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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교

30명의 교인이 121개 교회를 세우다

30명의 교인이 121개 교회를 세우다 

 

[시사타임즈 = 엄무환 편집국장] 인천공항에서 비행기로 약 21시간 걸리는 서부 아프리카 코트디브아르. 이곳에 세워진 아비장 한인교회(담임 백성철 목사)는 교인이 30명에 불과하다. 이 작은 교회가 일을 냈다. 121개의 교회를 세운 일이 그것이다. 어떻게 이 일이 가능했을까.

 

경기도 하남시에 소재한 새능교회(예장 통합측 교단소속) 담임인 엄대용 목사가 기자에게 밝힌 코트디브아르 아비장 한인교회 백성철 목사와 교인들이 이루어낸 기적같은 사연들은, 적어도 교회를 다니는 사람들에게 있어서 큰 도전과 감동을 받기에 전혀 부족하지 않을 것 같다.

 

 

왼쪽부터 장신대 김도일 교수, 한국일 교수, 김명용 총장, 백성철 선교사, 엄대용 목사 ⒞시사타임즈

 

코트디브아르는 어떤 나라인가

 

아프리카 끝자락에 위치한 코트디브아르는 어떤 나라인가. 지도를 보면 대서양에 접한 토고와 가나 옆에 위치해 있음을 알 수 있다.

 

언어는 프랑스어

면적은 322,463㎢ 세계69위(CIA 기준)

인구는 약 22,400,835명 세계54위(CIA 기준)

GDP는 252억$ 세계96위(2012 IMF 기준)

기후는 고온다습한 열대성기후로 연평균기온은 27℃

종교는 이슬람교 35~40%, 토착종교 25~40%

수도는 두 군데로 경제수도는 아비장, 행정수도는 야무수크로이다.

 

 

 

제공 = 외교부 KOTRA ⒞시사타임즈

 

 

 

엄대용 목사는 “코트디브아르는 많은 아프리카 국가 중 큰 발전으로 아프리카 선두에 섰던 나라였다”면서 “그러나 2001년부터 2011년까지 10여년동안 일어난 내전으로 인해 현재 코트디브아르의 1인당 국민소득은 1,700불에 불과하다”고 언급한 뒤 “하지만 지금은 경제가 살아나고 있다. 갈 때마다 ‘경제가 살아나는구나. 나라가 안정되는 구나’ 하는 것을 피부로 느낄 수 있었다”고 말했다.

 

 

코트디브아르 아비장 한인교회 사역의 베일이 벗겨지다

 

엄 목사가 코트디브아르를 방문하게 된 계기는 지난 2011년 대한예수교장로회(통합) 소속 서울동남노회 노회장일 때 한 해 전 자매결연을 맺은 미국 뉴욕 동북노회 임원들과 함께 아비장 한인교회 임직식에 참여하기 위해서 코트디브아르를 방문하게 되어서다.

엄 목사는 “2011년 5월에 10여년동안 치뤄온 내전이 종료되었다. 두 달 전인 3월에는 내전이 절정에 달한 시기였다. 그래서 정부에서 여행금지 국가로 지정했다. 그렇기 때문에 코트디브아르를 방문하는 것이 결코 쉽지 않은 상황이었다”면서 “그러나 백 선교사님의 요청과 평소에 아프리카에 대한 선교적 열망이 있었기에 그해 8월에 방문하게 되었다”고 회고했다.

 

 

내전 때 총탄에 맞은 교회 철문 ⒞시사타임즈

 

 

 

 

우여곡절 끝에 코트디브아르 아비장 한인교회를 방문하게 된 엄 목사. 그 아비장 한인교회 방문에서 엄 목사에게 엄청난 충격을 던져준 사건이 있었다. 그 사건은 엄 목사로 하여금 서부 아프리카 사역에 새로운 눈을 여는 계기가 되었다.

 

“아비장 한인교회를 방문했을 때 제가 가장 먼저 접한 소식은 교인 30명이 121개 교회를 지었다는 사실이었습니다. 이 사실을 들었을 때 온 몸이 전기에 감전된 것 같은 충격을 받았습니다. 왜냐하면 30명의 교인이 121개 교회를 짓는다는 것은 결코 쉽지 않다는 것을 누구보다 잘 알기 때문입니다. ‘어떻게 이런 기적 같은 일을 해낼 수 있단 말인가.’ 몹시 궁금했습니다. 제가 그 궁금증을 알았을 때 받았던 충격은 지금도 제 가슴에 생생하게 새겨져 있습니다.”

 

 

“교회를 못떠납니다…나머지는 제가 하겠습니다”

 

“교인 30명밖에 되지 않는 교회가 121개 교회를 세웠다는 것은 기적같은 일이지요. 그런데 여기엔 김평일, 김진의 두 분 장로님의 헌신이 있었음을 알게 되었습니다. 이 분들의 모토가 있습니다. “교회를 건축하다가 건축비가 부족하면 나머지는 제가 하겠습니다”입니다.”

 

 

아비장한인교회 담임인 백성철, 오길순 선교사 부부와 아들 인규 ⒞시사타임즈

 

김진의(왼), 김평일(오른) 장로와 함께 ⒞시사타임즈

 

 

 

교회 건축의 부족한 비용은 자신들이 감당하겠다는 김평일, 김진의 장로.

 

“김평일 장로님은 가발공장을 경영하시는데 아프리카 전역에 13곳의 가발공장이 있으며 직원만 2만명이 됩니다. 그리고 김진의 장로님은 생수공장을 하시는데 하루에 6,000여개씩 납품을 한다고 합니다. 하나님께서 두 분 장로님에게 복을 주신 것이지요. 이렇게 하나님의 복을 받게 된 요인이 있습니다.”

 

지금으로부터 17년 전인 1996년 미국 뉴욕 동북노회의 후원을 받아 선교의 볼모지인 서부 아프리카 코트디브아르에 파송된 백성철 선교사와 오길순 선교사 부부. 부임한 후 3년이 지난 1999년 12월, 밀린 임금에 항의하는 군인들의 집단행동이 그들의 의도와는 다르게 무혈 쿠데타가 되면서 10여년에 걸친 내전이 시작되었다.

 

“내전이 한창일 때 백 선교사님께서 아비장 한인교회 김평일, 김진의 두 장로님(당시엔 안수집사)에게 ‘내전으로 위험하니 교회는 내가 지키겠다, 집사님들은 다른 지역으로 이사를 가라’고 권면했다 합니다. 그런데 그때 두 분 장로님께서 하신 말씀이 뭐였느냐 하면 ‘못 떠납니다. 목사님과 같이 있겠습니다.’라는 고백이었다는 겁니다. 이 일이 있고난 후 김평일 장로님의 경우 그때 당시 아프리카 전역에 가발공장이 3개였었는데 13개로 늘어나게 되었답니다.”

 

 

신학교 기숙사 헌당식에 참석 축사를 한 모슬렘 성직자

 

“뉴욕 동북 노회와 저희 노회 임원들이 함께 코트디브아르를 방문했을 때 천막에서 예배를 드리는 아디아께 교회 세례식에 참석하게 되었습니다. 세례식은 강가에서 거행되었는데 아프리카 여러 나라에서 20여 명의 목회자들이 축하하러 온 것을 보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교인들이 교회에서 강가까지 1km 정도 거리에서 의자를 하나씩 들고 와 손님들을 앉히는 것을 보게 되었습니다. 이 모습에 감동을 받아 천막에서 예배드리는 아디아께 교회를 건축해 주기로 했습니다.”

 

 

 

신학교 기숙사 헌당식을 축하하기 위해 참석한 이슬람교 성직자들 ⒞시사타임즈

 

 

“아디아께 교회는 1,000여평의 땅에 1층 컴퓨터 교실, 2층 교회, 교회 옆 사택, 그리고 가건물에 치과병원사역을 할 수 있도록 건축될 것입니다. 이것은 우리나라에 왔던 선교사님들이 했던 병원, 학교, 교회 이 세 가지 사역과 같습니다. 이렇게 구상하게 된 것은 아디아께 교회 인근에 2,500명의 학생들이 다니는 고등학교가 있기 때문이죠. 그 학생들이 수업을 마치고 나오는 장면을 목격하게 되었는데 순간 제 가슴이 뛰었어요.”

 

아비장 한인교회에서 30분 거리에 세워진 입테시 신학교 도서관 증축과 기숙사 헌당식이 거행되던 날, 놀라운 일이 일어났다. 이슬람 성직자인 이맘이 헌당식을 축하하기 위해 참석한 것이다.

 

“이맘이 입테시 신학교 도서관 증축과 기숙사헌당식 헌당식에 참석한다는 것은 매우 드문 일입니다. 그래서 헌당식에 참석한 장신대 김명용 총장님과 함께 매우 경이로운 눈으로 보게 되었지요.”

 

어떻게 이슬람교 성직자가 신학교 도서관 증축 및 기숙사 헌당식에 참석하게 되었을까.

 

“이슬람교 성직자 이맘이 참석하게 된 배경에는 아비장 한인교회가 그동안 아비장 지역사회를 위해 섬겨온 사역과 결코 무관하지 않습니다. 아비장한인교회는 매년 지역사회에 필요한 것들을 지원하고 있어요. 그리고 2년 전 내전이 심화되었을 때 6개월 동안 전기와 수도를 아비장 한인교회가 제공했다고 합니다. 그것이 너무 감사하여 이맘이 교회 헌당식에 참석하여 축사를 하게 되었답니다. 정말 감격스런 일이지요.”

 

 

장로회신학대학교, 서부 아프리카와 손을 잡다

 

장로회신학대학교(이하 장신대) 김명용 총장 일행이 아비장 한인교회가 세운 입테시 신학교의 기숙사 신축과 도서관 증축 그리고 아디아께 교회 헌당식에 참석하기 위해 엄대용 목사와 함께 참석했다.

 

 

아디아께교회 ⒞시사타임즈

 

 

김 총장이 참석하게 된 이유는 장신대의 신학을 서부 아프리카에 전수하기 위해서다. 이는 엄 목사의 가슴에 품어진 서부 아프리카 선교사역의 일환이기도 하다.

 

“서부 아프리카는 선교의 볼모지라 할 수 있습니다. 그런데 이곳엔 이단들의 활동이 매우 활발한 편입니다. 그래서 그 어느 지역보다 신학의 중요성이 절실한 형편이지요.”

 

아프리카 가나 아크로피크리스톨러 신학교와 장신대가 MOU를 맺기 위해 김 총장 일행이 서부 아프리카를 방문하는 중에 코트디브아르도 방문하게 되었다. 그래서 입테시 신학교의 기숙사 신축 및 도서관 증축 그리고 아디아께 교회 헌당식에 참석하게 되었던 것이다.

 

“총장님께서 바쁘신 일정 중에서도 직접 서부 아프리카 선교현장을 돌아보신 이유는 이제부터 장신대 신학을 서부 아프리카에도 전수할 수 있는 계기를 마련하기 위해서입니다. 앞으로 장신대와 프랑스 장신대가 함께 서부 아프리카 복음화를 위해 신학교 사역을 감당하게 될 것으로 전망됩니다.”

 

올해 백 선교사의 아들인 백인규 군이 장신대 신대원에 입학했다. 원래는 미국 프린스턴 신학교에 가려 했는데 입학을 취소하고 장신대로 진학한 것이다.

 

“인규가 장신대에 입학하게 된 것은 그 의미가 매우 큽니다. 앞으로 장신대 신학이 아프리카 신학의 재원이 될 것이라는 기대감 때문입니다.”

 

 

서부 아프리카를 가슴에 품다

 

“신학교 졸업 후 아프리카 케냐 선교사로 가려다가 IMF로 좌절되었습니다.”

 

그래선가 아프리카에 대한 애정이 남달랐던 엄대용 목사. 서부 아프리카 여러 나라와 특히 코트디브아르 아비장 한인교회를 세 번에 걸쳐 다녀오면서 엄 목사의 마음엔 서서히 서부 아프리카가 품어지기 시작했다.

 

 

세례식 장면 ⒞시사타임즈

 

세례식을 마치고 기념촬영 ⒞시사타임즈

 

 

 

“아비장을 다녀온 후 아비장이 숨겨진 진주와 같이 여겨졌습니다. 아비장을 잡으면 서부 아프리카를 잡는다는 말이 있을 정도로 아비장은 서부 아프리카의 중심지이기 때문입니다.”

 

“서부 아프리카 15개국이 참가한 경제 협력기구가15 있습니다. 이것을 본떠 아비장 한인교회가 15개국 서부 아프리카를 복음화하자는 ACOWAS를 세웠습니다.”

 

“신학이 살아야 교회가 삽니다. 백 선교사님께서도 ‘신학은 있다, 기도도 있다, 문제는 몇 년 지나다보면 말씀, 신학이 약화된다. 재충전이 필요하다. 신학적인 베이스캠프가 필요하다.’고 말했습니다. 맞습니다. 물고기를 잡는 도구를 주어야 합니다. 그것이 신학입니다. 그래서 총장님께 건의하여 서부아프리카 방문을 추진하게 되었습니다.”

 

코트디브아르 아비장 한인교회 방문으로 인해 받은 충격적 사연 때문에 언제부턴가 가슴에 품어진 서부 아프리카 선교현장. 서부 아프리카 선교를 위해 장신대 신학을 전수하는 일이 대단히 중요하다고 수없이 강조하며 이를 실천하기 위해 애쓰고 있는 엄대용 목사. 오늘도 가슴에 품어진 서부 아프리카를 향한 엄 목사의 기도는 하늘을 향해 올라가고 있다.

 

아비장 한인교회 ACOWAS15 사역을 통해 서부 아프리카 15개국에서 복음의 열매가 맺혀지길, 그리고 그곳에 장신대 신학이 전수되어지길 열망하면서….

 

엄무환 편집국장(sisatime@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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