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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사 캠페인:책을 읽읍시다]

[책을 읽읍시다 (1499)] 아홉 소리나무가 물었다

[책을 읽읍시다 (1499)] 아홉 소리나무가 물었다

조선희 저 | 네오픽션 | 368| 13,500



[시사타임즈 = 박속심 기자] 아홉 소리나무가 물었다소리나무와 관련된 구전 설화에서 차용해온 기묘한 소재와 인간의 근원적 공포를 자극하는 뛰어난 심리묘사로 2015 대한민국스토리공모대전에서 우수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이 미스터리한 이야기에서는 자신의 존재를 걸고 하는 위험천만하고 비밀스러운 놀이가 펼쳐진다. 아홉 개의 소리나무를 두드려 특별한 힘을 가진 존재인 그것을 불러내는 놀이. 15년 전, 이 이상한 놀이에 가담했던 사람들이 하나둘씩 실종되면서 놀이에 감춰져 있던 무서운 진실이 드러나게 된다. 놀이에서 이기지 못하면 자신의 자리를 내어주고 이 세상에서 영원히 사라져야 한다는 것. 어쩌면 자신의 존재를 잃어버릴지도 모른다는 불안감은 정체를 알 수 없는 그것에 대한 두려움을 넘어, 우리를 근원적 공포로 몰아넣는다.

 

고등학교 시절, ‘’(박태이)는 친구 재호가 학교의 불량 서클인 이빨들에게 괴롭힘을 당하다가 죽음에 이르게 되자 아무것도 하지 못했다는 죄책감에 괴로워한다. 어느 날, 할아버지 서재에서 우연히 읽게 된 기록에서 어떤 소원이든 이루어주는 강력한 존재를 불러내는 놀이를 알게 된 는 친구의 복수를 위해 이 놀이를 시작하기로 마음먹는다.

 

이 놀이는 아주 위험한 거야. 불려 온 그것이 널 이 세상에서 사라지게 할 수도 있거든”(72~73) 하는 석수장이 김이알의 경고도 무시한 채, 친구들과 함께 아홉 개의 소리나무를 두드려 그것을 불러낸다. 마침내 불려 온 그것은 나를 대신해 이빨들에게 끔찍한 복수를 실행하지만 무슨 이유에서인지 그날부터 놀이에 가담한 친구들이 하나둘씩 실종되기 시작한다.

 

아홉 소리나무를 두드려 불려낸 그것이 영원히 존재하기 위해서는 반드시 누군가의 얼굴이 필요하다. 그리고 누군가의 얼굴, 누군가의 존재로 살아가기 위해서는 끊임없이 놀이를 계속해나가야 한다. 이 놀이에서 그것은 불러낸 사람의 얼굴을 훔치고 그 자리를 빼앗는다. 둘 중 하나가 남을 때까지 그것은 질문을 하고 사람은 고통과 두려움에 쫓기다가 기어이 저 자신을 대답으로 내놓는다”(246).

 

15년 전, 놀이에 가담했던 아이들이 그렇게 저 자신을 내어놓고 세상에서 사라져버린 것처럼. 하지만 아홉 소리나무가 물었다에서 느낄 수 있는 공포는 자신과 똑같은 얼굴을 하고, 호시탐탐 자신을 노리는 미스터리한 존재에 대한 것만이 아니다. 이 세상에서 살아남기 위해서는 반드시 누군가의 자리를 빼앗아야 하며, 어떠한 대가를 치르더라도 자신의 자리를 끝까지 지켜내야 한다는 현실의 근원적 불안함을 직시하고 있다.

 

 

작가 조선희 소개


장편소설 고리골로 제2회 한국판타지문학상 대상을 수상했다. 장편소설 마법사와 세탁부 프리가(2) 아돈의 열쇠(7) 거기, 여우 발자국』 『루월재운 이야기(2), 소설집 모던 팥쥐전』 『모던 아랑전등이 있다. 아홉 소리나무가 물었다2015 대한민국스토리공모대전 우수상을 수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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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속심 기자 sisatime@hanmail.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