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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사 캠페인:책을 읽읍시다]

[책을 읽읍시다 (1598)] 나무의 시간

내촌목공소 김민식의 나무 인문학   

김민식 저 | .레드 | 360| 15,000

 

 

[시사타임즈 = 박속심 기자] 샤토 브리앙은 문명 앞에는 숲이 있었고, 문명 뒤에는 사막이 따른다, 존 에블린은 모든 물질 문화는 나무가 없다면 존재할 수 없었을 것이다고 했다. 인류의 문명과 문화는 나무를 떼 놓고 말할 수 없다. 저자는 나무를 빌미로 톨스토이의 소설과 고흐의 그림, 박경리 선생이 글을 쓰던 느티나무 좌탁 앞으로 우리를 초대한다.

 

엘리자베스 여왕의 60주년 기념 마차 속에서 권리장전을 끌어내는 이야기꾼이자 호크니의 와터 근처의 더 큰 나무들를 보며 호크니의 고향이 요크셔이며, 그 고장은 바닷바람이 거세서 방풍림을 심었다는 사실을 찾아내는 지식탐험가. 명품 브랜드 에르메스가 사과나무로 가구를 만든 메타포와 안도 다다오가 나무를 심는 이유, 싱가포르 북미 정상회담에 놓인 테이블의 의미를 되새기는 사유의 시간을 선사한다.

 

인터넷 검색으로 찾을 수 없는 나무 보헤미안의 특별한 지식이 가득하다. 레바논 국기에는 삼나무가 그려져 있는데 우리말 성경에 나오는 백향목이 바로 이 삼나무다. 로미오와 줄리엣은 뽕나무 아래서 비극을 끝냈다. 비틀스 노르웨이의 숲은 숲이 아니라 가난한 이들이 쓰던 소나무 가구, 리무진과 쿠페, 카브리올레는 본래 마차를 부르던 말이다. 홍송은 잣나무, 찬기파랑가에도 잣나무가 나온다. 크리스마스 캐럴의 소나무야, 소나무야전나무야로 불러야 맞다. 먹감나무는 다른 수종이 아니라 감나무 중에서 단면 중심부에 검은 무늬가 있는 나무이고, 빨간 열매가 달리는 토종 보리수는 부처님의 보리수와 다른 나무다 등 흥미로운 나무 상식이 울창하게 펼쳐진다.

 

한국의 목재 산업이 활황을 띠던 1970년대 말부터 40년 간, 저자는 캐나다, 북미부터 이집트, 이스라엘, 파푸아뉴기니 등 나무를 위해 55개국을 다녔다. 비행기 여정만 400km, 지구 100바퀴에 이르는 이 기나긴 시간을 통해 그는 자연과 사람과 삶을 만났다.

 

벤쿠버 북단에서 알래스카까지 이어지는 아름다운 숲에 난 벌채꾼의 임도, 우리나라가 한 등 끄기 운동을 하던 시절 대낮처럼 밝았던 중동의 크리스마스 전야, 극동에서 온 젊은이의 얇디 얇은 베니어 합판을 사주던 테네시 제재소의 영감님의 선한 눈빛과 알바 알토의 스케치를 복사해주던 엘리사 알토의 미소를 그는 기억한다.

 

나무를 위해 몰두한 목재 전문가의 기록을 보며 왜 저자가 백남준의 TV박스 앞에서도 어떤 나무인가를 살피게 되었는지, 왜 그토록 나무에 천착하게 되었는지 알게 되는 순간, 우리도 한 사람의 한국인으로서의 자존심과 염치가 무엇인지에 대해 생각이 머문다. 저자의 나무 인생은 우리의 현대사가 궤적을 같이 한다.

 

 

작가 김민식 소개

 

내촌목공소의 목재 상담 고문.

한국의 목재 산업이 활황을 띠던 시절부터 40여 년 목재 딜러, 목재 컨설턴트로 일했다. 나무의 밭으로 꼽히는 캐나다, 북미를 비롯해 전 유럽과 이집트, 이스라엘, 파푸아뉴기니, 뉴질랜드 남섬까지, 그의 나무 여정은 400km에 이른다. 독일 목재 회사 Jacob&Sho¨ns Gmbh의 파트너로 일할 때는 세계 최초로 엔지니어드 자작마루판을 설계했고, 세계 공연장의 건축 음향을 연구한 이력이 길다. 2006년부터 강원도 홍천 내촌목공소에서 건축가, 디자이너를 대상으로 목재 컨설팅 및 강연을 해왔다. 저자는 나무와 함께한 오랜 경험, 인문학적 지식으로 나무와 사람, 과학과 역사, 예술이 어우러진 깊고 넓은 나무 이야기를 들려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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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속심 기자 sisatime@hanmail.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