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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사 캠페인:책을 읽읍시다]

[책을 읽읍시다 (1343)] 파이와 공작새

[책을 읽읍시다 (1343)] 파이와 공작새 

주드 데브루 지음 | 심연희 옮김 | 북폴리오 | 544| 15,000

 

 

 

[시사타임즈 = 박속심 기자파이와 공작새의 여주인공 케이시는 자신이 일으켜 세운 레스토랑의 명성을 은근히 자랑할 만큼 솔직하고 당돌하다. 거만해 보이는 남주인공 테이트에게, 사람들이 지켜보는 가운데 무안을 주기도 한다. 케이시의 오해가 풀린 뒤로 두 주인공이 주고받는 대화는 어느 한 쪽도 우세하지 않은 미묘한 감정싸움, ‘밀당의 정석을 보여준다.


『오만과 편견』이 『파이와 공작새』로 다시 쓰이면서 가장 많이 각색된 캐릭터는 베넷 부인이다. 원작의 베넷 부인이 세속적이고 다소 천박한 행동을 하며 계급 갈등을 부추겼다면 『파이와 공작새』의 올리비아는 두 주인공에게 지혜를 나누고 자신의 삶을 개척하며 새로운 결말을 이끌어낸다. 그녀는 케이시와 테이트의 내면을 꿰뚫고 적기에 담백한 조언을 건네는 조력자인 동시에 젊은 시절의 열정을 다시금 불태워 무대에 오르는 제2의 주인공이다. 데브루가 『오만과 편견』을 다시 쓴 이유는 여기서 찾을 수 있을 것이다.

 

 오만과 편견은 제인 오스틴의 소설 중 가장 사랑받는 작품으로 로맨스 서사의 원형을 보여준다. 오만과 편견의 원제는 첫인상이었다. 주인공 엘리자베스가 느낀 다아시의 첫인상은 무뚝뚝하고 권위적이어서 서로 다른 사회적 조건을 부각했다. 엘리자베스는 다아시에게 매력을 느끼면서도 첫인상이 빚은 오해로 자존심을 세우고 상대방에 대한 편견을 갖는다. 다아시 또한 엘리자베스에게 한눈에 반했지만 자신을 싫어하는 듯한 엘리자베스의 태도에 진심을 고백하기가 좀처럼 쉽지 않다. 사랑하는 이의 행동 하나하나에 설레고 좌절하면서 이어지는 아슬아슬한 둘의 관계가 끝내 해피엔딩을 맞이하는 과정은 독자의 마음을 사로잡는다.

 

21세기형 오만과 편견인 파이와 공작새의 굵직한 스토리 라인은 원작과 비슷하다. 엘리자베스는 당돌하고 전도유망한 요리사 케이시로 다아시는 잘생긴 영화배우 테이트로 연극 무대에서 다시 만난다. 이 둘의 유쾌하고 맛깔 나는 대사와 감정선은 여전하지만, 제인 오스틴의 섬세함에 데브루 특유의 유머와 따스함이 더해져 각 인물들의 개성이나 전개가 더 재기 발랄해졌다.

 

우선 캐릭터나 사건은 현대적 감성으로 다듬어졌다. 우수에 찬 눈빛과 묵묵함으로 여심을 흔들었던 남자 주인공은 이제 사려 깊은 태도로 구애에 정성을 다한다. 신데렐라 스토리보다 서로의 약점을 보듬어 주며 사랑을 키우는 스토리에 공감하는 현대인들의 마음을 대변한 것이다.

 

세속적인 캐릭터였던 과거 베넷 부인은, 두 주인공의 내면을 꿰뚫어보며 담백한 조언을 건네는 조력자인 동시에 다시금 젊은 시절의 열정을 불태워 무대에 오르는 제2의 주인공, 올리비아로 변했다. 한 마디 한 마디가 소위 사이다같은 그녀의 대사는 책의 감칠맛을 더한다.

 

저자 주드 데브루는 이번 파이와 공작새를 통해 페이지터너의 저력을 어김없이 보여준다. 그의 필력 속에 재탄생한 두 주인공의 환상적인 케미는 물론, 생동감 넘치는 조연들의 면모를 보는 재미가 쏠쏠하다. 원작에서 찝찝함을 남겼던 위캄과 리디아의 비하인드 스토리도 엿볼 수 있어 원작의 팬들에게도 좋은 선물이 될 것이다.

 

 

작가 주드 데브루 소개


계약결혼, 말괄량이 상속녀, 영원보다 긴 사랑을 포함해 마흔세 권의 뉴욕타임즈 베스트셀러를 썼다. 할리퀸 로맨스계 대모라 불리는 그녀의 작품은 전 세계적으로 6천만 부 이상 팔렸다. 2013 올해의 로맨틱 타임스 파이오니어 어워드에서 수상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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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속심 기자 sisatime@hanmail.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