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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사 캠페인:책을 읽읍시다]

[책을 읽읍시다 (1406)] 블랙 벨벳

[책을 읽읍시다 (1406)] 블랙 벨벳
 
온다 리쿠 저 | 박정임 역 | 너머 | 404| 13,000원 

 

 

 

[시사타임즈 = 박속심 기자] 바이러스 헌터, 간바라 메구미는 지인 다다 나오키의 부탁으로 실종된 한 생물학자를 찾아달라는 부탁을 받고 T공화국으로 떠난다. 그 전에 안타레스라고 하는 알 수 없는 사람으로부터도 소문으로만 떠돌던 꿈의 진통제 ‘D.F’ 거래를 미끼로 T공화국으로 초대받는다. 그렇게 T공화국으로 떠난 간바라 메구미가 처음 맞닥뜨린 사건은 찾아달라고 부탁을 받은 생물학자 아키코 스턴버그가 도심 한복판에서 살해당하는 현장이었다.

 

급히 이 사실을 다다 나오키에게 알리려 했지만 그가 의문의 교통사고로 의식불명에 빠졌다는 것을 알게 되고 자신을 초대했음에도 모습을 드러내지 않는 안타레스와 D.F의 존재 여부, 그리고 온몸이 검은 이끼로 뒤덮인 채 발견된 사체 이야기는 간바라 메구미를 혼란에 빠뜨리게 한다.

 

특히 연구 때문에 올 수 없어 간바라 메구미에게 아내를 찾아달라고 부탁했던 남편 조엘 스턴버그의 출현은 더더욱 퍼즐이 모아지기는커녕 더 흩어질 뿐이었다. 그런 가운데 안타레스의 요구대로 간바라 메구미 일행은 T공화국을 여행하게 되지만, 기대했던 안타레스와의 만남은 이어지지 않은 채 오히려 마약 거래범으로 오해를 받기도 하는 등 여러 가지 일들을 접한다.

 

해결의 실마리는 아키코 스턴버그의 남편이 조엘 스턴버그가 아닌 나오즈미 스턴버그인 것으로 알게 되는 것을 시작으로 하나씩 퍼즐을 이어나간다. 또한 다다 나오키와 나오즈미 스턴버그와 아키코 스턴버그가 관계가 있고 이들이 모종의 연극을 하는 것은 아닌가 하는 의문을 갖는다.

 

더불어 안테레스와 D.F, 온몸이 이끼로 덮인 사체 이야기도 실체가 없거나 사실이 아닌 것으로 또 메구미가 소속된 다국적기업 위저드사와 T공화국과의 사이에 무엇이 있다고 판단하게 된다. 그리고 이 작품의 끄트머리에 등장하는 블랙 벨벳의식을 되찾은 다다 나오키의 이야기를 통해, 지금까지의 이야기가 끊임없이 어떤 사실의 존재를 알리려고 하는 복선이었다는 것을 깨닫고는 간바라 메구미의 퍼즐이 마침내 하나로 모이게 된다.

 

블랙 벨벳을 비롯한 간바라 메구미 시리즈를 통해 이야기하고 있는 중심은 세계의 비밀과 음모, 미스터리한 일들에 얽힌 어떤 사실의 존재를 밝히는 과정에 있다. 작품의 결과만을 놓고 보면 허무함이 없는 것은 아니나 사실 우리가 사는 이 세계는 어느 것 하나 확실하지 않은 불확실성의 세계를 살아가고 있지 않은가 하는 작가의 의도를 엿볼 수 있다.

 

그리고 불확실한 세계를 이어주는 연결고리의 중심은 그 어느 것보다 우리가 사는 이 세상을 제대로 보고 제대로 이야기하고자 하는 진실에 있지 않은가라는 것이다. 바로 그 지점에서 서로를 이해하고 포용할 수 있는, 세계의 불확실성을 조금이나마 걷을 수 있는 출발선이지 않을까 한다.

 

간바라 메구미 시리즈 세 번째인 이 작품에서는 메이즈에서 안락의자 탐정이었던 미쓰루가 재등장하고 클레오파트라의 꿈에서 추억 속 기억으로 나온 고교 시절 연인 다치바나 히로후미의 등장에 따른 간바라 메구미의 미묘한 옛 감정이 나타나는 등 시리즈물에서만 느낄 수 있는 재미를 이어가고 있다. 그리고 미쓰루나 다치바나의 등장이 생각지도 않은 또 하나의 반전을 주고 있다는 점에서 블랙 벨벳간바라 메구미 시리즈의 완성을 더 해주고 있다.

 

 

작가 온다 리쿠 소개


기존 장르의 테두리에 갇히지 않는 유연하고 독자적인 작품 세계를 펼쳐 한국에서도 이미 든든한 마니아층을 거느리고 있는 보기 드문 진짜 이야기꾼으로 연간 200편의 도서를 독파하는 문자 중독자로 유명하다. 마르지 않는 이야기의 샘을 가진 듯, 미스터리, 판타지, SF, 호러, 청춘 소설 등 다양한 장르를 넘나들고 혼합하며 무한한 상상력을 펼쳐 보이고 있는 작가이다. 1964년 일본 미야기현에서 태어난 그녀는 와세다대학교 교육학부를 졸업하고, 직장생활을 하면서 집필한 소설 여섯 번째 사요코로 데뷔했다.

 

이 책은 1991년 제3회 일본 판타지노벨 대상 최종 후보작에 올랐다. 이후 미스터리, 판타지, SF, 호러 등의 장르를 중심으로 작품활동을 해오고 있으며, 특히 서구식 추리물과 달리 평범한 일상 속에서 벌어지는 긴장감 넘치고 수수께끼 같은 이야기들로 많은 독자들을 매료시켜 왔다.

 

온다 리쿠의 소설은 뛰어난 대중성을 바탕으로 다양한 영상 매체에도 활발하게 소개되고 있다. 2000년에 데뷔작인 여섯 번째 사요코TV 드라마화된 데 이어, 2001년에는 네버랜드가 드라마화되었다. 2002년에는 목요조곡이 영화화되었으며 2006년에는 밤의 피크닉이 영화화되어 큰 화제를 불러일으켰다.

 

 ‘노스탤지어의 마법사라는 수식어가 말해주듯 그녀의 작품은 어떤 장르이든 인간의 원초적인 상실감과 그리움을 일깨운다. 매혹적이고 찬란하지만 그만큼의 어둠과 불안한 기운을 품고 있는 세계, 그 비밀스럽고 중독성 강한 이야기에 수많은 독자들이 열렬한 관심과 애정을 보내고 있다.

 

2005년에 발표한 밤의 피크닉은 남녀공학 고교생들의 이야기를 다룬 소설로 아침 8시에 학교에서 출발하여 다음날 아침 8시까지 학교로 걸어서 돌아오는 '보행제' 행사를 배경으로 24시간이라는 제한된 시간 속에서 자신의 고민을 좀 더 성숙하게 이겨내는 소년, 소녀들의 다양한 이야기를 보여준다. 이 책은 그 해 '<책의 잡지>가 선정하는 베스트 10' 중에서 1위에 올랐고, 26회 요시카와 에이지 문학 신인상 및 '서점 점원들이 가장 팔고 싶은 책'을 투표로 선정하는 제2회 서점 대상을 수상하였다.

 

이 밖에도 Q & A2005년 제58회 일본 추리작가 협회상 후보에, 유지니아는 제133회 나오키상 후보에 올랐다. <도코노 이갸기> 시리즈 중 두 번째 이야기인 민들레 공책이 제134회 나오키 문학상 후보에 오르기도 했다. 200612월에 발간된 네버랜드는 일본의 인기 아이돌 그룹인 V6와 쟈니스주니어가 출연하여 드라마로 만들어져 화제가 되었다.

 

또한 2009년 초, 140회 나오키상 후보에 올라 가장 유력한 수상작으로 점쳐지며 최종까지 경합을 벌이기도 한 최근작 어제의 세계는 작가 스스로가 내 소설 세계의 집대성이라고 표현했을 정도의 야심작이다. 온다 리쿠의 트레이드마크인 기묘하고 신비로운 분위기가 작품 전체를 타고 흐르며, 그녀의 놀라운 진화를 즐길 수 있는 작품이라는 평가를 받는다.

 

그 밖의 저서로는 나비』 『한낮의 달을 쫓다』 『빛의 제국』 『엔드게임』 『삼월은 붉은 구렁을』 『흑과 다의 환상』 『보리의 바다에 가라앉는 열매』 『황혼의 백합의 뼈』 『1001초 살인 사건』 『코끼리와 귀울음』 『굽이치는 강가에서』 『도미노』 『공포의 보수 일기』 『토요일은 회색 말외 다수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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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속심 기자 sisatime@hanmail.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