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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사 캠페인:책을 읽읍시다]

[책을 읽읍시다 (1390)] 울지 않겠다고 결심한 날

[책을 읽읍시다 (1390)] 울지 않겠다고 결심한 날
 
최은경 저 | 책엔 | 207| 12,000원 

 

 

 

[시사타임즈 = 박속심 기자] 현대인은 지극히 고통스러울 만큼 외로움과 단절에 노출되어 있다. 나와 타인의 관계가 정상적으로 이어지지 못하고 있기에 종종 예상치 못한 방식으로 이러한 고통에서 벗어나고자 애쓴다. 문제는 나를 통해 이를 해결하지는 못하고 상대의 아픔과 슬픔을 역으로 이용해 내 문제를 덮을 뿐이다. 더 이상 해결되는 지점이 전혀 없는데도 말이다. 빈껍데기와 같은 나를 발견할 뿐이다.

 

차별, 증오, 의심, 왕따, 스토킹, 괴롭힘 같은 단어가 최근 너무나도 일상화되어버렸다. 학교, 직장, 사회, 심지어 가족 간에도 이러한 문제점이 폭발하고 있다. 한 여성의 고백이 더욱 객관적으로 다가오는 이유이다. 자전소설이라는 형식을 빌려 자신이 겪었던 아픔을 내밀하게 고백한다. 마치 종교적인 신념 아래에서 고해성사를 하듯.

 

지방도시에 머무르고 있는 리나. 그녀는 학원 강사라는 일자리를 어렵지 않게 구한다. 하지만 생계를 위해 찾아들어간 곳에서 생명의 동아줄을 끊어버리려고 하는 무서운 경험을 하게 된다. 이유도 모른 채 겪게 되는 직장 내 괴롭힘. 당최 이유를 알 수 없기 때문에 리나는 고통스러워하지만 누구도 속 시원하게 이유를 알려주지도 않는다. 그녀는 시나브로 목이 졸리는 것만 같은 고통과 상처만 안고서 그곳을 탈출하듯 떠나야만 했다.

 

종교적인 구원을 위해 믿었던 가톨릭 신부님마저 그녀에게서 등을 돌리고, 성당 내 사람들마저 그녀를 멀리한다. 종교 내 따돌림도 있었던 것이다. 과연 무엇이 잘못이었을까? 어디부터 실타래를 풀어야 할까? 고민을 하면 할수록 도무지 알 수 없는 이유와 결과들이 뫼비우스의 띠처럼 돌고 돌 뿐이다.

 

잊고 싶기만 한 과거의 기억 역시 그녀를 고통스럽게 한다. 신체의 일부인 것처럼 붙어서 떨어지지 않는 기억. 협박과 스토킹으로 그녀 곁을 쉴 새 없이 맴돌던 한 남자의 더러운 그림자. 도무지 그녀는 늪과 같은 상황에서 헤어 나올 수 없었다.

 

누구도 선뜻 도와주려 하지 않는다. 자신 역시 똑같은 아픔과 고통을 당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러한 이야기를 소설 형식으로 풀어내지만 자신이 직접 경험했던 팩트를 드러내기에 충격적이면서 동시에 안타까움이 소용돌이친다.

 

그녀는 왜 이런 일을 겪어야 했을까?’, ‘내가 그 상황이었다면 어떻게 행동해야 했을까?’, ‘현대사회의 부조리는 왜 끊임없이 일어나는 것일까?’ 등 여러 가지 질문을 던지게 만드는 소설이 바로 최은경 작가의 자전소설 울지 않겠다고 결심한 날이다.

 

작가의 입장에서 바라보게 되는 소설임과 동시에 나라면 어땠을까, 라는 질문을 남기게 하는 소설이기도 하다. 정신과 의사의 냉철한 지적과 심리를 정리해낸 추천사가 또 다른 여운을 남긴다.

 

 

작가 최은경 소개


1975년 부산에서 두 딸 중 둘째로 출생했다. 외항선 선장이던 아버지와 몇 가지 사업을 하셨던 어머니를 두었다. 혼자 책을 읽거나, 악기를 다루고, 동물들을 키우는 것을 좋아하며 자랐다.

 

이화여대 국문과를 졸업한 후 서울의 두 군데 회사에서 일을 했고 이후 지방에서 얼마간 영어학원 강사, 개인과외를 하며 지내기도 했다. 지금도 영어를 가르치는 일을 계속하고 글도 쓰며 활발한 사회 활동을 하며 살아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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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속심 기자 sisatime@hanmail.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