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사설, 칼럼

[임도건 칼럼] 기지개를 켜야 무지개가 뜬다

[임도건 칼럼] 기지개를 켜야 무지개가 뜬다


▲임도건 박사 (c)시사타임즈

[시사타임즈 = 임도건 박사] 기지개는 봄에만 켤까? 개구리가 동면에서 깨 기지개를 켠다는 경칩(3월6일), 올해의 춘삼월은 어떤 모습일지 궁금하다. 새해 결심 중 으뜸은 단연 다이어트와 경제적 번영. 전자가 개인에 국한된 반면 후자는 국가적 관심사다. 가오(폼)를 잡은 각오가 작심삼일에 끝나던 게 다반사여서 새로울 게 없다지만 올해만큼은 달라야 한다.

 

대통령 비서실장, 정무수석, 수석비서관 및 소폭의 장관 교체를 통해 국정 2년 차를 맞는 대통령이 심기일전할 태세다. 무작정 ‘열심’보다 “잘”하는 게 중요함은 두말할 필요가 없다. 최선을 다하려는 의지만큼은 확실하니 또 한 번 기다릴 수밖에. 겨울의 절정이라는 소한, 따스한 군고구마와 허브 차 한 잔의 안락이 그리운 요즘이지만 생존을 위한 발걸음은 영하의 추위에도 새벽공기를 가른다.

 

피로할 때 온 몸과 팔다리를 쭉 뻗어보는 기지개. 차분한 결기로 꽃피는 봄 무지개를 기대해 본다. 지난 3일 코엑스에서 열린 경제계 신년 하례회에 다녀왔다. 국무총리와 4당 대표 및 500여 기업인과 사회단체장들이 새해 경제전망에 대해 대화를 나누었다. 요지는 크게 다섯 가지다.

 

▲2019 경제계 신년 인사회 (c)시사타임즈

 

첫째, 수출 집약형 국가인 우리는 미국이나 일본보다 내수 시장이 작고 노동시장까지 경직되어 저성장의 늪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수출에 의한 소득발생과 내수에 의해 일자리가 창출되는 구조인데, 수출부진 상황에서 일자리 창출을 늘리자니 가계와 국가 부채가 늘 수밖에 없다. 일자리 80%이상이 중소기업이 만들고 그에 따라 내수산업(서비스) 일자리가 생기는데, 대기업의 사내유보금을 풀지 않고 제조업을 제3세계로 옮김에 따라 고용불안정과 수출 약화는 물론 경상수지 악화로 이어질 것이다. 약화에 악화까지 일본의 장기불황이 재현될 판이다.

 

둘째, 경제정책의 실패다. 소득주도 성장이란 내수시장에서 소비에 초점을 맞추는 것으로 임금을 올려 소비를 촉진한다는 취지였지만 성공하지 못했다. 기업의 투자를 촉진하는 게 이윤주도 성장이지만 이마저도 정치권의 견제 때문에 실효가 없었다. 소득(임금)주도 성장이 저소득층의 임금을 높여 내수경기를 활성화하고 소득 불평등을 완화한다는 장점이 있지만, 이는 내수시장이 큰 미국과 일본에서만 통했을 뿐, 우리에겐 성장의 제약요인이었다. 화웨이(HUWEI)가 애플을 제치고 삼성을 추격함에 따라 조선, 철강, 자동차, 전자제품 등에서도 고용이 줄었다. 조만간 제조업의 공동화가 이루어지면 지금보다 더 심각한 경기침체와 높은 실업률에 부딪힐 것이다.

 

셋째, 신기술 개발에 따른 혁신 성장이 미흡했다. 과학기술 연구원에 따르면, 한국은 국내총생산(GDP)중 연구개발비(R&D) 투자비가 최상임에도 불구하고 연구자 간 담합으로 실제 신기술 개발은 매우 저조한 편이란다.

 

넷째, 정치와 제도권의 개혁이다. 중국은 “제조 2025”, 독일은 “인더스트리 4.0”, 일본은 “재흥정책”을 통해 신산업 육성을 추진하는데 반해, 우리는 뭘 하고 있나? 수요중심 성장보다 공급 위주 성장전력은, 전문 인력 양성에서 신기술 개발에 이르기까지 긴 세월이 필요한데, 대통령 5년 단임제 체재에서는 제조업 혁신이 어렵다.

 

다섯째, 과도한 이익집단을 철저히 규제해야 마땅한데 경제적 적폐해소는 오리무중이다. 2018년 노벨경제학상 수상자 로머(P. Romer)는 혁신의 최대 장애요인으로 불합리한 제도를 꼽았다. 제도 개선이 어려운 것은 그 제도로 인해 혜택을 보는 이익집단들의 반발 때문이다. 이른바 노동제도의 개선이 시급하다. 정규직은 과보호를 받는 반면, 비정규직은 저임금에 고용불안정까지 이중고에 시달린다. (대)기업과 정규직에게만 이익이 되는 노동구조다. 기업은 고용을 줄여 비용을 절감하고, 정규직은 고임금에 고용안정까지 누려서 좋겠지만, 국가전체의 실업률이 늘고 복지 수요가 증가하는 악순환에 시달리게 된다. 생산성은 뒷전이고 임금 투쟁만 하는 노조들도 바뀌어야 한다. 임금이 올라도 생활물가가 오른 만큼 소비와 후생은 감소할 수 있다는 뜻이다.

 

주력산업의 중국이전과 극심한 노사분쟁으로 성장률 2%에 묶였다. 부동산 가격의 급등과 부의 양극화로 저소득층과 자영업자의 삶은 최악이다.

 

어항에 물고기 두 마리가 있다. 강자가 약자를 죽여 승자독식 세상이 되니 한시적인 시장독점이 이뤄졌지만, 오염된 물이 결국 살아남은 고기마저 죽게 만든다. 타이타닉(대한민국)호가 무너지는데, 구조선에만 먼저 타려는 아귀다툼이다. 서민들이 기지개를 펴야 국가경제에도 무지개가 뜬다. 그때야 비로소 한국경제가 순항할 수 있다.

 

글 : 임도건(Ph.D) 박사

 

※ 이 기사는 시사타임즈의 공식입장이 아닌, 필자의 견해임을 밝힙니다.

 

 

<맑은 사회와 밝은 미래를 창조하는 시사타임즈>

<저작권자(c)시사타임즈. 무단전재-재배포금지.>

<시사타임즈 홈페이지 = www.timesisa.com>

 

  



임도건 박사 whisperain@hanmail.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