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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사 캠페인:책을 읽읍시다]

[책을 읽읍시다 (1997)] 관리자들

[책을 읽읍시다 (1997)] 관리자들

이혁진 저 | 민음사 | 196 | 14,000

 

 

[시사타임즈 = 박속심 기자] 이혁진 장편소설 관리자들. 이번에 새롭게 선보이는 소설은 공사 현장에서 벌어지는 부조리한 상황과 상황 논리 앞에서 저마다의 방식으로 타협하거나 타협하지 않는 인간 군상들의 면모다. 

 

국도 옆으로 파 놓은 터에 관을 매립하는 일로 정신없는 인부들 사이, 좀처럼 무리에 어울리지 못하는 한 남자의 이름은 선길이다. 현장에 적응하지 못하는 선길은 현장 최고 관리자의 의지에 따라 멧돼지 보초병이라는 불가해한 임무를 맡게 된다.

 

그러나 며칠 밤을 새워도 멧돼지는 보이지 않고, 멧돼지를 지키던 선길의 모습도 더는 보이지 않는다. 그러던 중 발생한 예기치 못한 사고는 여느 일터와 다를 바 없던 현장을 순식간에 갖은 병폐를 안고 있는 부조리한 무대로 탈바꿈시킨다.

 

무에서 유를 일구어 내는 공사 현장이자 누군가의 일상을 떠받치고 있는 삶의 현장인 동시에 은폐와 카르텔로 얼룩진 불의의 현장이기도 한 이곳은 도덕과 윤리가 고장난 죽음의 현장으로 기능하며 악순환이 반복되는 어둠의 장소가 된다.

 

관리의 이름으로 행사되는 힘의 의지와 힘에 기생하는 작은 인간들의 타협은 현실을 점점 더 왜곡시키고 급기야 돌이킬 수 없는 비극으로 이어진다. 관리자들은 어느 공사 현장에서 벌어진 참사에 대한 이야기이지만 주변에서 어렵지 않게 접할 수 있는 흔한 비극이라는 점이 이 소설을 우리 시대의 보편적인 비참함이자 불의라 부르게 한다.

 

 

작가 이혁진 소개

 

1980년에 태어나 경북 안동에서 자랐고 서강대학교 경제학과를 졸업했다. 2016년 장편소설 누운 배 21회 한겨레문학상을 받으며 데뷔했다. 몰락한 조선업을 배경으로 회사라는 조직의 모순과 부조리를 핍진하게 묘사한 누운 배는 우리 사회의 병폐를 섬세하게 포착한 사실주의적 작품으로 호평받았다. 서강대학교 경제학과를 졸업한 뒤 [GQ], 조선소 등 다양한 곳에서 일했다. 지금은 소설 쓰기에 전념하고 있다. 2019년 두 번째 장편소설 사랑의 이해를 출간했고, 2021 관리자들을 출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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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속심 기자 sisatime@hanmail.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