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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연예/북스

[책을 읽읍시다 (229)] 오늘도 두려움 없이


오늘도 두려움 없이

저자
틱낫한 지음
출판사
김영사 | 2013-04-19 출간
카테고리
시/에세이
책소개
-
가격비교


[책을 읽읍시다 (229)] 오늘도 두려움 없이

틱낫한 저 | 진우기 역 | 김영사 | 224쪽 | 12,000원

 


[시사타임즈 = 박속심 기자] 달라이 라마와 함께 살아 있는 부처로 널리 칭송받는 틱낫한의 최신작 『오늘도 두려움 없이』가 출간됐다. 그런데 아흔을 눈앞에 둔 이 노스승의 목소리는 연륜만큼 차분하고 친절하다. 그는 높은 자리에 올라앉지 않고, 매일매일 두려움과 불안에 떨고 있는 우리 곁에 바짝 다가와 함께 걸으며 나지막한 목소리로 어떻게 살아야 하는지 들려준다. 정치적 탄압으로 조국 베트남을 떠나 프랑스로 망명할 수밖에 없던 개인적 상흔과, 칠십 년간 수행자로 살아오며 깨달은 인생에 대한 깊은 통찰이 더해져서 강물처럼 고요하게 우리를 이끄는 치유서 같은 책이다.

 

바쁘고 복잡한 현대를 사는 우리에게 진정 필요한 것은 무엇일까? 지난 일주일 동안 아침에 일어나 학교나 회사에 갔다가 밤늦게 집에 들어와 잠이 들 때까지, 내가 어떻게 살고 있는지 깊이 자각한 시간이 얼마나 되는가. 우리 대부분은 시간에 떠밀려 살고 있다. 그래서 일상 속 감정에서 한 발 떨어져 자신의 내면을 들여다보고 수많은 고통과 두려움, 불안을 객관적으로 바라보지 못한다. 어른이 되었지만 여전히 마음속에는 어린아이가 숨어 살고 있다. 그 마음속 어린아이는 일상에서 접하는 불안과 두려움에 떨고 있다. 현대인들에게 공황장애나 불안증, 대인기피증 등이 만연하는 것은 이런 이유가 한몫을 한다.

 

틱낫한은 인간에게 가장 큰 두려움인 죽음에 대해서 말한다. 태어났기에 늙고, 병들고, 죽는 것을 피할 수 없다. 그렇다면 그 죽음 뒤에 우리의 존재는 완전히 소멸하는 것일까? 다양한 종교는 그에 대해서 각자의 답을 가지고 있다. 틱낫한은 죽음은 이번 생에서 다른 생으로 넘어가는 문일 뿐 완전한 소멸은 없다고 한다. 존재가 영원히 사라진다는 두려움은 현재 삶에서 부정적인 모습으로 나타날 수도 있다. 하지만 생이 연결돼 있다는 사실, 형태만 다를 뿐 우리는 계속 이어져 있다는 것을 자각하고 받아들인다면 죽음조차 두렵지가 않고, 삶을 열심히 살 수 있는 동력이 된다.

 

『오늘도 두려움 없이』는 두려움을 떨쳐내기 위한 구체적인 수행법과 게송, 진언 등도 소개한다. 그런데 틱낫한이 소개하는 수행법은 어렵지 않다. 이게 종교적 진언인가 싶을 만큼 일상적이다. 일반인들도 쉽게 따라할 수 있도록 일상적인 언어를 사용하여 편하게 읽고 느낄 수 있도록 한다.

 

꼭 앉아서 좌선을 할 필요도 없다. 호흡에만 집중을 해도, 좋은 감정, 두려움, 기쁜 감정 등을 단계적으로 알아차리기만 해도. 또 수행공동체 사람들과 함께 걷기명상을 해도 평화로움의 집단 에너지가 생성되고 이 에너지가 우리의 감정을 어루만질 수 있다.

 

어쩌면 가장 소중한 깨달음은 높고 어려운 것이 아닐지도 모른다. 일상의 하루하루를 따뜻한 마음으로 살며 나 혼자가 아니라 우리가 함께 두려움과 불안에서 자유로워지기 위해 노력하는 것. 이 단순한 진리가 삶의 진정한 행복을 찾는 길이라고 칠십 해를 수행자로 살아온 노스승은 힘주어 말하고 있다.

 

 

작가 틱낫한 소개

 

깨어 있는 삶에 대한 명징한 가르침으로 우리에게 깊은 감동을 전달하는 틱낫한 스님. 사람들은 그를 '태이Thay'라고 부른다. '스승, 스님'이란 뜻의 이 베트남어가 그를 가리킬 때는 우리 시대의 영적 지도자에 대한 한없는 존경과 사랑의 표현이 된다. 스님은 일 년의 절반 이상을 여행한다. 고통받는 사람이 있는 곳이라면 어디든지 찾아가 불교의 자비를 실천하고 있다.

 

법명은 석일행(釋一行)으로, 1926년 베트남 중부의 행정관료 집안에서 태어났다. 우연히 사진 속의 평화로운 스님의 모습을 보고 그처럼 평화로워지기 위해 16살 때인 1942년 선불교에 입문해 승려가 되었다. 이후 불교사상의 사회적 실천을 강조하면서 "모든 불교는 삶에 참여한다"는 참여불교(engaged Buddihsm) 운동을 주창하고, 민중의 고통을 덜어 주는 실천적 사회운동을 펼쳤다.

 

1961년 미국으로 건너가 프린스턴 대학교·컬럼비아대학교에서 비교종교학을 강의하였다. 베트남전쟁 때는 미국 각지를 순회하며 반전평화운동을 전개하고, 전쟁 난민을 돕기 위한 사회청년봉사학교를 열어 계속 봉사활동을 하였다. 이러한 활동으로 1967년 노벨평화상 후보로 추천 받았으나, 불교 평화 활동으로 인해 베트남 정부에 의해 귀국 금지 조치를 당한 뒤, 1973년 프랑스로 망명하였다.

 

이어 베트남전쟁 후 프랑스로 들어오는 보트피플을 위해 수용소를 세워 봉사활동을 하였고, 1975년 파리 근교에 '스위트 포테이토'를, 1982년 보르도에 '플럼 빌리지(Plum village)'를 각각 세우고 명상 공동체 활동을 통해 세계 각국의 비구·비구니들과 평화 및 참여불교 운동을 전개하였다. 1990년에는 미국 버몬트주(州)에 승원(僧院) '단풍림'과 수행원 '그린 마운틴'을 설립하고, 이후 프랑스·미국을 비롯해 세계 각국을 오가며 계속 강연 및 저술 활동을 하였다.

 

틱낫한 스님은 일찍부터 이 시대가 요구하는 종교의 새로운 비전을 제시해왔다. 1980년대 초에 그가 세운 플럼빌리지는 종교와 종파를 넘어 모든 종교인이 함께 수행하는 공동체다. 플럼빌리지에서는 기독교와 불교, 비구와 비구니, 인종과 계층의 차별이 없다. 대화와 관용으로 서로의 가르침을 수용하고, 현대인의 삶에서 종교가 이바지할 수 있는 발전적 방향을 모색한다. 또한 상즉종(Order of Interbeing, 접현종이라고도 한다)을 창시하였고, 연기(緣起)를 번역한 Interbeing이라는 단어를 만들었다.

 

어떤 종교를 믿건 간에, 그 신의 이름이 무엇이건 간에, 힘든 일이 닥치면 누구나 그것을 뛰어넘길 바란다. 자신의 몸이 아플 때나 사랑하는 이가 고통 속에 있을 때, 자신이 속한 공동체가 어려운 상황에 처했을 때, 우리는 어떤 초월적인 존재를 향해 그것을 해결해달라고 염원한다. 이것을 우리는 '기도'라고 부른다.

 

침묵을 통해서든, 찬송가나 명상을 통해서든, 그것이 진정한 기도일 때 우리는 자신보다 위대한 어떤 존재와 만나게 된다. 그는 종교와 종파, 종교인과 비종교인의 구분을 넘어 마음의 평화를 찾는 모든 현대인에게 진정한 기도의 의미를 되짚게 한다. 그리고 살아 있는 지금 이 순간 행복을 경험할 수 있도록 안내한다.

 

불교의 명상법을 일상 생활과 접목해 쉽고 재미있게 풀어 쓴 80여 권의 저서를 출간해 일명 '평화를 노래하는 살아 있는 부처'로 불리며, 그 외에 '참여불교의 주창자', '세계적인 불교 지도자', '인류의 영적 스승' 등 여러 별칭으로 불린다. 1995년과 2003년 두 번에 걸쳐 한국을 방문하였다.

 

대표적인 저서에는 『귀향』, 『마음에는 평화 얼굴에는 미소』, 『틱낫한의 평화로움』, 『거기서 그것과 하나 되시게』, 『화』, 『틱낫한의 사랑법』, 『틱낫한의 마음 한가운데 서서』,『엄마』, 『틱낫한의 행복』,『오늘도 두려움 없이』,『틱낫한 스님의 마음 정원 가꾸기』등이 있다.

 

박속심 기자(sisatime@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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