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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사 캠페인:책을 읽읍시다]

[책을 읽읍시다 (2012)] 다정소감

[책을 읽읍시다 (2012)] 다정소감

김혼비 저 | 안온북스 | 228 | 15,000

 

[시사타임즈 = 박속심 기자] 우아하고 호쾌한 여자 축구, 아무튼, , 전국축제자랑으로 독자들의 사랑을 받아온 에세이스트 김혼비의 신작 산문집 다정소감. 책 제목 다정소감 다정다감을 장난스레 비튼 말이다. 동시에 김혼비가 다정들에서 얻은 작고 소중한 감정의 총합을 뜻하기도 한다. 

 

모든 다정한 사람은 조금씩 유난하다. 작가의 문장은 그래서 유난히 반짝인다. 그렇게까지나 멀리 내다보고, 이토록이나 자세히 들여다본다. 실낱같은 마음으로 울었다가 매듭 같은 다정함으로 다시 웃는다. 격식을 갖춰 농담한다. 논리적으로 설득한다. 그러니까, 다정소감은 다정에 대한 소감이자 다정에 대한 감상이요, 다정을 다짐하는 일이기도 하다. 꽤 긴 시간 거리를 둘 수밖에 없었기에 만들어진 우리 마음속 얼음들이 서서히 녹길 바라면서.

 

시작은 자기 자신이다. 나는 어떤 작가가 되고 싶은가, 어떠한 글을 쓰고 싶은 것일까 하는 의문에 김혼비는 쉽사리 답을 내릴 수 없었다. 그때 동네 마트에서 김솔통을 발견한다. 김솔통의 존재를 아는 사람은 얼마 없지만, 한번 김솔통을 쓰고 그와 같은 용도를 대체할 다른 물건을 떠올리기 불가능한 존재. 주변에 대한 새로운 인식을 불러일으키는 존재. 잘 보이지 않고, 잊히기 쉽고, 작고 희미하나 분명히 거기에서 자기의 역할을 다하는 존재. 다정은 김솔통 같은 글을 쓰고 싶다는 다짐에서 시작되었는지 모른다.

 

김혼비는 당장 김솔통이 되기라도 한 듯 그동안 만나왔고, 스쳐 지나갔으며, 동경했고, 아껴왔던 사람들로부터 얻은 감정들을 글에 담는다. 난생처럼 패키지여행을 떠난 중년, 맞춤법은 곧잘 틀리지만 삶에는 소홀함이 없었던 사람들, 나이 들수록 더 다양한 삶의 가능성을 발견하는 축구팀 언니들, 별생각 없이 써왔던 말에 상처받았을지 모를 어릴 적 친구…… 이 모두는 작고 소중하다. 모두가 다정스러운 소감의 빛나는 주인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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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속심 기자 sisatime@hanmail.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