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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사 캠페인:책을 읽읍시다]

[책을 읽읍시다 (783)] 아무 일 없는 것처럼

 

아무 일 없는 것처럼

저자
설레다 글그림 지음
출판사
알에이치코리아 | 2015-09-23 출간
카테고리
시/에세이
책소개
아무 일 없지 않지만 아무 일 없는 것처럼 오늘도 만원 지하철에...
가격비교

 
[책을 읽읍시다 (783)] 아무 일 없는 것처럼

설레다 글그림 | 알에이치코리아(RHK) | 268쪽 | 13,000원



 

[시사타임즈 = 박속심 기자] 직장인으로 살다 보면 살기 위해 일하는 건지, 일하기 위해 사는 건지 헷갈릴 때가 있다. 분명 더 잘 먹고 잘 살려고 일하는 건데 아무리 해도 해도 끝나지 않는 일 때문에 야근을 하고 ‘그게 사회생활 잘하는 거’라는 말 때문에 회식에 억지로 참여한 뒤 늦은 밤 막차에 오르면 ‘이렇게 살아도 되나’하는 회의감이 느껴질 때도 있다. 그런 순간이면 나만 그렇게 사는 게 아닌 걸 알지만 문득 구슬픈 느낌이 든다.


『아무 일 없는 것처럼』은 이렇게 하루하루 ‘버텨내는’ 직장인들의 삶을 가감 없이 그린다. 그래서인지 아이들을 위해 발바닥이 부르트도록 뛰어다녀도 실적 한 건 올리지 못하는 동료 발대리의 모습이나, 상사의 히스테리에 제대로 깨지고 클라이언트에게 말도 안 되는 요구를 받는데도 참아내는 설대리의 모습을 보면 마치 내 이야기를 보는 것 같아 마음 한 편에 잔잔한 파동이 일어난다.


그 때마다 이 책은 옥상 위에서 커피 한잔과 담배 한 대를 나누며 말없이 등을 토닥이던 동료 같은 느낌을 준다. 아무 말 못하고 지친 마음을 곱씹는 나에게 괜찮다, 잘해내고 있다고 말하는 친구 말이다. 나아가 차마 ‘짤릴까봐’ 입 밖에 꺼내지 못하고 마음속으로 무수히 삭혀야 했던 순간들을 끄집어 내 통쾌한 한 방을 날리는 설대리의 모습을 보며 대리만족을 느끼기도 한다.


물론 이 책이 언제나 힘들고 어려운 직장인의 모습만 보여 주는 것은 아니다. 많은 직장인들을 움직이게 하는 힘은 진행하던 프로젝트가 성공적으로 끝나고 ‘수고했다’는 상사의 말 한마디에 가뭄 속 자라난 새싹을 보듯 피어나는 성취감이다. 더 나은 사람이 되고 싶다는 열망도 마찬가지다. 그런 회사생활의 원동력을 재치 있는 표현으로 표현한 대목이 있기에 설대리의 파란만장한 오피스 라이프에 웃고 울며 공감할 수 있는 것이다.


이렇듯 『아무 일 없는 것처럼』은 가족을 위해 힘든 회사 생활을 견딘 가장에게, 오늘도 성공이라는 꿈을 향해 달려간 신입사원에게, 힘들고 짜증나는 순간에도 묵묵히 자신의 자리를 지키며 임무를 완수한 이 땅의 수많은 직장인들에게 격려와 응원의 박수를 보낸다.



작가 설레다(최민정) 소개


‘고통은 그림으로 전해질 때 조금씩 날아간다’고 믿는 미술 심리 치료사이자 일러스트레이터. 일하기 위해 사는 건지, 살기 위해 일하는 건지 알 수 없어서 잘 다니던 직장을 때려치고 가장 우울했던 시기에 기약 없는 설렘을 바라며 포스트잇에 그림을 그리기 시작했다.


전작 『내 마음 다치지 않게』가 노란 포스트잇에 그려진 일상의 이야기였다면 이번 『아무 일 없는 것처럼』은 파란 포스트잇에 담은 직장인의 이야기로, 3년차 직장인 설대리의 짜증과 눈물, 분노와 기쁨은 많은 사람들에게 공감을 얻으며 사랑 받았다. 설대리가 때로는 어깨를 토닥여 줄 믿음직한 동료가, 또 한편으로는 꽉 막힌 속을 풀어 줄 뒷담화의 대상이 되어 주길 바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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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속심 기자 sisatime@hanmail.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