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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칼럼

[ 전문가 칼럼 ] 민주시민 없이 민주주의 없다

[ 전문가 칼럼 ] 민주시민 없이 민주주의 없다



 



김기환 통일교육문화원 평화교육연구소장

⒞시사타임즈

 

[시사타임즈 = 김기환 통일교육문화원 평화교육연구소장] 니체는 이렇게 말했다. “대중사회란 구성원 모두가 무리를 지어 오로지 이웃과 똑같이 행동하는 것”이라고 했다. 니체의 지적은 모두가 동일하게 생각하고 동일한 방향으로 달려가는 대중사회에 대한 비판이다. 더 나아가 비주체적인데다가 타율적이고 자기의식이 없는 군중을 ‘짐승의 무리’라고 했다. 우리 사회도 이와 비슷한 면이 존재한다.

 

북한을 무조건 적대시 하고 반대해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우리’가 아니다. 우리가 아니면 ‘적’이 되고 만다. 반공이라는 동일한 방향으로 달려가지 않으면 사상이 불온한 인간으로 몰아 그 무리에서 쫓아내기도 한다.

 

또 니체는 대중 사회의 도덕에 대해서도 말했다. 대중사회를 짐승의 무리라고 했는데, 그 짐승의 무리가 지닌 도덕이란 오로지 ‘동일함’을 지향한다고 했다. 우리 사회에서 횡행하는 빨갱이 논쟁이 대표적인 예다. 하지만 이것은 짐승무리의 도착적 도덕에 불과하다. 짐승의 무리가 생각하는 도덕이란, 행위와 내용과 가치가 어떠한지 따지지 않는다. 오직 한 가지를 따지는데 그들의 생각과 동일한가, 그렇지 않는가이다. 더 나아가 자신과 같은 생각이면 선, 다르면 악이다. 니체는 이러한 것을 일러 ‘도착적 도덕’이라고 했다.

 

또 아비투스(habitus)가 횡행하는 사회에서는 민주주의란 그저 무늬일 뿐이다. 아비투스는 나와 다른 것을 차별하는 경향, 타자를 내 것으로 동질화하려는 경향, 타자의 타자성(他者性)을 부정하는 것을 말한다. 이는 일제 식민지배, 분단 그리고 전쟁과 군사독재라는 역사적 과정을 거치면서 형성된 일종의 우상이다.

 

우리가 민주주의라고 말 할 때, 모두가 동일한 생각을 하고 나와 다른 타자를 적대시 하는 것을 가리키지 않는다. 민주주의란 나와 다른 생각과 가치를 인정하고 서로 공존하는 사회를 말한다. 이러한 가치를 무시한 채 획일화된 사회는 전체주의 사회다. 때문에 민주시민 없는 민주주의는 아무런 의미가 없다. 제 아무리 훌륭한 제도와 정치의 형식이 있어도 정작 알맹이가 없으면 빈 깡통이나 다름없다.

 

민주주의는 국민에게 주권에 있고, 국가의 최고 의사를 결정할 권리가 있다. 아울러 정치적 기본권을 행사할 수 있다. 다양한 가치와 의견이 존중되고 공존하는 사회가 진정한 민주주의 사회임은 두말할 나위 없다.

 

해서, 국민이 국가의 주인이라는 것을 아는 것이 민주시민의 출발점이다. 정치현상에 대한 객관적인 지식을 갖는 일도 일종의 의무다. 그래야 정치적 상황을 바르게 판단할 수 있다. 더욱 좋은 것은, 이러한 기본 소양을 바탕으로 정치에 참여하여 권리와 의무를 다한다면 더할 나위 없다. 또 사회와 가정과 학교에서 민주주의를 배우고 민주시민의 역량을 다함께 키워야 한다.

 

민주주의의 기본 소양이 갖추어지지 않은 사람이 사회의 다수를 차지할 때, ‘민주시민 없는 민주주의’ 즉 ‘무늬만 민주주의인 사회’가 된다. 내용은 빈약한데 형식이 우위를 차지할 때 경박한 사회가 된다. 이런 사회는 갈등과 분열이 난무한다. 결국 민주주의는 겉치레가 아닌 내용과 질이다.

 

때문에 민주시민의 역량을 키우지 않으면 진정한 민주주의는 요원하다. 지금에라도 국가의 주인은 나이고, 민주주의 사회는 나와 다른 생각과 가치가 서로 공존한다는 민주시민으로서의 의식과 역량을 키워야 한다. 이참에 우리가 진정한 의미의 민주주의를 알고 있는지. 또 자신이 민주시민인지 자문해볼 필요가 있다. 왜냐면 민주시민 없이 민주주의는 없기 때문이다.

 

글 : 김기환 통일교육문화원 평화교육연구소장(국제관계학 박사)

 

※ 이 기사는 시사타임즈의 공식입장이 아닌, 필자의 견해임을 밝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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