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사설, 칼럼

[ 전문가 칼럼 ] 대한항공 조현아의 슈퍼 갑질이 대한민국 갑들의 현실

[ 전문가 칼럼 ] 대한항공 조현아의 슈퍼 갑질이 대한민국 갑들의 현실

 

 

신수식 논설주간·정치학박사 ⒞시사타임즈 

 

[시사타임즈 = 신수식 논설주간] 지난 12월5일 뉴욕에서 인천으로 출발하는 대한항공기에서 발생했던 땅콩회항사건으로 대한민국은 또 다시 세계적인 조롱거리의 국가, 사회, 국민으로 전락하였다.

 

필자는 이 사건이 우연히 발생한 단순한 해프닝이 아니라 21세기 대한민국의 갑들 특히 슈퍼 갑들의 일상적인 사고와 행동이라는 점을 이야기 하고자 펜을 잡았다. 필자도 한국인으로서 이러한 한국사회의 치부를 드러내는 것이 진정으로 마음이 편하질 않지만 이러한 사실들을 통해 한국사회의 변화를 기대하고 희망하고자 하는 뜻에서 몇 자 정리하여 적어보려고 한다.

 

한국사회는 돈만 있으면 전문가도 하인 정도로 취급을 받는 돈의 권력이 지배하는 심히 왜곡된 사회이다. 이러한 왜곡된 사회이다 보니 한국사회에서 돈의 권력을 쥔 슈퍼 갑들의 횡포는 그 끝을 가늠하기 어려울 정도로 심각하게 자행되어 왔고 그들이 하고자 하는 것은 거의 불가능한 일이 없는 것이 현실이다. 이들은 필요하고 원하면 언제든지 어디서나 사실도 왜곡하고 자신들의 뜻대로 모든 것을 만들어 누릴 뿐 공적인 책임은 지지 않는다.

 

이번 땅콩회항사건에서도 드러나고 있듯이 조현아 대한항공 전부사장의 지시로 당시 기내에서 쫓겨났던 사무장이 조 전부사장으로부터 폭언은 물론 폭행까지 당했으며 사건 이후 회사 측으로부터 거짓 진술을 강요당했다는 사실이다. 12월12일 KBS 9시 뉴스에 따르면 당시 항공기에서 쫓겨났던 사무장은 이날 인터뷰에서 땅콩을 제공하려던 여승무원을 조 전부사장이 질책해 기내 서비스 책임자인 자신이 용서를 구했는데 조 전부사장이 심한 욕설을 하며 매뉴얼 내용이 담겨있는 케이스 모서리로 자신의 손등을 수 차례 찍었으며 또 자신과 여승무원을 무릎을 꿇린 상태에서 모욕을 줬고 삿대질을 계속하며 기장실 입구까지 밀어붙이기도 했다는 것이다.

 

한국사회의 현실에서 생각해 보건대 이들의 진술이 거짓은 결코 아닐 것으로 판단된다. 이러한 상황을 겪은 당사자들은 그 모욕감과 인간적인 치욕은 견디기가 어려웠을 것이며 이에 대한 저항은 곧 슈퍼 갑의 그 어떤 형태의 보복으로 결국 직장을 그만두어야 한다는 것이기에 결국 참고 인내하는 수밖에 없는 것이 대한민국인 것이다.

 

사무장의 말을 더 인용하면 조현아 전부사장이 당장 연락해서 “비행기 세워! 나 이 비행기 못 가게 할 거야”라는 말을 하는 상황에서 자신이 감히 오너의 따님인 그분의 말을 어길 수 없었다는 것이다. 사무장은 결국 비행기에서 내렸고 다른 비행기를 타고 국내로 돌아오자 이번에는 회사측에서 검찰이나 국토교통부의 조사를 받게 되면 거짓진술을 하라고 강요하기 시작했다는 것이다.

 

또한 언론보도로 사건이 알려지자 대한항공직원 대여섯 명이 거의 매일 집에 찾아와 사무장인 자신이 매뉴얼을 숙지하지 못해 조현아 부사장이 화를 냈지만 욕을 한 적은 없고 자신이 스스로 비행기에서 내린 것이라고 진술하도록 강요했다는 것이다. 특히 지난 12월8일 국토부로 조사를 받으러 가기 전에는 대한항공 측이 국토부 조사담당자들이 대한항공 출신 기장과 사무장들이니 조사를 하더라도 짜고 치는 고스톱일 것이라는 발언을 했다는 것이다.

 

이와 같이 일련의 과정에서 볼 때 슈퍼 갑들은 사회적 규범이나 상식은 물론 개인적인 양심이나 가책도 가지고 있지 않고 그저 형식적으로 사과하고 돈의 권력으로 해결하는 것이 전부이기 때문에 스스로 잘못을 했음에도 상대방에게 그 어떤 배려나 미안함 등 품어주고 감싸주는 말은 단 한마디도 없었고 기대할 수도 없다는 것이다.

 

항공은 물론 슈퍼 갑질하는 대부분의 우리나라 재벌 대기업 등은 성장하면서 특혜와 국민세금으로 오늘이 가능했던 기업들이다. 이런 기업의 오너가족들이 함부로 갑 질을 해서는 안 될 뿐만 아니라 일반적인 사기업도 공공성이 있는데 이들이 특권의식을 가지고 사기업처럼 아니 그 도를 훨씬 넘어 개인소유적인 좌지우지할 수 있는 행태를 보여서도 안 되는 것이다.

 

땅콩회항사건은 우리사회의 낡아빠진 기업문화가 작동한 한 부끄러운 사건으로 단순히 한 자질 없는 중역의 철없는 실수가 아니라 한국사회와 기업문화의 한 단면이란 사실이다. 기업을 개인이나 가문의 소유처럼 착각하며 회사직원들을 하인 취급하는 일부 기업의 전근대적 사고방식이 그대로 반영된 것이다.

 

지위와 권한에 도취되어 기업이 국민의 세금으로 형성되고 보수되는 기반시설과 직원들의 자발적인 임무수행으로 유지된다는 사실을 완전히 무시하고 망각하며 특권의식으로 행하는 갑의 횡포 때문에 한국국민은 행복지수가 매우 낮다는 것이다. 그야말로 우월적 지위에 있는 사람들이 그런 자리를 이용을 해서 자기보다 아래에 있는 사람들한테 막 대하는 횡포가 우리사회의 뿌리 깊은 우리 사회만의 병폐인 것이다. 이러한 병폐는 지위, 권한, 권력이 조금만 더 높고 많아도 약한 을을 억울하게 이용하고 그 을은 그 보다 더 약한 병을 또 다시 이용하는 연쇄착취의 악습이 건재하는 나라고 사회이다. 한국사회는 인간의 존엄성, 타인의 권리, 사회 전체의 이익은 입으로만 외치고 실제로는 모든 권한과 지위를 자신의 이익과 쾌락에만 이용하는 것이다.

 

이번 땅콩회항사건과 관련하여 미국, 영국, 프랑스, 독일 등 주요 선진국 언론이 조 부사장의 행패적 기행을 비중 있게 보도하였으며 세계의 많은 시민들의 관심도 매우 드높고 나타났다. 특히 파이낸셜타임즈는 한국국민들은 갈수록 재벌그룹 일가가 누리는 사회·경제적 특권에 불편한 감정을 가지고 있다는 분석까지 했다. 세계적인 조롱거리가 된 참으로 부끄럽고 창피한 사건이 아닐 수 없다.

 

내외신의 뜨거운 관심의 배경엔 물론 이 사건의 희귀함이 해외토픽에 걸맞다는 점도 크게 한몫을 했다고 할 수 있으나 조회수 경쟁을 일삼는 한국 및 세계의 언론환경, 그리고 이젠 제법 유명해진 나라 한국사회가 작동하는 방법에 대한 호기심과 그런 사회분위기 속에서 세계시민들은 조현아 부사장의 행패 속에서 일반적이고 보편적이지 않는 매우 독특한 방식의 왜곡된 선진공업국으로 발전해 온 한국사회의 재벌가 오너 세습경영이라는 부정적 이미지도 영향을 주었다고 할 것이다.

 

그 나마 흥미로운 것은 사람들이 평소와 같이 문제를 일으킨 한 두 명에 대해서 마녀사냥 수준의 분개를 쏟아내는 것을 넘어 이와 같은 문제가 결국 우리 모두의 행위가 얽힌 구조적인 문제란 점을 스스로 성찰하고 있는 것처럼 보인다는 점이다.

 

이처럼 한국사회의 체제가 지극히 피곤하고 지속가능 하지 않은 것처럼 보인다는 사실은 이제 일부 지식인이나 담론의 영역을 넘어 평범한 사람들에게도 직감처럼 다가오는 일이다. 필자는 이러한 국민 스스로의 성찰현상이 영원히 지속되고 모든 국민에게서 나타나길 바라는 바이다. 그래야만 우리사회도 각각 그 영역에서 모두가 인간으로서 존엄과 가치를 인정받고 대접받으며 인간답게 살아갈 수 있다는 희망을 가질 수 있기 때문이다.

 

 

 

 

신수식 박사는 경희대학교 정치외교학과 학사, 경희대학교 대학원 정치학 석사, 러시아 모스크바국립대학교에서 러시아정치로 정치학박사 학위를 했다.

 

 

 

 

신수식 논설주간·정치학박사(sss123kk@hanmail.net)

 

※ 이 기사는 시사타임즈의 공식입장이 아닌, 필자의 견해임을 밝힙니다.

 

 

<맑은 사회와 밝은 미래를 창조하는 시사종합지 - 시사타임즈>

<저작권자(c)시사타임즈. 무단전재-재배포금지.>

<시사타임즈 홈페이지 = www.timesis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