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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사 캠페인:책을 읽읍시다]

[책을 읽읍시다 (2032)] 누가 환유를

[책을 읽읍시다 (2032)] 누가 환유를

손영미 저 | 도서출판등 | 232 | 13,500

 

[시사타임즈 = 박속심 기자] 누가 환유를에 실린 7편의 단편들은 우선 남자와 여자의 사랑 이야기가 바탕이다. 그 사랑은 현실의 고루한 사정으로 인하여 행복한 결말을 이루지 못하나 등장인물들은 그 사랑에서 벗어나려 하지 않는다. 자기감정에 충실하고 주변인들의 시선을 도외시한다. 물론 욕망이 강하여 집착에 이를 수도 있겠으나 안타까운 것은 사랑을 바라보는 시선이 따뜻하여 연민에 휩싸이게 된다. 

 

손영미 단편집 누가 환유를 속의 인물들이 지닌 고통은 촘촘히 자리 잡은 삶의 흔적을 기억하여 비롯되는 것이다. 더 놀라운 것은 그 삶의 흔적이 결코 어느 개인의 분화된 단면이 아니라 우리 사회에서 보편적으로 공감하는 양상이기 때문이다.

 

이를 공감한다면 동시대의 고통으로 인식하고 불편한 부채의식으로 남게 된다. 소설가의 몫이 거울을 들이대는 것이라면 시대의 아픔을 거울 속에 드러내고 반사시켜 모든 이들에게 알리는 확산의 사고는 어찌 보면 선동적이다. 철저한 사실성에 근거하게 되니 리얼리즘 소설일 수밖에 없다.

 

그런 고통을 알고 있는 손영미는 이런 구조적 한계에서 벗어나기 위해 소안을 찾아낸다. 소안은 편안하고 안락하게 쉴 수 있는 곳이라는 작가의 바람과 현실에서 벗어난 대안적 공간으로, 한 여자가 한 남자를 선택하고 인생을 거는 모험의 공간이기도 하다.

 

현실로 가로지른 벽 앞에서 작가는 통곡했을지도 모른다. 거울을 짊어진 소설가의 역할은 거기까지라는 현실이 답답하여 구경꾼이었음을 고백한다. 소설가가 모두 깃발을 뽑아 들고 앞서 도로를 달리는 전위일 수는 없다. 예술인의 간절함은 작품이 지닌 반향을 기대하고 물러서 있는 것이다. 물론 가상한 용기를 내어 쉰 목소리로 열변을 토할 수도 있다. 나무랄 사람은 없다. 다만 젊은 작가 손영미의 우렁찬 소리가 계속 울리게 될 것은 이 작품집을 통해 미루어 짐작할 수 있다. 소안으로 향하는 간절함이 지나치지 않기 때문이다.

 

 

작가 손영미 소개

 

2017년 웅진문학상을 수상하고 2018 [월간문학]으로 등단했다. 2019년에는 한국콘텐츠진흥원 넥스트페어 공모전에서 642년생 궁녀 연부경, 한국소설가협회에서 2019 신예작가로 선정되었다. 2021년에는 직지소설문학상에 빛의 소멸이 당선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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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속심 기자 sisatime@hanmail.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