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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사 캠페인:책을 읽읍시다]

[책을 읽읍시다 (1412)] 모스크바의 신사

[책을 읽읍시다 (1412)] 모스크바의 신사 

에이모 토울스 저 | 서창렬 역 | 현대문학 | 724| 18,000

 

 

 

[시사타임즈 = 박속심 기자] 뉴욕타임스 초장기 베스트셀러, 버락 오바마 전 미국 대통령이 2017년 추천도서로 소개해 화제가 된 모스크바의 신사.

 

두 번의 혁명 이후 1920년대 러시아, 서른세 살의 알렉산드로 로스토프 백작은 모스크바의 메트로폴 호텔을 벗어날 경우 총살형에 처한다는 종신 연금형을 선고받는다. 프롤레타리아의 시대에서 제거되어야 마땅한 신분이지만 혁명에 동조하는 시를 쓴 과거의 공을 인정받아 목숨을 건진 백작.

 

거처를 스위트룸에서 하인용 다락방으로 옮기고 귀족으로서 누리던 모든 특혜를 회수당한 그이지만 메트로폴이 꼭 감옥인 것만은 아니었다. 호텔은 백작의 세련되고 고상한 취향과 자상하고 긍정적인 성격을 지킬 수 있는 피난처이자 모험과 새로운 만남의 장소, 사랑과 우정을 키워나가는 좋은 집이기도 했다.

 

작가 에이모 토울스는 40대의 다소 늦은 나이에 첫 장편소설 우아한 연인을 발표해 데뷔작으로 베스트셀러 작가의 반열에 합류했다. 고전 문학을 연상시키는 작풍, 현대적이고 세련된 분위기, 매력 있는 등장인물을 잘 접목시킨 작품으로 상업적 성공과 문학적 성취를 모두 이뤄내며 괴물 신인으로 주목받았다. 2016년 가을, 4년 만에 발표한 두 번째 소설 모스크바의 신사는 아마존, 굿리즈 등에서 올해의 책으로 선정되며 우아한 연인못지않은 좋은 평가를 받았다.

 

책의 주된 배경이 되는 모스크바 메트로폴 호텔은 크렘린 궁전붉은광장’, ‘볼쇼이 극장과 가까운 곳에 위치한 실재하는 장소이다. 그렇다면 특권 계층, 사유 재산을 인정하지 않던 시대에도 메트로폴은 소설 속 묘사처럼 최고 수준의 레스토랑과 비싼 와인, 수준 높은 객실 서비스를 자랑했을까? 정답은 그렇다이다.

 

당시 소비에트 러시아에서 메트로폴 호텔은 유럽 여러 나라들과 교류하는 외교의 장소, 체제의 건재함과 풍요로움을 대외에 선전하는 특별한 목적을 가진 곳. 그래서 메트로폴은 러시아 역사의 중심에 있지만 안과 바깥에 다른 시간이 흐를 수 있는 유일한 곳이기도 했다. 호텔 밖에서 일어나는 많은 역사적인 사건은 모두 사실이지만 호텔 안에서 일어나는 사건들은 작가가 상상력으로 만들어낸 허구로, 토울스는 메트로폴 호텔이 가진 특징을 잘 살려 새로운 러시아의 역사를 창조해냈다.

 

현실의 한가운데에 있으면서도 그 혹독함을 비켜간 장소에서 벌어지는 이야기라는 모스크바의 신사는 영상으로 혹은 이야기로 강렬한 인상을 남긴 이들 명작처럼 로스토프 백작을 둘러싼 이야기 또한 사실적이면서도 환상적이다. 생생한 디테일은 독자로 하여금 정말로 혁명 직후의 모스크바에 로스토프 백작 같은 사람이 있었겠다 싶게 만들고 평범한 소동과 작은 소품이 역사적 사실과 연결되어 더 큰 이야기를 완성할 때는 짜릿함마저 안긴다.

 

그러나 작가 에이모 토울스가 가장 공들인 지점은 역사적 사건 혹은 드라마틱한 거대 서사가 아닌 한 사람의 소중한 하루였다. 자신이 잃어버린 것, 결국 사라지는 것들에 대한 아쉬움, 암울한 미래에 대한 두려움을 극복한 백작은 누구보다도 자유롭다. “사람이 환경을 지배하지 못하면 환경이 사람을 지배하게 된다는 말이 실감나는 순간이다.

백작은 러시아 역사를 가장 안전한 곳에서 지켜보는 관찰자이지만 호텔 안에서 일어나는 일에는 적극적인 참견자이다. 세련되고 우아한 태도, 인간적 매력으로 무장한 그는 호텔을 찾는 사람들의 마음을 사로잡는다.

 

백작은 꼬마 숙녀의 놀이 친구, 유명 배우의 비밀 연인, 공산당 고위 간부의 개인교사, 수상한 주방 모임의 주요 참석자 등 다방면으로 활동하면서 점차 호텔에서 꼭 필요한 존재가 된다. 거대한 역사의 흐름에 자칫 휩쓸릴 뻔했던 사람들의 내면의 빛은 그렇게 작가의 글 속에서 빛을 발한다.

 

 

작가 에이모 토울스 소개


미국 보스턴 출신 작가 에이모 토울스는 예일대학교를 졸업하고 스탠퍼드대학교에서 영문학 석사 학위를 받았다. 석사 논문으로 썼던 프로젝트 단편소설 기쁨의 유혹파리 리뷰’ 1989년 겨울호에 실렸으나 그는 금융업으로 진로를 결정한다. 투자전문가로 20년 동안 일했으며 여러 매체에 종종 글을 기고했다. 7년 동안 집필한 소설이 있었으나 마음에 들지 않아 서랍에 봉인한 그는 두 번째 소설을 준비한다.

 

40대 후반의 나이, 토울스는 장편소설 우아한 연인(2011)으로 베스트셀러 작가가 되었다. 1930년대 미국 대공황 시기의 뉴욕을 배경으로 한 토울스의 데뷔작은 20개 나라에서 계약되고 영상화 논의가 활발히 이루어졌다. 2012년 토울스는 프랑스 피츠제럴드상을 수상했고 이후 전업 작가의 길을 걷는다.

 

토울스는 20세기 전반부 상황을 주된 문학적 배경으로 삼는다. 정교한 시대 묘사를 통해 당시 사회의 역사적 배경과 문화를 독자와 함께 향유하고, 친근한 인물들을 통해 허구의 이야기에 현실성을 부여한다. 토울스의 두 번째 장편소설 모스크바의 신사20세기 초 볼셰비키 혁명 이후 소비에트 러시아를 배경으로 하고 있다.

 

미국 독자들에게 비교적 낯선 러시아 역사와 작품, 인명과 지명이 등장함에도 이국적 신비와 과거의 향수를 동시에 이끌어냈다는 호평을 받으며 전작을 훨씬 뛰어넘는 대중적 성공을 이루었다.

 

한 작품의 완성에 4년의 집필과 1년의 독서 시간이 필요하다고 밝힌 그는 현재 1950년대 뉴욕을 배경으로 한 소설을 집필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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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속심 기자 sisatime@hanmail.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