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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사 캠페인:책을 읽읍시다]

[책을 읽읍시다 (1462)] 아들! 엄마 좀 나갔다 올게

[책을 읽읍시다 (1462)] 아들! 엄마 좀 나갔다 올게

내 인생 즐기며 사는 미니멀맘의 질풍노도 에세이  

신혜영 저 | 유노북스 | 240| 14,000

 

 

[시사타임즈 = 박속심 기자] 작지만 확실한 행복이 대세다. 더불어 심플 라이프, 미니멀 라이프가 유행이다. 번잡하고 부담 가득한 세상일에서 한 발 떨어져 비록 소박하지만 더없이 소중한 나만의 삶의 방식을 꾸려 간다는 것. 얼마나 멋진가?

 

초보 엄마 신혜영도 그랬다. 결혼 전에는 미니멀 라이프를 실천하며 담백하게 살았다. 그런데 아이를 낳고 모든 게 뒤죽박죽이 되었다. 그저 사랑스러운 아이 하나 더 생겼을 뿐인데맙소사! 아이가 나 신혜영을 잡아먹어 버렸다! 나의 일, 나의 꿈, 나의 작지만 소중한 일상들.

 

양손에 거대한 마트 봉지를 무겁게 움켜쥐고, 한쪽 어깨에 아들 유치원 가방을 둘러메고, 겨드랑이에서 계속 흘러내리는 클러치를 팔꿈치 힘으로 겨우 지탱하며 엘리베이터 속 거울에 비친 자신의 지친 모습을 본 날, 워킹맘 신혜영은 결심한다. 이런 젠장, 나는 이제 미니멀맘이 되겠다, .

 

사실 방법은 알고 있었다. 이미 미니멀 라이프를 해 보지 않았던가. 그저 모든 것을 다 잘해내겠다는 욕심만 버리면 된다. ‘엄마의 의무감을 내려놓고 주부의 책임감을 덜어내는 것이다. 재능도 없고 흥미도 없는 엄마일과 주부일은 최소화하고 재능도 있고 흥미도 있는 나의 삶 가꾸기에 좀 더 시간과 노력을 기울이기만 하면 된다.

 

미니멀맘이 되기로 결심한 다음날 아침. 아들이 유치원에 가려고 현관문을 나섰다. 그 뒤를 신혜영은 차 키와 핸드폰을 손에 쥐고 따라나섰다. 아들이 물었다.

 

엄마. 내 가방은요?”

?”

유치원 가방이 없는데요?”

그 가방 누구 가방이지?”

내 거죠.”

그럼, 아드님이 챙기세요. 엄마는 엄마 가방, 너는 네 가방. 오케이?”

 

처음으로 뻔뻔한 엄마가 되어 아들 앞에 섰다. 물러서지 않으리라, 마음 약해지지 않으리라 다짐하면서 입술까지 꽉 깨물었다. 엄마의 단오한 말과 행동에 아들은 도로 들어가 자기 가방을 들고 나왔다.

 

그렇게 엄마 신혜영은 아들 가방 딜리버리 역할을 내려놓았다. 그리고 이것을 시작으로 아들 물 심부름 역할, 아들 실내화 심부름 역할, 아들 친구 접대 역할, 뒤집어 놓은 아들 옷가지 정리 역할 등등 당연시되던 엄마 역할들을 나름의 기발한 방식으로 하나하나 내려놓았다.

 

엄마 역할을 내려놓은 자리에 신혜영의 삶을 다시 채워 넣었다. 내가 좋아하는 시간에 내가 좋아하는 공간에서 내가 좋아하는 책을 읽었다. 글을 쓰고 음악을 들었다. 인문학 강의에 참가하고 하브루타 수업을 들었다. 물론 영어 강사 일에도 충실했다. 욕심을 비워내자 내 자리가 이렇게나 많이 생겼다.


그 과정은 때로는 웃기고, 때로는 그래도 되나 싶을 정도로 황당하고, 때로는 가슴 뭉클하지만, 항상 한 가지 방향을 가리켰다. 바로 아이와 엄마의 관계에서 한 사람의 인간과 인간의 관계로 나아가는 것. 너의 삶이 나의 삶을 방해하지 않고 함께 성장하도록 돕는 것. 그렇게 워킹맘은 미니멀맘으로 다시 태어났다.

 

미니멀맘 저자는 단언한다. 내가 행복해야 아이도, 가정도 행복하다. 나부터 챙기고 아이와 가정을 챙겨라. 그리고 자신의 경험에서 얻은 이 소중한 통찰을 많은 엄마와 공유하고 싶어 한다. 이 책이 그 매개가 되어 줄 것이다.

 

 

작가 신혜영 소개


17년 동안 영어 교육에 목숨 건 영어 선생이자, 그래서 똥쌤의 3초 영문법을 쓴 작가이자, 초등학생 아들의 독립 뒤에 찾아올 제3의 인생을 손꼽아 기다리는 엄마. 욜로와 미니멀리즘의 시대답게 미니멀 라이프에 꽂혀 각종 미니멀을 실천하다 아이를 낳았다. 인생이 미니멀하다면 살림도 미니멀하게 한다는 미니멀맘으로 진화한 뒤부터는 내 인생 즐기며 살자를 모토로 살림의 마지막은 사실은 엄마의 독립이다!”라는 메시지를 널리 퍼뜨리고 다닌다.

 

그렇게 아이를 기르는 육아(育兒)가 아니라 나를 기르는 육아(育我)를 하며 행복한 엄마가 행복한 아이도 만든다고 철석같이 믿고 살았다. “얼마나 애를 쥐 잡듯 잡았으면 애가 그래요?” 이웃집 사람에게 들은 이 말 한마디에 당장 글을 썼다. 다른 여성들의 갑갑한 엄마 갑옷을 벗겨 주고 싶다, 신나서 춤바람나는 인생을 살아가게끔 도와주고 싶다는 마음으로. 태어날 때부터 말빨이 좋아 전국 순회 강의를 생각하며 목청을 다듬는 데 온 힘을 쏟고, 작가의 삶을 꿈꾸며 매일 글을 쓰니 글빨이 조금씩 늘고 있다. 하브루타와 인성 교육에도 관심이 있다. 때로는 아들과 세계 여행 갈 생각에 밤잠 못 이루기도 하고 아들이 독립하고 나서 찾아올 제3의 인생을 손꼽아 기다리는 엄마로도 활동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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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속심 기자 sisatime@hanmail.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