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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사 캠페인:책을 읽읍시다]

[책을 읽읍시다 (494)] 명화의 거짓말 성서편



명화의 거짓말: 성서 편

저자
나카노 교코 지음
출판사
북폴리오 | 2014-05-22 출간
카테고리
예술/대중문화
책소개
권위와 편견을 버려라, 그리고 즐겨라! 도발적인 호기심과 흥미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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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을 읽읍시다 (494)] 명화의 거짓말 성서편

나카노 교코 저/이연식 역 | 북폴리오 | 260쪽 | 14,000원



[시사타임즈 = 박속심 기자] '무서운 그림' 시리즈의 저자 나카노 교코 교수의 매혹적인 명화 해설서이다. 그리스신화을 다룬 명화를 소개한 첫 번째 편에 이어 이번에는 그리스신화와 함께 서양 문화의 기저를 이루는 영원한 베스트셀러, 성서를 주제로 한 명화에 초점을 맞추었다. 천지 창조, 아담과 이브, 카인과 아벨 이야기를 담은 구약에서부터 수태고지와 세례자 요한, 예수의 십자가 처형과 최후의 만찬 등을 다룬 신약 이야기를 주제로 한 명화를 훑으며 성서의 주요 에피소드를 흥미진진하게 소개한다.


성서는 서양 예술의 단골 주제였기 때문에 명화의 태반이 여기에 속한다. 역사상 중요한 명화를 감상하면서 성서의 지식도 얻을 수 있다니 두 마리의 토끼를 잡을 수 있는 교양서가 아닐 수 없다. 하지만 한편으로 이런 생각도 든다. ‘명화’만 해도 어렵게 느껴지는데 ‘성서’를 주제로 한 명화라니 부담감이 만만치 않다. 명화의 거짓말은 이처럼 주춤거리는 독자들을 위해 탄생한 시리즈다. 권위와 격식을 사정없이 무시하고 감히 이해하기 어려운 심오한 메시지로 가득 찼을 거라는 명화에 씌워진 오해(?)들을 해소하는데 주력한다. 저자는 영상이 없던 시절 미술이 그 역할을 했던 것처럼 엔터테인먼트로서 자유롭게 즐기기를 권한다.


성서 편은 구약성서와 신약성서, 두 가지 파트로 나누어 각각의 성서에 등장하는 주요 에피소드를 하나씩 훑고 이를 주제로 한 거장들의 대표작들을 소개한다. 여기까지는 유사 책들과 크게 다를 바 없다. 하지만 나카노 교코라는 저자의 개성이 이 책을 전혀 새로운 콘셉트의 미술서로 바꿔 놓는다.


우선 선정된 그림들은 단순히 유명한 작품이 아니라 상상력을 자극한다거나 숨겨진 사연들이 있어 흥미롭다. 예를 들어 유대를 침략하러 온 아시리아 군의 적장 홀로페르네스의 목을 벤 유대의 여인 유딧 이야기를 다룬 챕터에 나오는 알로리의 「홀로페르네스의 머리를 들고 있는 유딧」은 알로리 자신과 그의 연인 얼굴을 그려 넣은 것으로 당시 알로리가 그녀에게 흠뻑 빠져 많은 돈을 날렸다는 자조적인 사연이 숨어 있다. 게다가 그다음 페이지에는 삼백안의 눈을 번뜩이는 늠름한 유딧을 표현한 여성 화가 젠틸레스키의 그림이 등장해 남성과 여성의 시각 차를 비교하는 재미까지 쏠쏠하다.


그런가 하면 아기 예수의 탄생 에피소드를 다룬 보티첼리의 「동방박사의 경배」는 등장 인물들이 화가의 후원자들로 채워져 있다. 마치 유명인과의 기념 촬영을 위해 타임슬립을 한 것처럼. 또한 균형미가 돋보이는 벨라스케스의 책형도와 함께 십자가에 매달린 예수가 본 풍경을 그린 제임스 티소의 작품은 예수의 처형이라는 주제를 역발상으로 다루어 신선한 충격을 준다.


이야기에 빠져들다 보면 그림이 다시 보인다. 성서의 내용도 새롭게 다가온다. 스토리텔링은 매력을 만든다. 똑같이 생긴 사과라도 태풍에도 떨어지지 않았다는 ‘합격 사과’가 많이 팔리는 것처럼, 거침없고 흥미진진한 스토리텔링에 명화는 한층 더 매력적인 모습으로 다가온다.



작가 나카노 교코 소개


와세다 대학에서 독일 문학과 서양 문화사를 강의하고 있으며 다양한 저술 활동을 하고 있다. 『나는 꽃과 나비를 그린다 ― 바로크 시대의 곤충화가 메리안의 일생』『무서운 그림 1․2․3』『무서운 그림으로 인간을 읽다』『잔혹한 왕과 가련한 왕비』『명화의 거짓말 - 그리스신화 편』등을 썼다. 서양 역사와 영화, 미술, 오페라, 뮤지컬 등 문화 전반을 종횡무진하는 독특한 시각의 미술 읽기로 많은 팬들을 보유하고 있다.


‘명화의 거짓말’ 시리즈는 서양 문화의 기저를 이루고 있는 고전이자 숱한 명화의 주제가 되어온 ‘그리스신화’에 이어 이번에는 ‘성서 이야기’를 다룬다. 역사는 물론, 영화, 광고, 뮤지컬 등 광범위한 문화적 지식을 곁들인 도발적인 질문과 해석을 통해 명화에 씌워진 엄숙하고 권위적인 이미지를 벗겨내고 독자들의 자유롭고 풍부한 감상을 유도한다.


박속심 기자(sisatime@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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