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시사 캠페인:책을 읽읍시다]

[책을 읽읍시다 (1193)] 청춘의 집, 아우어하우스

[책을 읽읍시다 (1193)] 청춘의 집, 아우어하우스

보프 비에르크 저 | 이기숙 역 | 그러나 | 280쪽 | 13,000원

 

 

\

[시사타임즈 = 박속심 기자] 80년대 어느 무렵. 처음에는 네 명이었고, 그들은 머잖아 고등학교를 졸업하고 20살이 될 것이며, 부모로부터 독립할 것이다. 그들 중 한 사람 프리더는 얼마 전 자살을 시도했다. 친구들은 프리더를 지켜주기 위해 함께 살기로 작정하고, 프리더 할아버지가 살던 낡은 집에서 함께 살기로 한다.

 

하지만 삶을 공유하다보니, 멤버마다 각자의 문제를 안고 있음이 드러난다. 처음에는 넷이었지만 곧 여섯이 되고, 그들은 군대, 자살, 동성애, 존재의 질문, 미래에 대한 고민, 책임감, 사랑과 같은 문제로 고민한다.

 

그들은 자신의 삶이 태어나 학교에 가고, 일을 하고, 그러다 죽는 수순을 얌전히 밟기를 원하지 않는다. 함께 모인 그들은 자신들의 삶만 챙기지 않는다. 왜 살아야 하는지 이유를 찾지 못하는, 그들의 소중한 친구 프리더가 있고, 그들은 프리더와 함께 삶의 의미를 찾으려 노력한다.

 

옛날이나 지금이나, 세계 어디를 가나 젊은이들에게 주어진 시간이 힘든 것은 같은 듯하다. 이 책 『청춘의 집, 아우어하우스』에 나오는 젊은이들의 이야기를 보면서 김승옥의 『무진기행』이라는 소설이 떠올랐다.

 

김승옥은 소설 『무진기행』에서 젊은 시절을 순수하지만 안개에 휩싸인 것처럼 갈 곳을 몰라 헤매는 시절로 묘사했다. 그래서 젊은 시절을 상징하는 무진의 명물이 ‘안개’인 것이다.

 

이 책에 등장하는 젊은이들도 모두 그런 안개에 휩싸인 존재들인 것이다. 이제 다 성장한 어른의 입장에서 생각하면, 이 소설에 등장하는 젊은이들의 고민이나 삶의 방식이 이해가 가지 않을 것이다. 지나고 생각하면 별것도 아닌 것들인데 라고 생각하게 되는 것들.

 

그러나 어찌보면, 별것도 아닌 것이 아니라, 나이가 들면서 그만큼 무뎌지고, 자신에 대해서 관대해 지면서, 어른들이 잊은 것이 아닐까? 소설 무진기행의 주인공은 ‘당신은 지금 무진을 떠나고 있습니다’라는 팻말을 보며, 자신이 순수를 버렸고, 다시는 그 시절로 돌아갈 수 없다는 사실을 깨닫고 부끄러움을 느낀다.

 

사랑과 우정, 여섯 명의 청춘들은 기성의 질서와 가치관을 거부하기 위해 노력하고 그래서 그들은 아웃사이더가 된다. 젊은 청춘들의 행복을 찾기 위한 시도, 그리고 삶과 죽음을 향한 몸부림이 감동적으로 따뜻하게 그려지고 있는 작품이다.

 

소설은 그 중 한 인물의 시각으로 기술되고 있으며, 이제 성인이 되는 청년의 생각과 감정이 매우 리얼하게 드러나고 있다.

 

 

작가 보프 비에르크 소개

 

1965년 출생. 베를린과 암스테르담에서 언어학과 정치학과 문학을 공부했으며 라이프치히 독일문학연구소를 수료했다. 쇼와 문학작품 낭독이 결합된 낭독 무대인 레제뷔네 ‘미트보흐스파치트(Mittwochsfazit: 수요일의 결론)’와 ‘하임 운트 벨트(Heim & Welt(집과 세계)’를 창설했다. 앞의 낭독 무대로 2002년 독일 카바레 상을 받았으며, 2004년에는 중부 독일 방송에서 주는 MDR 문학상을 수상했다. 2008년에 데뷔작 「데드라인」을 출간한 후 「아우어하우스」(2015), 「어머니의 현대화」(2016)를 발표했다. 현재 베를린에서 살고 있다.

 

 

<맑은 사회와 밝은 미래를 창조하는 시사종합지 - 시사타임즈>

<저작권자(c)시사타임즈. 무단전재-재배포금지.>

<시사타임즈 홈페이지 = www.timesisa.com>




박속심 기자 sisatime@hanmail.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