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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연예/영화

<시바, 인생을 던져> 이성규 감독 별세



시바, 인생을 던져 (2013)

SHIVA, Throw Your Lif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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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독
이성규
출연
박기덕, 수현, 이미라, 이정국
정보
드라마 | 한국 | 98 분 | 2013-12-19



<시바, 인생을 던져> 이성규 감독 별세

 

[시사타임즈 = 김혜경 기자] 이성규 감독(향년 50)의 별세로 <시바, 인생을 던져>의 제작 및 배급, 홍보 관계자들도 크게 애석해하고 있다. 이 감독의 별세는 오는 19일 개봉을 불과 6일 앞둔 상황이기 때문이다. 사실 이 감독의 병세는 급격히 악화되어 왔다. 5월 간암 말기 판정을 받은 이후 호스피스 병동으로 옮긴 것이 11월말. 휠체어를 타고 지난 11일 특별 시사회에 참여한지 만 하루 반 만에 영면에 드셨기 때문이다. 이로써 이감독이 춘천 CGV 특별시사회에서 사자 후를 토하듯 한 연설은 그의 유언이 된 셈이다.

 

이 감독은 마지막 숨을 끌어올리듯 한국독립예술영화에 대한 사랑을 당부했다. 그의 유작이 된 영화 <시바, 인생을 던져>만 사랑해달라고 한 것이 아니다. 이 땅에서 만들어지고 있는 모든 저예산 독립예술영화에 대한 사랑을 간곡히 호소했다.

 

<시바, 인생을 던져> 제작 및 배급, 홍보사는 이 영화가 감독의 유작으로만 관심 받지 않기를 바란다. 이 감독의 유지를 헤아려 <시바, 인생을 던져>가 독립예술영화에 대한 관심이 촉발되는 기점, 독립예술영화의 르네상스를 일으키는 계기가 되기를 바란다.

 

 

‘한사람만 모르는 특별개봉’ <시바, 인생을 던져> 특별시사회

 

지난 11일 저녁 춘천, 갑자기 추워진 날씨에도 불구하고 평일 영화관에 사람이 붐비기 시작했다. 바로 오는 19일 정식 개봉을 앞둔 영화 <시바, 인생을 던져>의 특별한 시사회 때문.

 

간암 말기로 춘천 호스피스 병원에서 힘겹게 사투 중인 이성규 감독님의 평소 소원이었던 ‘관객이 가득 찬 극장에서 영화를 개봉하는 것’을 이루어주고자, 감독의 고향 후배인 광고회사 How'screative 이성용 대표가 페이스북에 올린 글이 사람들의 마음을 움직였다.

 

이는 SNS를 통해 순식간에 전국으로 퍼져 나가면서 여기저기 도움의 손길과 응원의 메시지가 이어졌고, GS칼텍스에서 행사 지원 및 버스 대절을, 강원문화재단에서 대관을 지원하면서 ‘한 사람만 모르는 특별 개봉’이 실현됐다.

 

참가자는 눈덩이처럼 불어나, 160석에서 270석으로, 다시 380석으로 상영관을 옮겼다. 결국 500석이 넘는 좌석을 준비했음에도 불구하고 티켓을 구하지 못했지만 안타까운 마음에 동참해주신 분들까지 현장은 발 디딜 틈이 없었다.

 

7시, 감독님이 상영관에 입장하자 통로까지 가득 채운 500여명의 사람들이 일제히 일어나 “시바 비행기를 던져~!” 를 외치며 감독님을 향한 응원 메시지가 적힌 비행기를 날렸다.

 

이성규 감독은 놀라움을 금치 못했고 “이렇게 많은 관객이 자신의 영화를 찾아 준 것은 처음”이라며 “잊지 못할 시작이 될 것 같다. 하지만 제 인생이 얼마 남지 않았다”며 주변을 안타깝게 했다.

 

또한 “한국의 독립예술영화를 사랑해달라”는 말도 전했다. 상영관을 찾은 작가 이외수씨도 “기적이 일어나길 바란다”면서 “많은 사람들이 독립영화를 볼 수 있길 기대하는 마음으로 적극 돕겠다”고 말했다.

 

이어 동네 형 이성규 감독을 향한 이성용 대표의 진심이 담긴 영상과 함께 많은 누리꾼들의 응원 댓글이 영화관 스크린에 흘러 나왔다. 이감독의 영화 <오래된 인력거>의 주인공이자 감독의 오랜 친구인 캘커타의 인력거꾼, 샬림의 인터뷰 영상이 나오면서 이 감독은 눈시울을 적셨다.

 

영화 <시바, 인생을 던져>는 인도에서 만난 한국 남녀들의 이야기를 담은 이성규 감독의 자전적 극영화다. 인도로 온 다큐 감독과 한국 여행자들이 인도에서 만나 인생에 대해 다시 생각해 보는 영화다. 영화 제목에 들어있는 ‘시바’는 ‘시바신에게 귀의합니다’라는 뜻의 ‘옴나마 시바야’에서 따왔다. ‘시바’는 힌두교의 창조와 파괴의 신을 의미한다.

 

영화가 끝나고 앤딩 크레딧이 올라가자 사람들은 쉽게 자리를 뜨지 못했다. 부탁하지 않았는데도 주변에 떨어져 있는 종이비행기를 챙겨 내려오기 시작했다. 그리고 누군가 일어나 박수를 치기 시작했다. 아마 그 박수는 다큐멘터리를 위해 평생을 바친 감독을 위해, 개봉조차 어려운 독립영화의 안타까운 현실을 위해, 그리고 이성규 감독의 쾌유를 위한 것이었다. 페이스북에서 시작된 한 사람의 응원은 3일만에 전국 각지로 퍼져나가 500명이 넘는 사람들을 이곳 춘천으로 모이게 했다.

 

감독은 지난달 말 병원의 권유에 따라 호스피스 병동으로 옮기는 걸 결정했다고 알리면서 페이스북에 이렇게 적었다.

 

‘아내와 끌어안은 채 한참을 울었다. 그리고 울음을 털었다. 울어서 달라질 건 없다. 일상처럼 웃었다. 이제 우리 가족의 일상에 나의 죽음이 들어왔다. 죽음은 나를 존엄하게 한다. 죽음은 존엄의 동반자다. 아내와 나는 그 죽음을 웃으며 맞이한다. 환영한다.’

 

김혜경 기자(sisatime@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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