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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사 캠페인:책을 읽읍시다]

[책을 읽읍시다 (2030)] 나를 구독해줘

[책을 읽읍시다 (2030)] 나를 구독해줘

김하율 저 | 폴앤니나 | 296 | 14,000

 

[시사타임즈 = 박속심 기자] 시종일관 웃음이 멈추지 않는다. 겨우 들어간 직장에서 단박에 해고되었는데도 웃음이 나고 줄줄이 친구들도 갑자기 백수가 되는데도 여전히 웃음이 터진다. 모두 작가 때문이다. 등장인물을 바라보는 작가의 시선은 따뜻하고, 찌질한 상황에서도 유머가 넘친다. 그런 작가의 화법이 이 마이너리티 청춘 성장담에서 눈을 떼지 못하게 한다. 

 

이제 고작 서른 살이 되었지만 세상은 만만치 않고 대한민국 명동의 거리는 냉정하기만 하다. 화장품 매장만 백여 개가 들어선 코스메로드. 코스메틱과 로드를 합친 말이다. 내가 한국의 직장에 다니는 것인지 외국의 직장에 다니는 것인지도 모르겠다. 조선족과 한족들은 중국어, 한국어, 일본어까지 구사하는 엘리트들이다. 그런 인재들은 삼성에나 가는 줄 알았는데 알고 보니 다 명동에 있었다. 한국어밖에 할 줄 모르는 주인공 소민은 인센티브도 늘 꼴찌다.

 

그런데 정직원을 넘어 점장까지 꿰찼다. 그건 다 친구 강하오 때문이다. 인스타 셀럽 드래그퀸 버거가 내 친구 강하오라니. 드래그퀸이란 예술이나 유희를 목적으로 여장을 하는 남자를 뜻하는 말이다. 이런 횡재가 있나! 어렵사리 뷰티 동영상 하나만 찍어달라는 부탁을 하니 하오가 고작 내세우는 조건은 페이스페이스 화장품을 직원가에 살 수 있게 해달라는 거다. 정말 쉬운 남자다. 소민은 통 크게 공짜로 제공해주기로 한다. 하오와 찍은 뷰티 동영상은 그야말로 떡상을 했다.

 

하지만 인생이 그리 순조로울 리가. 순식간에 터진 버거의 게이설 때문에 하오는 페이스페이스 본사 정식모델 계약이 어그러지고 소민도 아예 해고되었다. 설상가상 부모님의 고깃집 한편에 환전소를 차렸던 단짝친구 유화도 갈 곳이 없다. 그럼 어떡해? 내가 나를 고용하면 되지, . 그렇게 시작된 뷰티 유튜브 크리에이터.

 

하지만 이렇게 무너질 수는 없는 청춘이잖아? 부모님의 고깃집 한편 작은 환전소에서 일생을 보내고 말 처지에 놓인 유화까지 세 사람이 모여 새롭게 의기투합한 일은 바로 뷰티 유튜버. 세상이 우리를 고용하지 않으면 내가 나를 고용한다. 1인 기업으로 새 인생을 꿈꾸기 시작한 이 시대 발랄한 청춘들의 이야기.

 

 

작가 김하율 소개

 

서울에서 태어나 단국대 문예창작학과 박사 과정을 수료했다. 2013년 실천문학 신인상으로 데뷔, 2021년 한국출판문화산업진흥원 우수출판콘텐츠로 선정된 첫 소설집 어쩌다 가족을 출간했다. SF 페미니즘 앤솔러지 우리가 먼저 가볼게요에 참여했으며 한국문화예술위원회가 주관하는 아르코 창작기금을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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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속심 기자 sisatime@hanmail.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