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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사 캠페인:책을 읽읍시다]

[책을 읽읍시다 (1555)] 방랑하는 매

[책을 읽읍시다 (1555)] 방랑하는 매

자밀 아마드 저 | 박선주 역 | | 224| 12,000

 

 

[시사타임즈 = 박속심 기자] 이 책은 작가가 80살이 되어서 처음 쓴 데뷔 소설로 2012년 맨 아시아 상 최종 후보에 오르는 등 주목을 받았다. 작가 자밀 아마드는 현대의 세련된 소설가라기보다는 고전적인 의미의 스토리텔러에 더 가깝다. 부족장의 핏줄이지만 추방자를 아버지로 둔 소년, 토르 바즈는 파키스탄과 아프가니스탄 사이에서 살아가는 부족들을 오가면서 잔혹함과 인간애, 깊은 사랑과 명예로 점철되어 있는 그들의 세상을 배회한다. 오늘날 지정학적으로 너무도 중요한 지역,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에게는 거의 알려져 있지 않은 세계를 바라보는 깊이 있는 눈이 되어 주는 책이다.

 

세력 있는 부족의 부족장 딸과 금지된 사랑에 빠진 한 청년. 둘은 사형 선고나 마찬가지인 추방형을 받고, 그 사이에서 방랑자의 운명을 타고난 아들인 토르 바즈가 태어난다. 그는 마음이 넓은 중대장, 지혜로우나 광기 어린 떠돌이 물라, 그리고 아들을 잃은 낯선 부족장의 손에서 자라나며 성인이 되어서는 자취를 감추고 떠돌이로 살아간다. 이 시기, 옛 파키스탄이 영국의 지배로부터 벗어나고 아프가니스탄과 파키스탄의 국경이 공고해지면서 유목을 하던 많은 부족들은 삶의 뿌리를 송두리째 잃어버리게 된다.

 

국경과 통행증이라는 새로운 체제는 이 땅에서 살아온 사람들의 전통과 삶에 관심을 두지 않는다. 부족이라는 테두리는 더 이상 개인들을 보호해 주지 못하며, 법이나 다름 없던 관행과 지혜 역시 위태롭게 존재감을 이어가고 있을 뿐이다. 강제로 새로운 시대를 맞게 된 많은 사람들은 도시로 몰리게 되고, 잔혹한 전통의 배설물들 역시 도시로 쏟아진다.

 

이 이야기의 또 한 축은 여성들의 삶에 관한 묘사가 차지하고 있다. 부족과 가족의 울타리 안에서 노동력을 제공하다가 결혼을 한 후에는 남편에게 종속되는 여성들은 마치 물건과 인간의 중간 존재인 듯 취급된다. 등장인물 중 한 여성인 샤 자리나는 새신랑이 데리고 온 곰보다 못한 대우를 받으며 그 둘의 뒤치다꺼리를 하면서도 그러한 헌신과 노동의 가치를 인정받지 못한다. 그리고 그러한 삶을 피해 달아나거나 혹은 팔려온 여성들은 결국 여성을 사고파는 시장에 모여들게 되고, 그곳에서 자신의 또 다른 운명을 기다린다.

 

 

작가 자밀 아마드 소개


자밀 아마드는 1930년 파키스탄에서 태어나 2014년 세상을 떠났다. 그는 파키스탄의 행정관으로서 주로 국경 지역과 발로치스탄에서 근무했다. 또한 변경개척위원회의 위원이자 부족발전협회 의장으로서 복무했으며, 소련의 아프가니스탄 개입 전후라는 결정적인 시기에 아프가니스탄의 카불에 있는 파키스탄 대사관에서 공사로 일했다. 이 작품은 그가 여든 살에 쓴 첫 작품으로 2012년 맨 아시아 문학상 최종 후보에 오르면서 주목을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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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속심 기자 sisatime@hanmail.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