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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칼럼

[칼럼] 북한의 말장난에 놀아나지 말자

 [칼럼] 북한의 말장난에 놀아나지 말자

 

▲김동진 시사타임즈 호남본사 대표 (c)시사타임즈

[시사타임즈 = 김동진 시사타임즈 호남본사 대표] 세계의 모든 국가는 역사와 전통을 내세우며 자기 나라가 얼마나 훌륭한 나라인지를 널리 알리고 싶어 한다. 우리가 이름도 들어보지 못하고 어느 대륙에 속해 있는지조차 잘 알 수 없는 깊은 오지의 나라도 나름대로 오랜 역사를 지니고 문화를 간직해 왔다. 물론 수천 년의 장구한 시일을 거치며 나라마다 영광보다는 치욕이 더 많았던 시절을 겪은 나라가 그렇지 않은 나라보다 훨씬 더 많다. 역사를 살피면 끊임없는 전쟁의 연속이었다.

 

씨족에서 부족으로 넘어오며 국가로 발전하게 되는 과정에서 계속적인 충돌을 면할 수 없었으며 종족이 많은 나라 또는 원시적인 무기나마 갖추고 훈련을 게을리 하지 않은 나라들이 약한 종족을 침략하여 병합시키는 일이 벌어졌던 것이다. 사람 숫자는 적었지만 지형적인 연유로 기마(騎馬)에 능했던 몽골은 중국과 한반도는 물론 유럽까지 휩쓸어 사실상 세계 최대의 정복자로 군림했다. 포르투갈 스페인 영국 프랑스 등 해양제국들이 여러 갈래로 나뉘어 아직 미개 상태에 있던 나라들을 점령하고 식민지로 만들었던 쓰라린 역사의 아픔도 모두 이 과정에서 빚어진 일이다.

 

뒤늦게 서양문물을 접한 일본이 잽싸게 무기 체제부터 접수 정비한 것은 극동과 동남아시아에게는 지극히 불행한 일이었다. 일본이 맨 처음으로 조선을 강제 병탄하고 중국대륙을 지배하며 버마 태국 등지를 일거에 휩쓴 것은 결국 세계 제2차 대전의 단초가 되었다. 그 중에서도 한반도는 가장 치욕스런 일본의 식민지가 되어 온갖 수모를 다 겪어야 했다. 그나마 수많은 독립 운동가들이 목숨을 버려가며 일제에 항거하여 빛나는 광복의 역사를 써내려 갈 수 있었던 것은 우리들의 한 가닥 긍지가 되었다. 지금 우리는 일본과의 더러운 경제전쟁을 치르고 있다. 이미 오랜 세월 갈고 닦은 일본의 기술력은 한국을 훨씬 능가한다. 한국의 반도체가 세계1위를 고수하고 있다고 하지만 이번에 드러난 소재부문에서 일본의 제품을 수입하지 않으면 꼼짝할 수 없다는 구조적 모순을 안고 살아가고 있는 현실임을 알게 되었다. 야비한 일본이 소재산업의 우위를 내세워 한국을 조롱하는 꼴이라니 배알이 꼴리지만 거기에 대비하지 못하고 있었던 우리의 무대책도 자책할 수밖에 없다.

 

이런 판국에 북한에서는 문재인대통령을 직접 겨냥하여 입에도 담기 어려운 더러운 욕설을 퍼부었다. 조국평화통일위원회라는 단체는 북한정부가 직접 발표하지 못하는 문제를 항상 앞장서 노골적으로 온갖 욕설을 포함하여 마구 쏟아내는 단체다. 조평통은 사실상 북한정부 기관이며 남북회담 등에도 대표를 파견한다. 이번에 욕지거리 성명을 낸 것은 광복절에 있었던 문재인의 경축사를 트집 잡았다. 문재인 광복절 경축사는 우리 국민보다도 일본정부가 가장 중시했던 사안이다. 일본과의 갈등을 풀기 위해서 어떤 메시지를 내놓느냐 하는 것은 원만한 외교를 지향하는 나라로서는 신중에 신중을 기할 수밖에 없는 처지여서 조심스럽게 문안이 작성되었을 것이다. 앞선 문재인의 담화는 강경 일변도였다. 일본의 오래된 잘못을 지적하고 위안부나 강제징용 문제에 대해서도 사과와 배상이 필요하다는 기본논조를 버리지 않았던 것이다. 특히 북한과의 평화경제 체제를 구축하여 일본을 뛰어넘는 경제대국을 지향한다는 입장을 고수했다. 한국의 대통령으로서는 당연히 해야 할 소신을 밝힌 것이다. 이에 불만을 가진 일본이 광복절 경축사를 주시한 것은 당연하다.

 

아무도 짐작하기 어려웠던 경축사에서 문재인은 기조를 잃지 않으면서도 유연한 입장으로 일본과의 대화 가능성을 활짝 열었다. 그만큼 성숙한 한국의 외교력을 믿어준 셈이다. 많은 국민들도 안도하는 분위기가 되었는데 북한 조평통이 찬물을 끼얹었다. “우리는 남조선 당국자들과 더 이상 할 말도 없으며 다시 마주 앉을 생각도 없다”고 하면서 “한미 합동군사 훈련이 끝난 다음 저절로 대화국면이 찾아오리라고 망상한다면 그런 미련은 미리 접는 것이 좋을 것이다”고 못 박았다. 여기까지는 북한이 과거에 했던 성명의 반복이다. 문제는 다음이다. 문재인대통령을 직접 겨냥했다. “아랫사람들이 써준 것을 그대로 졸졸 내리 읽는 웃기는 사람”은 그나마 얌전하다. “북쪽 사냥 총소리만 나도 똥줄을 갈기는 주제”로 욕설을 퍼부으며 ‘남조선 당국자’로 폄하하면서 평화경제를 “삶은 소대가리도 앙천대소할 노릇” “정말 드물게 보는 뻔뻔한 사람”이라고 도저히 묵과할 수 없는 욕지거리를 퍼부은 것이다. 단거리 미사일 2발을 쏜 것은 욕설에 곁들인 양념인가. 이런 수모를 왜 문재인이 당해야 할까. 김정은을 트럼프와 만나게 한 것은 문재인의 중재가 없었다면 불가능한 일이다.

 

싱가포르 하노이 판문점 세 곳에서 세계의 주목을 이끈 지도자로 부각시킨 은인이 문재인인데 은혜를 원수로 갚겠다는 북한은 정녕 개꼬리 십년 묵혀야 황모가 될 수 없는 존재인가. 나라의 체통과 국민의 자존심을 깔아뭉갠 이 사태를 보면서도 정부는 방관만 할 것인지를 묻고싶다,

 

 

글 : 김동진 시사타임즈 호남본사 대표

 

※ 이 기사는 시사타임즈의 공식입장이 아닌, 필자의 견해임을 밝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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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동진 호남본사 대표 ksk3677@hanmail.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