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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칼럼

[엄무환 칼럼] 한 사람의 변화

[엄무환 칼럼] 한 사람의 변화
 

 

 

▲엄무환 국장 (c)시사타임즈

[시사타임즈 = 엄무환 국장] 필자는 평일엔 언론에 종사하고 있지만 주말엔 강원도 화천에 소재한 연대급 군 교회를 섬기고 있다.

 

요즘 필자가 섬기는 교회 안에서 필자를 놀라게 하는 일들이 일어나고 있어 독자들에게도 이 사실을 알리고 싶어 이 글을 쓴다. 그것은 한 사람의 변화와 그것으로 인해 나타나는 파급효과와 관련된 얘기다.

 

지난 여름, 제대를 한 달 앞둔 군종병인 A가 필자에게 이런 말을 했다.

 

“목사님 제가 제대하여 돈을 벌어서 반드시 군선교 후원하겠습니다. 1년에 1천만 원 후원하겠습니다.” “말이라도 고맙구나. 그렇게 되길 축복한다.”

 

A는 자타가 인정하는 가장 많은 변화를 보인 주인공이다. A와 처음 만났을 때의 느낌을 말하라고 한다면 감정파라고 확실하게 말할 수 있다. 자기감정대로 행동했기 때문이다. 언제 터질지 모르는 마치 시한폭탄과 같다고나 할까. 그래서 모두들 눈치를 살피는 분위기였다. 분명히 그랬었는데 어느 날부터 A에게서 변화의 바람이 불기 시작했다. 마치 온순한 양과 같이 되었다고나 할까. 분명 그랬다. 변해도 너무 변했다. 그래서 다들 놀란 토끼눈마냥 휘둥거레졌다.

 

사람의 변화에는 분명한 이유가 있다. 여러 가지 이유가 있을 수 있겠지만 A는 이렇게 고백했다. “하나님께서 제 마음을 만져주셨어요. 어느 날 ‘내 마음이 매우 악하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어요. 그래서 그때부터 본격적으로 마음의 악함을 고쳐달라고 기도했지요.” 그러자 시간이 흐르면서 마음이 순한 양처럼 바뀌는 것이 느껴지더라고 말했다.

 

A의 변화는 소속 중대에 메가톤급 변화의 바람을 일으켰다. A의 변화를 본 소속중대의 병사들 중 60%나 되는 병사들이 교회에 나온 것이다. 그래서 기념으로 삼겹살 파티까지 열어주었다.

 

어느 날 A가 한 병사(B)를 필자에게 데리고 왔다. 상담을 해 달라고 말이다. 그래서 상담을 했더니 우울증으로 시달리고 있는 병사였다. 자연히 군 생활에 어려움을 겪을 수밖에. B는 군에서 말하는 관심병사였다. B와의 첫 만남은 이렇게 시작됐다.

 

A는 그 때부터 제대할 때까지 관심병사인 B를 섬겼다. 새벽기도회에도 데려오고 주일 예배에도 데려오고 필자에게 상담도 받게 하고...

 

A가 제대하자 B가 심리적으로 힘들어하는 모습이 역력해 보였다. 마음으로 의지했던 기둥이 빠져버린 것 같은 충격을 받은 모양이었다. 그래서 필자는 B를 제대한 A의 자리에 앉혔다. 군종으로 세운 것이다. 그것도 대대군종으로 말이다. 그러자 다른 군종병 한 명이 필자에게 찾아와 이렇게 물었다.

 

“목사님, B를 왜 군종병으로 세우셨나요? 군종병으로 세우기엔 그렇지 않나요?”

 

그래서 필자가 이렇게 되물었다. “넌 군종병 될 자격이 있어서 군종병 된 것 같으니? 하나님이 B를 어떻게 변화시키실지 한번 지켜 보거라.”

 

필자의 말은 틀리지 않았다. 하나님께서 A를 변화시킨 것처럼 관심병사였던 B의 삶에 놀랍게 간섭하심이 필자의 눈에 보였다.

 

지난 12월 23일 토욜, 군종병들이 필자의 생일을 축하하기 위해 롤링페이퍼를 작성하여 필자에게 건넸다. 거기엔 이런 글이 있었다.

 

 


남들이 버린 나를 군종으로 써 주시고…” 이 글이 필자의 마음을 그만 울컥하게 만들었다. 말 못할 상처를 안고 살아가는 한 젊은이가 군에 와서 교회를 통해 상처가 치유되어지고 삶의 희망을 갖게 되었다는 사실에 얼마나 감격했는지…

 

지난 25일 성탄절 예배 때 필자는 올해의 군종으로 B를 선발했다. 그리고 부상으로 연대장이 준 4박5일 포상휴가증을 주었다. 참여한 병사들에게 B가 얼마나 변화되었는지를 소개한 후 "제가 B에게 이 상을 주어도 되겠습니까?"라고 물었더니 일제히 "예" 하고 대답했다.   

 

모르긴해도 B의 인생에 결코 잊을 수 없는 시간이요 선물일 것으로 믿어 의심치 않는다. 그런데 B의 변화 역시 A처럼 하나님의 사랑을 경험하여 나타난 변화의 열매라는 사실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군종병이었던 또 한 병사(C)의 경우 처음 만났을 때 필자가 꿈이 뭐냐고 물었었다. 그랬더니 꿈이 없다고 대답했다. 그래서 제대하기까지 꿈을 가져보라고 말했다. 그 병사가 꿈을 갖게 되었다. 태어나서 처음으로 가진 꿈은 부사관이었다. 그래서 전문하사가 되겠다며 지원 서류를 냈다. 하지만 소속 중대 간부로부터 어렵다는 얘길 듣게 됐다. C도 관심병사로 분류되었던지라 부사관이 되기엔 어렵다며 그만 탈락하고 만 것이다. 이 사실을 전해들은 필자가 대대장에게 전화를 했다. “C가 처음으로 가진 꿈이 부사관이다. 그 꿈을 꺾지 말고 응시할 수 있는 기회라도 주면 좋겠다”고 말했다. 대대장이 필자의 말을 들어주었다. 하지만 결국 사단의 서류심사에서 탈락되고 말았다.

 

C는 필자가 봐도 관심이 필요한 젊은이였다. 그런데 필자는 C에게 교회의 중요한 일을 맡겼다. 끊임없이 관심을 표명했다. C가 잘하는 게 뭔지를 살폈다. 그리고 그것을 할 수 있는 길을 열어주었다. 예배를 위한 PPT 작업을 맡겼고, 교회 수리가 필요할 때 C가 나서서 수리하게 했다. 그러자 C가 삶에 적극성을 보이기 시작했다. 소속 중대에서도 다른 병사들에게 인정을 받게 되었다. 그러다가 제대를 했다.

 

비록 부사관이 되겠다는 꿈은 좌절되었지만 그러나 C는 낙심하지 않고 다시 새로운 꿈을 기도하기 시작했다. 그리고 제대했다. 제대한 후 C는 매월 3만원씩 선교헌금을 교회로 보내오고 있다. 감사하다면서 말이다.

 

한 사람의 변화, 이것이 교육이나 종교가 존재하는 핵심요인이 아닌가 싶다. 그러나 사람의 근본적 변화는 교육이나 시스템으로 될 수 있는 성질의 것이 아니다. 오직 사랑으로만 가능하다. 그것도 하나님의 사랑으로 말이다.

 

우리 인간들에 대한 하나님의 사랑은 예수 그리스도의 십자가 죽음을 통해 확증되었다. 그렇기에 예수 그리스도를 통해서만이 하나님의 사랑을 경험할 수 있다. 그리고 이 사랑을 경험한 사람들은 자연히 하나님의 사랑을 몸으로 실천할 수밖에 없다. 이 사랑이 병든 마음을 치유한다. 이 사랑이 상처를 매만지고 싸맨다.

 

아무리 자기감정대로 행동하는 감정파일지라도, 아무리 우울증으로 군 생활조차 어려운 관심병사일지라도 이 사랑을 만나면 변화가 나타난다. 그러나 아무리 교회건물이 화려할지라도 한 사람을 향한 예수님의 십자가 사랑이 없으면 변화는 결코 일어나지 않을 것이다. 한 사람의 변화가 없는 교회라면 그 교회는 사랑을 잃어버린 교회이다.

 

예수님은 아흔아홉마리 양보다 잃어버린 한 마리의 양을 찾아 가시덤불을 헤치며 찾으신다고 하셨다. 필자가 그 대상자였다. 사랑과 관심이 정말 필요한 그 한 사람 말이다.

 

필자의 평생 소원이요 기도제목이 있다. 예수그리스도의 십자가를 통해 확증해보이신 하나님 사랑의 포로가 되는 그것이다. 그래서 그 하나님의 사랑이 내가 만나는 사람들에게 전해졌음 한다. 오직 그 사랑만이 한 사람의 변화를 가져올 것이라고 믿기 때문이다.

 

“그런즉 믿음 소망 사랑, 이 세 가지는 항상 있을 것인데, 그 중에 제일은 사랑이니라”(신약성경 고린도전서 13장13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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