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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사 캠페인:책을 읽읍시다]

[책을 읽읍시다 (515)] 최후의 인간(전2권)



최후의 인간 .1

저자
메리 셸리 지음
출판사
아고라 | 2014-07-10 출간
카테고리
소설
책소개
『프랑켄슈타인』의 작가, 메리 셸리가 쓴 최초의 종말 문학 국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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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을 읽읍시다 (515)] 최후의 인간(전2권)

메리 셸리 저 | 김하나 역 | 아고라 | 416쪽 | 13,800원



[시사타임즈 = 박속심 기자] 『프랑켄슈타인』의 저자인 메리 셸리의 또 하나의 대표작 『최후의 인간』(전2권)이 출간됐다. 『프랑켄슈타인』이 최초의 공상과학소설이라면 국내에 처음으로 소개되는 이 책 『최후의 인간』은 세계 문학사상 최초의 종말 문학이라 할 수 있다.


21세기 후반의 가상 세계에서 원인과 감염 경로도 알 수 없고, 따라서 치료법도 없는 전염병이 발생해 사람들이 하나둘 죽어나가기 시작한다. 가족과 동료를 모두 잃고 그 자신도 전염병에 걸렸다가 구사일생으로 살아난다. 그 후 인간이 모두 사라진 세상에 홀로 남게 된 한 남자의 이야기를 그린 이 작품은 인간 멸종 또는 지구 종말을 다루는 ‘종말 문학’이라는 장르를 개척했다.


‘우리의 본성이 가지는 불가사의한 부분’을 다루고자 이 책을 쓰게 됐다는 저자 메리 셸리는 그리스 비극과 영국 낭만주의 문학의 전통 위에 괴기소설의 요소를 결합해, 종말 앞에 선 인간의 고독과 광기를 우아하면서도 충격적이고 환상적이면서도 현실적인 소설로 그려냈다. 그후 아서 C. 클라크와 스티븐 킹 등 거장들의 작품들부터 『나는 전설이다』『눈 먼 자들의 도시』『로드』 등 인류의 멸종과 파괴를 배경으로 하여 창작된 수많은 소설과 영화 들이 바로 이 작품에 뿌리를 두고 있다.


군주제에서 공화제로 바뀐 2073년 이후의 영국을 무대로 한 이 소설에는 전(前)국왕의 아들이자 인류 전체의 평화로운 유대와 유토피아 건설을 꿈꾸는 에이드리언과 그의 여동생 아이드리스, 전쟁 영웅으로서 세계 정복까지 꿈꾸는 야심가 레이먼드, 고아 양치기 출신으로 에이드리언의 호의를 입어 그의 곁을 지키게 되는 라이오넬과 퍼디타 남매, 그리스의 공주였으나 빈민으로 전락하게 되는 에바드네가 주요 인물로 등장한다. 이 여섯 남녀의 서로 엇갈린 사랑과 야망, 성장담이 작품의 전반부를 채우며, 후반부에서는 불치의 전염병이 이 모든 것을 무의미하게 만들자 지구 어딘가 ‘전염병이 닿지 못할 곳’을 찾아 도망치는 과정이 펼쳐진다.


전염을 피해 이들은 필사적으로 도망치지만 죽음의 신은 언제나 그들보다 한 발 빠르게 도착하고 차례차례 다가오는 죽음은 멈추지 않는다. 자신이 언제 죽을지 모르는 암담함 속에서 사람들은 악랄하고 이기적인 본성과 광기를 드러낸다. 또한 사이비 종교에 매달리며 극도의 절망과 실의 때문에 전염이 되기도 전에 죽어버리기까지 한다. 결국 모두가 죽고 화자인 라이오넬 혼자 남게 된다.


저자 메리 셸리는 스물다섯 살에 남편을 잃고 절친했던 바이런마저 죽었다는 소식을 들은 후 이 작품을 완성했다. 이 책은 삶의 동반자들을 모두 잃고 홀로 살아남은 자의 슬픔을 소설로 재현해낸 것이라 할 수 있다. 또한 자기만의 방식대로 유토피아 건설을 바라던 주인공들의 꿈이 정체 모를 전염병에 의해 좌절되는 과정을 그린 이 작품은 프랑스혁명 이후의 당대 사회 현실에서 이성주의와 진보주의에 대해 의문을 던지고 있기도 하다. 이 책을 통해 저자는 ‘자연보다 인간이 우위에 설 수 있는가?’, ‘완벽한 사회란 존재할 수 있는가?’라는 질문을 던진다. 이 질문은 현재의 우리에게도 여전히 유효할 것이다.



작가 메리 셸리 소개


1797년 영국 런던에서 급진 정치사상가인 윌리엄 고드윈과 『여성의 권리 옹호』의 저자로 유명한 여성주의자 메리 울스턴크래프트 사이에서 태어났다. 생후 며칠 만에 어머니가 사망하자 아버지는 재혼했고, 부녀의 돈독한 유대 관계를 질시했던 계모 때문에 어린 메리는 제대로 된 교육을 받지 못했다. 대신 아버지의 서재에서 무수히 많은 장서를 독파했고, 당대 최고 사상가들과 아버지가 함께 나누는 대화를 어깨너머로 들으며 지적 허기를 채워나갔다.


열다섯 살에 아버지의 제자 퍼시 비시 셸리를 처음 만나, 2년 후 결혼생활에 환멸을 느끼던 그와 함께 프랑스로 사랑의 도피를 감행했다. 이후 가난과 낭만으로 점철된 유랑생활이 8년 동안 이어졌다. 1816년 시인 바이런 경, 의사 존 폴리도리, 남편 셸리와 모인 자리에서 괴담을 하나씩 짓기로 약속해 ‘무서운 이야기’를 쓰기 시작했고, 1818년에 『프랑켄슈타인』이라는 작품으로 출간됐다.


다섯 명의 자녀를 낳았으나 그중 넷이 일찍 사망하는 불운을 겪었고, 1822년 남편마저 익사하자 셸리는 자책감으로 우울증에 시달렸다. 1826년 퍼시 비시 셸리의 초상이라 할 수 있는 소설 『마지막 남자』를 출간했다. 여러 남성 작가들의 구애를 받았지만 아버지와 아들을 돌보며 독신생활을 고수했다. 이후 『로도어』 『포크너』 등 여러 소설과 여행기를 출간했다. 1848년 발병한 뇌종양으로 인해 1851년 53세의 나이로 부모와 함께 묻어달라는 유언을 남기고 사망했다.


과학기술이 야기하는 사회 문제를 다룬 최초의 소설 『프랑켄슈타인』은 아이작 아시모프의 『아이, 로봇』, 카렐 차페크의 『R. U. R.』 등 과학소설은 물론, 「블레이드 러너」 「터미네이터」 등 널리 알려진 과학영화에 지대한 영향을 미쳤다. 나사못이 관자놀이에 박힌 괴물의 강렬한 시각적 이미지는 20세기 대중문화사에서 무한히 재생산되며 『프랑켄슈타인』을 오늘날 세계에서 가장 유명한 공포소설 중 하나로 만들었다.


박속심 기자(sisatime@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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