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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사 캠페인:책을 읽읍시다]

[책을 읽읍시다 (53)] 나는 게이라서 행복하다

김조광수·김도혜 공저 | 알마 | 316쪽 | 16,500원

 

[시사타임즈 = 한민우 기자] 해방 이후 보수적인 기독교 근본주의는 한국 사회의 정치와 경제 그리고 문화에 깊이 스며들어 영향력을 행사해왔다. 이러한 분위기가 사회 전반에 뿌리내리고 있는 상황에서 한국의 성 소수자들은 죄악시됐고 경멸의 대상이었다. 이러한 상황에서 2000년을 전후로 트랜스젠더 ‘하리수’의 등장과 ‘홍석천’의 커밍아웃은 그야말로 한국 사회에 큰 충격을 줬다. 음지에서 양지로 성 소수자들이 고개를 내밀기 시작한 것이다. 그리고 그 연장선상에 김조광수가 있었다.

 

밝고 즐거운 게이 김조광수는 상업영화와 독립영화를 넘나드는 성공한 제작자이자 데뷔한 지 얼마 안 된 영화감독으로, 자신이 가진 사회적 영향력을 통해 우리 사회의 성 소수자들에게 희망의 메시지를 전한다.

 

김조광수만큼 확고한 철학과 당당함을 가지고 성 소수자로 살아가는 영향력 있는 사람이 한국 사회에 또 있을까? 이것이 바로 우리가 김조광수에 주목해야만 하는 이유다. 제작자로서 그리고 감독으로서 그는 어떤 길을 걸어왔을까? 사회적 커밍아웃 이후 성 소수자 인권운동을 주도하면서 그는 무엇을 꿈꾸고 있는 걸까?

 

한양대 연극영화과의 한 교수가 자신의 제자 중 절대로 영화를 할 수 없는 세 사람이 있는데 그중 한 명이 김조광수였다고 말할 만큼 학창 시절 그는 영화에는 관심 없는 골수 운동권 학생이었다. 졸업 후 '운동의 길'에서 우연히 '영화의 길'로 접어든 그는 그때의 경험과 가치관을 토대로 지금 자신이 서 있는 현장을 비롯해 사회의 모든 차별과 불의에 항거하는 자리에 반드시 연대한다.

 

성 정체성을 놓고 고민하며 힘겨운 학창 시절을 보낸 김조광수는 누구보다도 그들의 고민과 아픔을 잘 알고 있다. 김조광수는 이제 그들에게 희망을 주는 사람이다. 그는 우리 사회가 가지고 있는 편견에 맞서 싸우며 행복을 추구한다.

 

김조광수는 이 책을 통해 우울한 사춘기를 보내고 있을 청소년들과 성 소수자들에게 희망을 심어준다. "이렇게 부족한 것이 많은 나도 꿈을 꾸고 또 그것을 이뤄가며 사는데, 나보다 나은 조건에 있는 사람들, 바로 이 책을 읽는 독자들이 꿈을 꾸지 못할 이유가 없고 꿈을 이루지 못할 이유 또한 없다. 그러니 나를 빗대어 생각해보라. 그리고 꿈을 꾸라."

 

 

작가 김조광수 소개

 

김조광수는 1965년 서울에서 태어났다. 한양대학교 연극영화과를 10년 동안 다녔지만 학과 공부는 팽개치고 학생운동만 열심히 했다. 1998년 청년필름을 만들어 창립작 「해피 엔드」로 칸영화제에 입성했지만 그 후에 만든 주옥같은 예술영화들, 「와니와 준하」 「질투는 나의 힘」 등은 줄줄이 흥행에 실패해 그는 충무로에서 가장 돈 없고 빚만 많은 제작자가 되었다. 하지만 ‘무슨 일이든 지치지 않고 될 때까지 계속한다’는 그의 열정과 투지는 결국 결실을 맺었다. 「분홍신」과 「올드미스다이어리」로 기획력을 보여주었고 지난해 「조선명탐정」과 「의뢰인」으로 700만이 넘는 관객을 기록해 청년필름 대표로서 그리고 제작자로서의 능력을 확인시켜주었다.

 

2006년 사회적으로 커밍아웃한 그는 성 소수자 인권운동에 앞장서서 활동하고 있는데, 무엇보다 청소년 성 소수자들의 아픔을 덜어주는 일에 관심이 크다. 텔레비전 토론 프로그램에 나가거나 퀴어 퍼레이드에서 사회를 보는 것도, 공개적으로 결혼식을 하겠다고 선언한 것도 다 그 때문이다.

 

2008년에 단편 「소년, 소년을 만나다」를 만들며 영화감독이 되었고, 2012년 6월 그의 첫 장편영화 「두 번의 결혼식과 한 번의 장례식」이 관객을 만난다. 동성애자이기 때문에 퀴어영화를 만들고 성 소수자 인권운동에 도움이 될 수 있어 행복하다는 그는 암스테르담 게이&레즈비언영화제 관객상, 믹스브라질영화제 감독상, 환경재단 ‘2011 세상을 밝게 만든 사람들’상 등을 수상했다. 닫기

 

작가 김도혜 소개

 

1966년 겨울 서울 인사동에서 태어났다. 고려대학교에서 불문학을, 성신여대에서 서양미술사를, NYU에서 매체이론과 영화 제작을 공부했다. 강제규필름 해외 마케팅 실장으로 「쉬리」 「은행나무 침대」 등의 해외 세일즈를 했고, 고려대학교 영문과에서 ‘문학과 영화’를 강의했다. 부천국제판타스틱영화제 프로그래머, 리얼판타스틱영화제 프로그래머, 영화 「분홍신」 프로듀서, 청년필름 제작본부장 등으로 일했고, 영화사 ‘탄탄 프로젝트’를 설립했다. 재미있는 것을 만들어 사람들과 함께 즐기는 것을 좋아해서 대학 시절부터 신문을, 그다음에는 영화를 만들었다. 식당과 카페의 메뉴를 기획했고, 맛있는 음식과 그것을 담는 도자기 그릇들을 만들었다. 새로 시작한 책 만들기의 즐거움도 누리고 있다.

 

한민우 기자(sisatime@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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