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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사회일반

공사현장 울린 멸종위기종 맹꽁이 울음소리

공사현장 울린 멸종위기종 맹꽁이 울음소리

기후변화로 맹꽁이 산란개시일 변화멸종위기에 적응할 수 있을지

 

 

[시사타임즈 = 한민우 기자] 지난 529일 의왕시 택지개발 공사 예정지인 월암지구에서 맹꽁이가 발견되었다.

 

▲맹꽁이(사진제공 = 안양군포의왕환경운동연합). ⒞시사타임즈



작년부터 택지개발 공사가 진행되고 있는 의왕시 고천지구에서는 531일에 맹꽁이가 발견되었다. 예년보다 빠른 시기에 맹꽁이의 산란기가 시작된 것이다.

 

맹꽁이는 뒷다리로 부드러운 흙을 파고 들어가 땅 속에서 생활하다 여름철 산란기에 나타난다. 맹꽁이는 장마철에 일시적으로 생긴 습지에 알을 낳는데 맹꽁이의 알은 30시간 만에 부화되며 부화한 올챙이는 30일 안에 탈바꿈을 마치고 성체가 되어 다시 땅으로 파고든다. 산란기에 짝짓기를 하기 위해서가 아니라면 맹꽁이 울음소리를 듣거나 발견하기는 쉽지 않은 일이다.

 

안양군포의왕환경운동연합 노훈심 사무국장은 "우리 안양 군포 의왕 지역에서는 보통 6월 말에 맹꽁이를 볼 수 있었는데, 올해는 5월 말에 벌써 산란이 시작됐다" "기후변화 때문인지 5월에 비 온 날이 절반 이상이었고, 고온다습한 날씨가 계속되자 맹꽁이가 산란할 조건이 된 것 같다"고 했다.

 

▲고천지구에서 확인한 맹꽁이 알(사진제공 = 안양군포의왕환경운동연합). ⒞시사타임즈



기후변화에 민감한 양서류의 산란개시일이 빨라지는 현상은 전국에서 보고되고 있다. 집중호우와 긴 장마 기간, 폭염이 맹꽁이 산란기에도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추정된다.

 

환경부는 맹꽁이를 멸종위기 야생생물로 지정해 관리하고 있다. 국제적으로도 맹꽁이는 야생에서 절멸위기에 취약한 종으로 분류된다. 수도권 일대 그린벨트 해제와 토지개발사업으로 인한 맹꽁이의 서식을 위협하는 요소다. 토지개발사업과 환경오염으로 멸종위기에 처한 맹꽁이가 급격한 기후변화에 적응할 수 있을까 우려의 목소리도 크다.

 

'의왕맹꽁이지킴이'는 안양군포의왕환경운동연합과 의왕시지속가능발전협의회, 담쟁이자연학교협동조합, 기독교환경운동연대, 바람개비행복마을, 부곡향토문화연구회 등 의왕지역의 단체와 주민모임, 의왕녹색당, 정의당의왕과천지역위원회가 참여하여 구성한 연대단체이다.

 

의왕맹꽁이지킴이는 의왕 지역의 습지에 서식하는 양서류 서식지를 모니터링하며 오염요소를 파악하고 환경정화 봉사활동을 하고 있다.

 

의왕맹꽁이지킴이가 주목하고 있는 고천지구에서는 지난 2020 7월 맹꽁이가 발견되었다. 택지개발사업 시행사인 한국토지주택공사(LH)는 주택단지 예정지 한 귀퉁이에 대체서식지를 조성하고 맹꽁이를 포획하여 이주했다.

 

대체서식지는 금속펜스와 그물로 막아 맹꽁이가 빠져나갈 수 없도록 격리하는 시설이다. 대체서식지에 옮겨진 맹꽁이가 새로운 환경에 적응해 지난 겨울 동면을 마치고 나와 올 여름에 산란할 수 있기를 바라며, 의왕맹꽁이지킴이 회원들은 정기적으로 현장을 방문해 관찰했다.

 

▲황량한 맹꽁이 대체서식지(사진제공 = 안양군포의왕환경운동연합). ⒞시사타임즈



그러나 고천지구 내 맹꽁이가 산란한 장소는 맹꽁이 대체서식지 부지 펜스 안이 아니라 펜스 밖의 공사현장이었다. 공사현장 귀퉁이에 인근의 주민들이 땅을 일구어 채소와 미나리를 재배하는 공간에서 맹꽁이가 짝짓기를 하고 미나리가 자라는 웅덩이에 알을 낳은 것이다.

 

반대로 대체서식지 내에서는 맹꽁이의 산란을 확인할 수 없었다. 인위적으로 조성해 둔 물길에 물이 일부 고이긴 했으나 수량이 부족했다. 거칠게 수직으로 깎아 내려진 물길의 구조도 맹꽁이가 접근하기 쉽지 않아 보였다. 대체서식지 내에 식물이 제대로 자라지 않아서 맹꽁이가 은신할 공간도 부족했다.

 

새롭게 대체서식지를 조성하기 위해서는 세심한 관리가 필요하다. 대체서식지의 절대적인 면적 확보도 중요하지만, 무엇보다 서식지의 기능을 향상시켜 맹꽁이의 산란 동면 활동이 가능하도록 질적인 요소를 고려해야 한다.

 

안양군포의왕환경운동연합은 61일 한국토지주택공사에 공문을 통해 고천지구 내의 문제를 알리고 맹꽁이 대체서식지의 관리 대책을 수립하고 실행할 것을 촉구했다. 이에 한국토지주택공사가 맹꽁이의 대체서식지 정착을 위해 어떤 대책을 마련할지 주목된다.

 

65일은 환경의 날이다. 전국 각지에서 토지개발 사업으로 야생동물의 서식지가 파괴되고, 생물다양성이 감소하며, 지역의 고유생물종이 절멸 위기에 처하고 있다. 서식지를 잃고 대체서식지로 이주당한 맹꽁이가 기후변화에 적응하며 무사히 산란을 할 수 있을지 우려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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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민우 기자 sisatime@hanmail.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