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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연예/문화·일반연애

‘밤삼킨별’ 김효정 작가가 전하는 감성

‘밤삼킨별’ 김효정 작가가 전하는 감성

‘직관보다 더 직관적인 감성의 속성’

독서르네상스운동 시리즈 (18)

 

 

[시사타임즈 = 독서르네상스운동 청년기자단 2기_강북(强BOOK) 조민지·이다원] 이번 인터뷰는 감성적인 사진과 글로 대중과 소통하는 ‘밤삼킨별’ 김효정 작가를 만나 진행하였습니다. 좋아하는 것을 오랫동안 좋아하는 것이 본인의 장점이라고 하신 김효정 작가의 글에는 사람에 대한 관심, 감정에 대한 충실함이 담겨있습니다. 그리고 그것에는 지나간 기억들을 오랫동안 간직하고, 보관하는 표현의 과정이 있었습니다.

 

 

 

 

 

▶ 작가님의 ‘밤삼킨별’ 닉네임의 뜻이 궁금합니다.

 

대학교 1학년 때 나우누리를 이용해 수강신청을 해야 하는데, 아이디를 만들어야 했어요. 한글 4글자나 영문조합으로 아이디를 만들 수 있었고, 신청을 해야지 하고 있는 즈음이었어요. 저희 집이 학교로부터 거리가 용인부터 인천 송도까지 2시간 반 정도였어요. 마지막 차를 타고 도착해서 본 밤하늘의 별이 눈을 마주친 듯이 빛나는 데, 그 느낌이 별이 밤이라는 큰 시간을 모두 삼켜버린 존재 같았어요. 제가 밤을 삼킨 별 같다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그래서 pc통신을 연결해서 검색을 해봤더니 아무도 아직 아이디로 만들지 않았더라고요. 그 이후로 pc통신 아이디부터 해서 필명까지 ‘밤삼킨별’을 사용하게 되었어요.

 

 

▶ 원래부터 감수성이 풍부하셨던 것 같은데.

 

기억나는 시점, 유년시절부터 지금까지의 일들을 보관하고 간직하는 건 사람마다 다 다르다고 생각해요. 저의 경우에는 떠오르는 것들이 오감으로 생각이 다 나더라고요. 엄마가 예전에 비 오는 날 찐빵을 쪄주셨다면 찐빵의 맛, 온도, 올라오는 김, 할아버지가 기척 하시는 소리, 비 맞은 옷의 감촉 등 시공간의 오감이 다 기억이 나는 거죠. 정확한 기억 너머에 이야기들이 있고 이야기 속에 의미가 있듯이 그게 감수성으로 흘러온 것 같아요. 제 감성은 어렸을 때부터 조금 더 느리고 조금 더 안쪽에 있고, 자연이 가까운 곳에 살았기 때문에 또 부모님이 저를 풀어놓고 키우셨기 때문에 생기지 않았나 싶어요.

 

 

 

▶ 유난히 기억에 남는 유년시절이 있나요.

 

어릴 적에 우산을 가지고 엄마가 저를 데리러 오신 적이 한번도 없었어요. 두 정거장 거리에 학교가 있었거든요. 비가 오면 당연히 엄마들은 데리러 오시는데, 비가 온다고 우산을 쓰는 동물은 사람밖에 없다고 하신 말씀이 지금도 기억이 나요. 비가 오면 비를 맞아야 사람이지 그걸 피하려고 하면 안 된 다고 하셨던… 그 말씀과 그 일들이 오감으로 기억이 되고 있어요. 그 때 왜 그랬고 난 뭘 느꼈고 순차적으로 엮어 가고 그런 과정이 감성이고 중요한 거라고 생각해요. 어릴 때 올챙이 잡다가 학교에 늦기도 하고, 지금 제가 살던 곳은 개발되긴 했지만 밭, 논이 있었던 그런 환경들을 귀하게 생각하고 있어요.

 

▶ 작가님의 글을 보면 사람에 대한 관심이 느껴지는 데 이런 감성이 글로 표현되는 과정이 궁금합니다.

 

제가 많이 듣는 질문 중 하나가 연애, 사랑에 관한 거예요. 저는 20살 처음 손잡은 남자와 7년 차 연애 때 결혼을 했어요. 다른 남자를 만난 적도 없었어요. 20년을 한 남자와 알고 지내면서 사랑은 변하는 거고, 변함없이 변하는 게 사랑이라는 걸 알게 되면서 이별은 뭘까? 고민하게 되더라고요. 남자와의 이별을 경험해야 만 아는 건 아니더라고요. 우정이 깨지면 이별이고, 내 친구의 이별도 내 이별일 수 있는 거죠. 사랑은 충분히 경험했기 때문에 얼마든지 표현할 수 있고, 또 언젠간 변할 수 있고 증발할 수 있기도 하기에 그때 그때 사랑의 감정을 많이 표현했어요.

 

제 개인적으로는 사진도 또 하나의 텍스트에요. 사람을 생각하고 그 관계를 생각할 때 그런 감정들이 글로 사진으로 다양하게 또는 같은 마음으로 표현되는 거 같아요.

 

▶ 작가님의 사진을 보면 초점이 흔들리고, 여백이 많다는 느낌이 들어요.

 

네 맞아요. 제가 글을 쓰기 때문이에요. 제가 사진의 완성도만을 높이려 찍는다면 이론대로 찍을 수 있겠지만 꼭 잘 찍은 사진을 찍을 필요는 없다고 생각해요. 좋은 사진은 자기를 이해해서 자기의 이야기를 담은 사진이라고 생각합니다. 누가 저에게 사진을 찍는 걸 좋아하는 이유를 묻는다면 저는 글을 쓸 수 있어서라고 대답하고 싶어요. 저는 사진을 찍는 순간 내가 왜 찍었는지 저의 느낌과 감정을 10장 중 9장은 기억해요. 글이랑 사진은 저에게 하나와 같은 존재죠. 말씀하신 대로, 흔들리게 찍은 것은 벽지나 장판처럼 배경이 되는 것에 너무 선명하지 않은 느낌을 줘서 글을 얹히기 위해 그렇게 찍은 거예요.

 

▶ 요즘은 글, 음악 다양한 분야에서의 감성적인 표현보다는 직관적인 표현이 많아지고 있는데, 작가님이 생각하시는 감성이 궁금합니다.

 

저는 어느 시대에도 ‘감성의 가치’는 변하지 않는다고 생각해요. 예전에도 직관적인 것은 있었고, 지금은 범람을 하고 있기도 하고요. 그러다 보니 감성이라는 게 사람들이 생각하기에 불편한 거죠. 너무 촉촉하고 허세스러워 보이기도 하고… 자기를 내보이는 것이 어려워지는 거예요. 감성이라는 것에 불편해 하고 피곤해하면서도 한쪽에선 감성을 말하는 이유는 자기가 갖고 있는 것을 잘 말을 못하기 때문이에요. 저는 감성은 절대 애매하고 모호한 것이 아니라고 생각해요. 오히려 표현에 있어서 직관적인 것보다 직관적이고 정확한 거라고 말하고 싶어요.

 

예를 들어 부엉이와 올빼미의 차이가 뭘까요? 올빼미는 동그랗고, 부엉이는 깃이 올라와 있어요. 그 차이에 따라 달라지는 것을 알고 그걸 말할 수 있는 것, 나의 이야기를 담으려고 찍는다면 나의 이야기를 정확히 알고 있고 기억하고 있어야 한다고 생각해요. 감성이라는 게 7살 때 찐빵을 바라보면서도 있는 거고, 사춘기 때 엄마와 투닥거리면서도 비 맞고 날 위해 준비했던 따뜻한 음식을 기억하는 것, 감성은 계속 존재하지만 내가 변하면서 함께 오고 있거든요. 지금도 감성은 있는데 그에 대한 이해가 잘못되어 있는 것 같아요.

 

작가님은 좋아하는 것을 오래 좋아하는 것, 이것이 자신을 앞으로도 끌고 나갈 모습이라고 말한다. 이것에는 자기가 좋아하는 것이 무엇인지에 대한 확실한 자기 확신이 존재한다.

 

 

 

 

 

▶작가님의 다른 글을 보면, 삶의 목표보다 방향과 속도가 중요하다고 하신 말씀이 있어요. 작가님의 삶의 방향과 속도는 무엇인가요?

 

저는 좋아하는 것을 오래 좋아하는 것이 저의 커다란 장점이라고 생각해요. 이게 저를 앞으로 끌고 갈 거라고 생각해요. 아이들이 6학년, 4학년이에요. 빨리 숫자, 글을 익히고 구구단을 외워야 더 편하다고 생각하고 고생하지 않을 거라고 다들 생각하죠. 대학생에게는 ‘스펙을 쌓아서 누구보다 치열하게 점수를 높이고 경험을 해야 한다’ 라고 생각해요. 요즘 느리게 생각하는 사람은 없잖아요. 현실이기는 하지만 모두가 중요하다고, 모두가 매달리는 게 좋은 걸까 하는 마음이 있어요. 대학교 때 학사경고 직전에 가기도 했지만 직장에 가고 여러 회사도 거치게 되고, 실무도 잘 할 수 있었어요. 독서에 대한 발췌가 빨랐기 때문에 두려워하지 않았어요. 미래를 위해 현재를 죽이는 것은 아니더라고요. 하나라도 어떻게 내 거를 삼을 수 있을까 하는 것으로 살아왔어요. 사람들은 모두 가야 할 방향과 속도는 다른데 모두가 같은 방향에 같은 속도로 나가려고 하는지 안타까워요. 자신의 삶을 인정하고 자신감을 가졌으면 해요. 물론 노력 또한 해야 하지만요.

 

▶미래에 계획이 있으신지 궁금합니다.

 

저는 인생주기를 10년 주기로 끊는데, 저는 20대 때는 30대처럼 살았어요. 아르바이트부터 시작해서 인턴, 마케팅 실무를 하면서 정말 열심히 일했어요. 그리고 30대에 와서 아이들이 학교에 들어가게 되면서 하던 일을 정리하고, 제가 하고 싶은 일들을 하게 되었어요. 오히려 30대 때 20대처럼 살았어요. 30대가 되면 카페를 차릴 거라고 얘기해왔는데 지금 하게 되었고, 40대가 되면 하려 했던 일을 준비하는 시기기도 했고요.

 

또 50대, 60대의 계획들을 가지고 있어요. 지금 하고 있는 것들, 하게 될 것들은 하고자 하는 것으로 계획하고 있습니다. 무엇보다 좋은 엄마가 되는 게 저에게 정서적으로는 가장 중요한 일이에요. 저는 어른들의 몫이 있다고 생각해요. 사람이 사는 일, 기본적인 것들에 대해 이야기 해줄 필요가 있다고 생각해요. 좋은 어른의 모습으로 글을 쓰고 싶어요.

 

▶ 좋아하시는 책의 장르가 있으신가요?

 

책을 원래부터 좋아했는데 유독 다른 친구들보다 정서가 빨랐었던 이유엔 아빠가 어릴 때 한 달에 한번씩 가져오신 ‘샘터’라는 잡지를 읽었기 때문인 것 같아요. 그 안에 누드 사진부터 해서 별 사진이 다 있었어요. 처음에 너무 충격이었눈데, 그 옆에 누드 사진에 관한 글이 있더라고요. 그 글을 읽고 아, 이게 이상한 게 아니구나 하는 것을 알게 됐어요. 그 뒷장에 있는 법정 스님, 이해인 수녀님, 동화, 동시들을 읽게 되면서 저에게 샘터 잡지는 신비로운 책이었어요. 이 샘터 잡지를 다달이 읽으며 초∙중·고를 보냈죠. 어느 때는 이상문학상을 읽으며 한때를 보낼 때도 있었고, 김영랑의 시, 백석의 시를 같이 읽으면서 백석 시인의 완벽성, 이상 시인의 난해한 의미들, 김영랑 시인의 언어들… 이 세 사람의 시를 읽으며 따라 쓰기도 하고 했어요.

 

거꾸로 읽는 세계사, 데미안 등 사회과학 서적, 돌베개 출판사의 책들을 읽기 시작하면서 그 때 사회 분위기와 맞물려 말도 안 되는 혼란이 오기도 하고요. 또 이를 희석시켜줄 문학들도 읽었어요. 한 책을 읽고 나서의 의문이나 감정을 다른 책에서 답을 찾아가며 읽었어요. 요즘에는 좋은 생각을 하고 그것을 실천하는 사람들의 책을 읽습니다. 에세이와 같은 장르요. 요즘 내가 가진 방향에 대한 확신을 갖고 싶다는 생각이 많은데, 이런 책을 읽으면 마음이 편해져서 많이 읽는 편이에요.

 

▶ 독서르네상스운동은 범국민 독서 생활화 운동을 통한 독서문화 중흥에 기여하며, 풀뿌리독서단체나 출판사들을 이어주는 허브의 역할을 하고자 합니다. 우리 단체에 바라는 점이 있다면?

 

책이라는 게 많이 있다고 해서 읽는 것도 아니고, 또 아무거나 읽어 볼까 해서 읽는 것은 더 위험하잖아요. 책과 사람이 1대1이었으면 좋겠어요. 그냥 책 읽으면 좋아요 하는 것 말고요.

 

지금은 자기 계발, 성공 이런 장르의 책이 많은데 사람을 치유할 수 있는 책, 그래서 1대1 이었으면 좋겠어요. 같은 책이라도 100명이 있다면 100명에게 줄 수 있는 부분이 다 다르니까요. 지식, 처세도 중요하지만 그런 책보다는 사람이 위로 받을 수 있는 책을, 고를 수 없는 사람들한테 내밀어 주셨으면 좋겠어요. 내가 아팠는데 이 약을 먹고 나았다, 그 병원이 좋더라 하고 말해주는 것처럼요. 이 사람에게는 이런 책이 좋지 않을까? 시가 좋지 않을까 하는 고민들….

 

아이들도 학년 별 필독서가 있어요. 물론 그 때 읽으면 이 아이들에게 학습과정에서 도움을 줄 수도 있겠지만 필독서라는 건 엄마가 아이를 정확히 이해한 상태에서 이 책을 읽으면 좋을 거야 하고 골라주는 게 좋다고 생각하거든요. 그 사람의 마음을 이해하고 사랑의 마음으로 한 권의 책을 각각에게 권할 수 있는 사람, 단체가 되었으면 좋겠어요.  

 

 

▲김효정 (밤삼킨별) _ 미래에서 기다릴게 저자 ⒞시사타임즈

 

 

독서르네상스운동 청년기자단 2기_강북(强BOOK)

취      재 : 조민지 (서울여대 경영학과), 이다원 (독서르네상스운동)

기      사 : 조민지 (서울여대 경영학과)

사진촬영 : 이다원 (독서르네상스운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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