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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칼럼

[칼럼] 캄보디아에 펼쳐진 ‘사랑의 빛’

[칼럼] 캄보디아에 펼쳐진 ‘사랑의 빛’

 

▲박현석 (사)다문화사회문예진흥원 이사 (c)시사타임즈

[시사타임즈 = 박현석 (사)다문화사회문예진흥원 이사] 민주주의가 자유세계의 보편적 가치로 인정되기 시작하면서 시민들의 영향력은 극대화되고 있다. 과거 왕조시대에도 지금과 같은 시민운동이라고 할 수는 없겠지만 평범한 선비들이 임금과 조정을 향하여 강력한 상소를 올려 정부의 결정을 바꾸게도 했다. 지부상소(持斧上疏)는 도끼를 들고 죽여 달라는 의미의 상소행위인데 선비들의 기개가 그만큼 대단했다. 이쯤 되면 그 많은 선비들을 모두 가둬버리기도 어렵고 그들의 상소를 무시하기도 어렵다. 절대군주도 어쩔 수 없이 이름 없는 백성들의 탄원을 받아드릴 수밖에 없는 것이다. 이러한 전통을 가진 한국의 시민운동도 광복이후 시민의식이 점차 고조되기 시작하면서 크게 발전했다. 일제 강점기에는 의병활동, 3.1만세운동, 6·10만세운동, 광주학생운동 등으로 발양했던 운동이 반탁학생운동 등으로 발전하면서 정치적 색깔이 강해지기 시작했다. 자유당 독재를 물리친 4.19혁명은 학생시민운동의 구극적(究極的) 승화였으며 그 뒤로 5.18광주항쟁과 6월 항쟁으로 이어지며 민주화의 기초를 다졌다. 열악했던 근로자의 처우개선을 요구하는 노동운동은 시민운동과 더불어 쌍벽을 이루며 엄청난 성장세를 구가했다.

 

 

지금 우리나라의 시민단체는 전국적으로 널리 활동하면서 지역사회에 이바지하는데 결정적 역할을 한다. 다양한 분야에 모두 포진하고 있어 정부나 지자체에서도 이들의 건의를 대체적으로 수용하는 편이다. 활동을 위한 지원도 아끼지 않는다. 그러나 풀뿌리 시민단체의 재정은 빈약하기 짝이 없다. 이들을 포괄적으로 커다란 품으로 안아드린 조직이 범시민사회단체연합이다. ‘범사련’으로 통칭하는 이 단체는 전국적으로 약300여개의 시민단체들이 모여 각자의 활동을 전개하면서 때로는 한데 뭉쳐 연합활동을 펼치고 있어 느슨하면서도 거대한 공동체로서 한국을 대표하는 시민단체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범사련은 산하 단체의 활동을 측면지원하거나 공동으로 추진하는 등 간섭하지 않는 자율적 운영을 추구한다. 이로서 각자의 독특한 영역을 보장받으며 시민사회에 끼치는 영향을 극대화할 수 있는 여건이 조성된다. 오래전에도 ‘통일을 실천하는 사람들’과 공동으로 캄보디아 올라이츠 빌리지 지원 사업에 동참하며 캄보디아 정부의 환영을 받은 캄퐁스프 랜턴전달과 가로등 설치는 훈센총리의 아들인 훈마니 국회의원이 직접 나서 초종대사(初終大事)를 치렀다.

 

 

그는 이제 40세의 젊은 지도자로서 총리의 아들이라는 프리미엄을 활용하여 캄보디아 청년연합의 총재로 정치력을 발휘한다. 어느 나라를 막론하고 권력자의 자식들이 뒷전에서 ‘실세’를 자처하며 부정부패의 상징처럼 손가락질을 받고 있다. 한국에서는 이승만의 양자였던 이강석, 김영삼의 아들 김현철, 김대중의 아들 김홍일 등 삼형제가 대표적인 부패 고리로 나타났다. 여기에 곁들여 노무현의 형 노건평과 이명박의 형 이상득과 같은 친형님들도 만사형통(萬事兄通)에 한 몫을 단단히 했다. 그러나 훈마니는 일찍이 유학을 다녀와 정계에 뛰어든 엘리트답게 겸손하면서도 단호했다. 캄보디아는 남한의 1.8배 크기지만 인구는 1400만에 불과하다. 95%가 불교를 숭상하고 헌법에도 국교를 불교로 정해놨지만 3%의 이슬람과 2%의 기독교도 존재한다. 종교의 자유를 인정하고 있어 한국의 선교사들이 100여 명 들어와 있다. 그들 중에서는 수상관광지인 톤레샵 호수에 커다란 선교간판을 걸고 장사를 하며 선교에 임하는 이들도 있다. 태극기를 걸어놓고 활동하는 선교사들의 능동성은 캄보디아 국민들로서는 감히 상상하기도 어려운 적극성이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주로 캄보디아 국민들이 살기 좋은 나라를 만드는데 한국의 발전상이 모델이 될 것이라는데 의견을 같이 했다. 나는 미래의 지도자로 성장할 훈마니에게 “한·캄 양국은 쓰라린 식민지로 전락했던 과거를 공유하고 있다. 역사는 왜곡되어서는 안 되는데 일본은 한국에 대한 과거사를 반성하지 않고 오히려 미국에 기대어 침략사실조차 부인하려고 한다. 귀하는 정치지도자로서 이에 대해서 어떻게 생각하느냐”고 물었다. 그러나 그는 기대와 달리 명백한 답변을 피했다. 캄보디아는 일본과 특수 관계이기 때문일 것으로 알고 있었기에 더 이상 추궁은 하지 않았다. 김종훈의원은 외교가답게 능란하게 말꼬리를 돌렸으며 자리를 함께한 캄보디아 주재 김원진 한국대사 역시 가벼운 인사말씀으로 넘겼다. 오찬 후에는 이날의 하이라이트인 캄퐁스프로 이동하여 사랑의 빛 운동인 태양광 랜턴 전달식과 가로등 설치를 마치는 것이었다. 오지 마을인 캄퐁스프에서는 촌장을 비롯한 수백 명의 현지주민들이 모여 성대한 환영식을 베풀었다. 김종훈의원, 훈마니의원, 김원진대사도 축사에 임했다. 유경의회장은 빈틈없는 뒷바라지에 땀을 흘렸다. 범사련을 이끈 이갑산 상임대표는 답사를 통하여 “오늘 우리는 지극히 조그마한 선물을 여러분께 드리고 가지만 여러분의 환영과 진정어린 감사의 뜻은 우리 가슴에 더욱 큰 선물로 안겨왔다. 한국에 돌아가서도 이 감격을 잊지 못할 것이다”로 끝을 맺어 큰 감동을 안겼다. 한·캄 양국의 우호증진에 민간차원의 큰 기대감이 묻어나는 장면이었다.

 

글 : 박현석 (사)다문화사회문예진흥원 이사

 

※ 이 기사는 시사타임즈의 공식입장이 아닌, 필자의 견해임을 밝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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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현석 (사)다문화사회문예진흥원 이사 za0090007@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