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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사 캠페인:책을 읽읍시다]

[책을 읽읍시다 (664)] 광대 달문

 

광대 달문

저자
김영주 지음
출판사
문학과지성사 | 2015-02-27 출간
카테고리
아동
책소개
"달문 아저씨 최고다!"못생긴 외모 뒤에 감추어진 따뜻한 품성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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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을 읽읍시다 (664)] 광대 달문  

김영주 글 | 홍선주 그림 | 문학과지성사 | 203쪽 | 9,500원

 

 

 

[시사타임즈 = 박속심 기자] 『광대 달문』은 조선 후기 실존 인물이었던 거지 출신 광대 ‘달문’의 초라하지만 의미 있는 삶을 역사적 배경을 토대로 그려 낸 작품이다. 작가는 양반도 아니고 평민도 아닌, 천대 받던 광대 달문의 이야기를 통해 비록 보잘것없는 외모와 신분을 가졌지만 누구보다 값어치 있는 인생을 살아낸 주인공이 보여 주는 배려와 상생, 더불어 사는 사회의 의미를 되짚어 보게 한다.

 

달문은 조선 후기 청계천변에 움막을 짓고 살던 거지의 우두머리이자 광대 패의 수장이었다. 거지임에도 의롭고 선한 행실로 많은 사람들의 존경과 신뢰를 받았는데, 그럼에도 그 추악한 외모는 보는 사람마다 혀를 내두를 정도였다. “저어기, 입이 유독 큰 녀석 보이지? 얼마나 큰지 주먹 두 개가 들락날락할 정도라잖아.” 한쪽으로 삐뚤어진 입이 어찌나 큰지 얼굴의 반이 입인 것 같고, 째진 눈도 가관이었는데 눈자위가 잔뜩 짓무른 데다 눈곱까지 끼어 있어 볼썽사납기 그지없었다. 하지만 자신의 약점으로 여겨질 수 있는 못난 외모에 주눅 들지 않고 오히려 자신의 재주로 많은 사람들에게 기쁨을 주는 것을 인생의 가장 큰 낙으로 삼았다.

 

비천하기 이를 데 없는 거지이자 광대인 달문은 순수하고 거짓 없는 마음으로 양반이나 평민에게 차별을 두지 않고 그의 광대 재주를 펼치면서 인간은 누구나 똑같다는 것을 강조하며 권모술수와 불의가 판치던 당시의 양반 사회를 은근히 풍자하고 있다. 잘난 양반이나 평민이나 거지 할 것 없이 모두 달문의 광대 재주를 보고 싶어 하고, 또 달문의 연희로 위로를 받았으니 달문은 그 어느 유명한 사람 부럽지 않은 삶을 살았을 것이다.

 

떠들썩한 한양의 운종가에 달문이 나타나면 거리는 더욱 활기를 띤다. 달문을 두고 꼬마를 놀리던 아이들도, 시비가 붙은 보부상들도 달문의 재치 있는 중재에 이내 싸움을 멈추고 얼굴 가득 웃음을 짓게 된다. “자, 자, 이이 말이 맞다고 생각하는 분들은 금 이쪽으로 서 주십시오. 아니다, 저이 말이 맞다고 생각하는 사람은 저쪽으로 서시고요.” 게다가 달문은 사람들을 즐겁게 해 주기 위해 덩실덩실 춤사위를 마다하지 않았다.

 

달문은 자신의 처지가 비루함에도 자신보다는 늘 남을 먼저 생각하고 섬기는 인생을 살았다. 청계천변의 거지 우두머리로 있다가 모함을 받고 쫓겨났을 때도 억울해 하기보다는 불쌍하게 굶어 죽은 어린아이의 무덤을 만들어 주고, 갈 곳 없는 고아들을 거두어 먹을 것과 입을 것을 함께 나누었다. 인삼 도둑으로 누명을 쓸 뻔했을 때도 뛰어난 지혜로 신의와 우정을 동시에 지켰다. 또한 어느 연희꾼에도 뒤지지 않는 춤과 연주 솜씨로 광대로서의 명성도 자자했다. 어느 곳을 가든 남녀노소, 귀천존비 가리지 않고 달문과 아이들을 환영하며 그들이 펼치는 놀이판을 보며 각각 짊어진 삶의 고단함을 잠시나마 내려놓았다.

 

추한 외모나 천한 신분에 굴하지 않고 오히려 자신이 가진 것에 감사하고 그것을 통해 사람들에게 기쁨을 주었던 광대 달문의 이야기를 통해 인생에서 가장 중요한 가치는 무엇인지, 삶을 풍성하게 만드는 것은 과연 물질적인 것에 있는지 생각해 보게 된다.

 

 

작가 소개

 

 

글 : 김영주

 

1959년 서울에서 태어나 건국대 대학원 화학과를 졸업했다. 2003년 『문학사상』 신인상을 받으며 등단하였고, 2010년과 2013년에 서울문화재단 창작기금을 받았다. 작품으로 장편소설 『떠다니는 사람들』 『자산 정약전』 『책쾌』와 소설집 『세렝게티 소시지 나무』, 공저 『못다 이룬 꿈도 아름답다』가 있으며 동화 『선생님, 길이 사라졌어요』 『순이』 『빨간수염 연대기』 『운영전』 『가나 오투암의 여왕 페기린 바텔스』 등이 있다.

 

 

그림 : 홍선주

 

어린 시절 동화책 속의 그림부터 확인하며 책을 읽다가 일러스트레이터가 되었다. 1998년 서울 일러스트레이션전, 2000년 출판미술협회 공모전에서 공모전 동화 부문 은상을 수상했다. 요즘은 전통 문화와 옛 사람들의 일상에 관심이 많아서 그런 분야의 글들을 그림으로 그리게 될 때 아주 행복함을 느낀다.작품으로는 『콩중이 팥중이』, 『시금새금 마을의 로링야』, 『슬기둥 덩뜰당뜰 저 소리 들어 보오』, 『초정리 편지』, 『퉁소 소리와 용』, 『박씨 부인전』, 『금자를 찾아서』, 『진휘 바이러스』, 『세상을 구한 활』, 『공주도 똥을 눈다』, 『흰 산 도로랑』,『임금님의 집 창덕궁』,『성균관』,『네 편이 되어 줄게』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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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속심 기자 sisatime@hanmail.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