사 대표 ⒞시사타임즈

[시사타임즈 = 김동진 호남지사 대표] 교육감을 직선제로 선출한지 10년이 훨씬 넘었다. 10년이면 강산도 변한다는 말이 있기에 우리나라 교육이 과거에 비해서 크게 달라졌어야 한다. 과연 그런가? 어림없는 얘기다. 교육감에 당선한 사람은 선거에 도움을 준 사람들 은혜 갚기에 4년을 허비한다. 차기선거에 또 나오기 때문이다. 선거비용은 천문학적으로 다액이다. 개인이 모든 비용을 부담해야만 한다.

 

 

선거라면 반드시 정당의 공천을 전제로 한다. 그런데 한국의 교육감은 ‘교육’을 다루는 최고 책임자를 정당의 훈수를 받거나 정치에 개입해서는 안 된다는 허울을 내세우고 이를 절대 금지하고 있다. 그러나 실상은 너무 다르다. 후보가 된 사람은 기존정당과 아무 관련도 갖지 못하면서도 은근히 여당이던, 야당이던 이념을 내세워 결사적으로 연관을 맺는다. 보수와 진보로 진영을 형성하고 정당 지도자와의 친분을 과시한다. 보수냐 진보냐 하는 이념싸움은 표를 얻는데 결정적 역할을 한다. 유권자들도 이를 따진다. 교육감이 법적으로는 엄연히 정당을 탈피한척 하면서 실제로는 보수와 진보의 이념에 따라 투표한다.

 

 

교육감은 광역시도의 기초교육을 관장하기 때문에 광역단체장과 어깨를 나란히 한다. 초중고의 교육은 철저히 교육감에 매달려 있다. 이들에게 정당과 담을 쌓게 하는 건 눈감고 아옹이다. 지난번 전국 교육감 선거에서 진보 14명 보수 3명이라는 당선자를 냈다고 모든 언론이 대서특필했다. 그들이 우리 교육에 미치는 영향은 막강하다. 더구나 정당과의 연관을 떼어냈기 때문에 매우 자유로운 입장이고 자신의 소신과 신념에 따라 행동한다. 그러면서도 차기선거를 의식하여 자기가 가지고 있는 이념에 따라 정당의 비호를 받게 된다.

 

 

가장 영향력이 크다는 서울시 교육감의 경우를 살펴보면 보수와 진보로 확연히 구분되어 선거가 치러진다. 보수와 진보진영은 단일후보를 내세웠지만 세 차례나 진보 측의 승리로 매듭지었다. 실제로 진보는 혼자였지만 보수는 두 사람이 나와 아귀다툼을 했다. 분열된 보수후보의 표를 합산하면 과반수를 넘긴다. 보수단일화가 무너졌기 때문에 석패한 것이다. 이번에는 보수가 작심하고 일찌감치 보수진영 후보단일화를 실천했다. 교육 원로들과 공교육정상화네트워크, 한국교육포럼, 국민희망교육연대 등 3개시민단체가 손을 잡고 교육감단일화추진위원회를 출범시켰다.

 

 

출마를 선언한 5명의 후보와 단일화 협약을 맺었다. 문제는 후보들이 각자 선거인단을 모아오기로 한 것이다. 28만 명의 선거인단 모으기가 쉬운 일이겠는가. 이는 각 정당의 대통령 경선이나 국회의원 경선을 할 때와 판이하게 다르다. 어떤 후보는 10만명, 또 다른 후보는 8만명을 모았지만 3만5천 밖에 모으지 못한 후보도 있다. 선거인단을 후보가 모은다는 발상은 기발하지도 못하고 유권자의 뜻을 제대로 반영할 수도 없다. 차라리 무작위로 ARS를 한 것만도 못하다. 이런 곡절을 겪으며 조전혁 전 의원이 보수단일화 후보로 선출되었다.

 

 

모든 후보가 합의했던 단일화 방식이었지만 낙선한 조영달과 박선영 등이 이의를 달고 단일화 협약을 뒤엎었다. 모처럼 맺어졌던 신사협정을 까뭉갠 것이다. 정당에서는 경선에서 떨어진 사람은 탈당하고 출마하는 것을 법으로 금지하고 있지만 교육감은 그런 안전장치도 없다. 이대로 선거에 모두 뛰어든다면 보수3인, 진보1인이 될 가능성이 높다. 진보는 현 교육감이 될 것으로 본다.

 

 

선거결과는 보나마나다. 교육감 선거를 치르는데 드는 돈은 2018년에 677억이었다. 광역시도지사 선거에는 541억이 들어 교육감이 136억이나 많이 들었다.

 

 

전북의 경우에도 일찌감치 4명의 후보자가 출마를 선언하고 저마다 자신감에자기의 저력을 내세우고 있다, 이런 가운데 전북교육감도 전북대학교 전. 서거석총장의 여론이 35%대에서 멈춰있을 때에 3인의 후보자가 단일화 협상을 반드시 만들어 가야만 전북대 전직교수들의 전북도교육감 20년 이상의 장기집권을 저지할 수 있을 것으로 본다. 그래야 전북의 참교육정책과 행정에 어두움이 내비쳐 지지 않을 것으로 본다.

 

 

지난번 진보 후보로부터 단일화 성공을 불러온 천호성 후보는 마지막 단일화를 엮어내야 할 중도의 황호진 후보와 김윤태 후보 사이에서 60%대의 여론을 집중시키지 못하고 분산시켜 버린다면 그래서 최종단일화를 만들어 내지 않는다면 전북교육정책과 행정이 심히 우려된다는 목소리가 많은 곳에서 줄기차게 흘러나오고 있다는 것을 명심하길 바란다. 만약 이런 잘못된 구조로 교육감을 선출한다면 최종단일화를 이루지 못한 후보들 3인 모두는 저마다 큰 책임을 통감하고 다시는 전북도교육감 선거에 출마운운 해서는 절대 안 될 것이다.

 

 

필자는 교육행정의 다른 외국 실례를 살펴보니 미국 이외에는 직선제가 없다. 미국도 51개주에서 14개주만 직선제를 실시하며 매년 줄어드는 현실에 처해있다. 우리 헌법 제31조는 교육의 중립성을 명시하고 있지만 교육감은 예외처럼 보수 진보로 확연히 정치색을 표방한다. 영국 프랑스 일본 독일 등에서는 아예 지자체장이 교육까지 책임진다. 이것은 광역 단체장의 권한을 확대하고 있어 우리나라에 맞지 않는 제도로 보인다. 또 지금까지 교육감을 선출해오다가 지자체장에게 겸임하도록 하는 것은 교육자치의 구호에도 어긋난다. 우리의 정치실정과 정치 교육의 자치를 위해서 교육감을 이대로 선출해도 좋을까 고민해야 할 때다, 어쩌면 “대통령이 임명하는 게 옳다”고 생각된다. 뽑는 제도적 모순은 이제 파기할 때가 되지 않았는가. 다만 임명된 교육감의 위상을 높여 임명권자의 간섭이나 지시를 받지 않게끔 제도적 장치를 강화해야만 한다. 현행 4년 임기제도 보장해야 한다. 대통령이 임명하는 교육감이지만 정치적 중립을 철저히 지킬 수 있는 권한과 임기를 보장해 준다면 이념에 따라 정당의 간섭을 받아야 하는 현행제도보다 훨씬 앞선 교육제도가 될 것이다. 직접선거를 통한 엄청난 자금의 지출로 부정과 비리가 횡행한 전례(前例)를 삼제(芟除)할 수 있는 일석이조의 방법이 될 수도 있기 때문이다.

 

글 : 김동진 호남지사 대표

 

※ 이 기사는 시사타임즈의 공식입장이 아닌, 필자의 견해임을 밝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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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동진 호남지사 대표 ksk3677@hanmail.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