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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사 캠페인:책을 읽읍시다]

[책을 읽읍시다 (1949)] 하품의 언덕

[책을 읽읍시다 (1949)] 하품의 언덕

문보영 저 | 알마 | 208 | 14,800

 

 

[시사타임즈 = 박속심 기자] 시인이자 산문가로서 익히 알려져 있는 문보영 작가의 단편집 하품의 언덕. 시인이자 산문가로서 시와 에세이에서 보여 온 기묘한 명랑함과 상상력이 집약되어, 독자들에게 새로운 경험을 선사한다. 그 경험이란, 현실과 무척이나 비슷해 보이면서도 전혀 다른 이세계(異世界)로의 여행이다. 그 도착지에 무엇이 펼쳐져 있을지는 누구도 짐작하지 못한다. 

 

문보영의 소설에 나오는 인물들에게는 하나의 공통점이 있다. 그들은 모두 삶에 불편함을 느낀다. 그 불편함은 우울로부터 야기되거나, 상실로부터 시작되거나, 혹은 불면의 밤이나 결핍에서부터 시작된다. 그 불편함은 마치 손톱 밑에 박혀 빠지지 않는 가시처럼 시시때때로 찾아와 일상의 평화를 깨뜨리며 절망에 빠지도록 만든다.

 

평범한 사람들이라면 누구나 하나씩 가지고 있을 이 불편함은 때에 따라 그 크기를 키우며 어느 순간 삶을 집어삼킬 만큼 우리의 일상을 점령하기도 한다.

 

문보영의 소설에는 이 불편함을 어떻게 떨쳐 내냐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 각 소설의 등장인물은 저마다의 방법으로 삶이 주는 불편과 싸운다. 누군가는 친구와의 우정을 통해서, 누군가는 사랑을 통해서, 다른 누군가는 나의 자존을 갉아먹는 사람과의 이별을 통해서, 불편함에 무너지지 않는 내성을 키우는 것이다.

 

작가의 소설에서 이 작업은 일종의 자기 구제와 비슷한 구조로 이루어진다. 누군가와 친구가 되거나, 누군가를 사랑하거나, 누군가를 밀어내거나 하는 모든 행위는 결국 스스로의 주체성을 회복했기에 가능한 일이다. 삶의 불편함에 잡아먹히지 않고 그 안에서 보다 더 중요하고 소중한 를 지키기 위해 단단한 벽을 쌓는 것. 소설이 우리에게 울림을 주는 이유는 벽을 쌓아올리기 위해 처음 벽돌을 들어 올리는 순간을 담고 있기 때문이다.

 

 

작가 문보영 소개

 

시인. 매니큐어가 마를 때까지 잘 기다리지 못하는 인간이다. 1992년 제주도에서 태어났다. 고려대학교 교육학과를 졸업했다. 바람이 많이 부는 제주도에선 모자 위에 납작한 돌을 얹고 다녔다. 2016 [중앙일보]로 등단했다.

 

2017년 시집 책기둥으로 김수영문학상을 수상했고 상금으로 친구와 피자를 사먹었다. 일상을 사는 법을 연습하기 위해 유튜브 채널 어느 시인의 브이로그를 시작했다.

 

시와 소설, 일기를 일반 우편으로 배송하는 1인 문예지 오만가지 문보영을 발행한다. 시보다 피자를 좋아하고, 피자보다 일기를 좋아하며, 일기보다 친구를 더 사랑한다.

 

손으로 쓴 일기를 독자에게 우편으로 발송하는 일기 딜리버리를 운영하고 있다. 시집으로 책기둥』 『배틀그라운드, 산문집으로 사람을 미워하는 가장 다정한 방식, 앤솔러지 페이지스 6-언젠가 우리 다시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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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속심 기자 sisatime@hanmail.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