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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사 캠페인:책을 읽읍시다]

[책을 읽읍시다 (856)] 더스티 블루 : 카엘 탈라스의 진실

[책을 읽읍시다 (856)] 더스티 블루 : 카엘 탈라스의 진실

제니페르 D. 리샤르 저 | 박명숙 역 | 문학동네 | 296쪽 | 13,000원



 

[시사타임즈 = 박속심 기자] 현재 프랑스에서 주목받는 젊은 작가 제니페르 D. 리샤르의 첫 장편소설 『더스티 블루―카엘 탈라스의 진실』은 어느 날 느닷없이 낯선 세계로 빠져들어 자신과 자신을 둘러싼 세계에 대한 ‘진실’을 찾아나서게 된 한 남자의 이야기다. 저자는 탁월한 상상력과 결코 예상할 수 없는 반전으로 흥미진진한 미스터리를 선보이며 한 사람의 조각난 세계를 그려 보인다.


『더스티 블루』는 재능 있는 작가를 발굴하기 위해 2006년 출판사 로베르 라퐁 사와 주간지 ‘베르시옹 페미나’가 주관한 프로그램 ‘레지당스 뒤 프르미에 로망’ 판타지 문학 부문 당선작이다. 제니페르 리샤르는 미디어 제작사에서 영상 제작에 필요한 자료를 수집하는 다큐멘털리스트로 활동하며, 독창적인 판타지와 공상과학소설을 꾸준히 집필하고 있다. 그녀는 『더스티 블루』로 화려하게 데뷔하며 박진감 넘치는 전개, 짜임새 있는 구성, 놀라운 반전으로 독자들과 문단의 찬사를 받았다. 작가의 악몽이 모티프가 된 『더스티 블루』는 주인공 라디슬라스 바랑의 현실과 환상, 자아와 타자의 경계가 무너진 세상에 대한 이야기다.


스무 살 생일 날, 동생 라즐로와 함께 친구들과 어울려 술을 마시던 라디슬라스 바랑은 동생이 없어진 사실을 알아차리고 혼자 집으로 돌아온다. 평소와 달리 빠르게 올라가는 엘리베이터, 그 안에 감도는 낯선 냄새. 집에 도착한 그는 생전 처음 보는 노인들과 마주하고, 낯모르는 이웃들을 만나게 된다.


라디슬라스가 엘리베이터를 타고 빠져들어간 낯선 세계는 일 년이라는 시간이 흘러 있었고, 모든 것이 달라졌지만 전혀 낯설지 않았다. 간판을 바꾼 슈퍼마켓, 작은 상점들 대신 들어선 거대한 쇼핑몰. 도움을 청하기 위해 찾아간 경찰서는 ‘사회전진부’ 지부로 변해 있었고, 그곳에는 경관 대신 우울하고 칙칙한 푸른색 옷을 입은 ‘요원’이 자리하고 있었다. 라디슬라스 바랑은 곧 자신이 이 세계의 유일하고 강력한 통치 기관인 사회전진부의 핵심 인사 카엘 탈라스라는 사실을 알게 되고, 카엘 탈라스의 애인이었던 아름다운 여인 이자앗의 도움을 받아 낯선 세계와 카엘 탈라스에 대한 진실을 파헤친다.


사회전진부가 지배하는 세계는 언뜻 모두가 행복한 유토피아처럼 보인다. 하지만 그곳에서는 장애를 가진 아이는 태어나지 못하고, 노인이나 병자, 걸인, 불량배는 격리된 채 살아간다. 정부는 거리 곳곳에서 시민들을 감시하고, 미래를 예측하는 프로그램으로 사람의 운명을 판가름하고, 행복하지 않은 사람들을 ‘꿈꾸는 방’으로 보내 죽음에 이르게 한다. 그곳에서 카엘 탈라스는 우울증 환자나 정신장애가 있는 사람들을 보호소로 보내고, ‘쓸모 있는’ 아이들을 추리는 성년 프로젝트를 추진했다. 그는 누구나 꿈꾸는 이상적 사회, 모두가 행복한 유토피아를 만들기 위해 장애물이라 생각되는 모든 것을 가차없이 제거해나가는 비이성적인 사회를 설계했다.


라디슬라스 바랑은 진실을 알아내기 위해 적극적으로 카엘 탈라스의 가면을 쓰고 사회전진부 내부로 들어간다. 그리고 그를 돕는 척하지만 음모를 꾸미는 다미앙 크뉘트와 그의 심중을 꿰뚫는 듯한 사오 렁사리 등 그를 음해하는 세력을 알게 된다. 라디슬라스 바랑은 카엘 탈라스에 대해 알아갈수록 점차 자신과 카엘 탈라스의 닮은 점을 발견한다. 동생은 어디로 사라진 것일까. 어머니에 대한 기억은 왜 없는 것일까. 끊임없는 의문과 반복되는 악몽들로 자신이 라디슬라스 바랑이 맞는지조차 의심하게 되고, 자신이 믿었던 세계마저 무너져내린다.


『더스티 블루』는 현실과 악몽, 환상과 꿈이 한데 뒤섞인 세계다. 진실을 파헤치면 파헤칠수록 현실이라고 믿었던 것들이 서서히 무너져내린다. 놀라운 반전으로 카엘 탈라스의 세계와 그에 대한 진실이 밝혀지면서 독자는 의문을 가지게 된다. 우리가 믿는 것이 과연 진실일까, 진실이 정말 존재하기는 하는 걸까. 서로를 불신한 채 가면을 쓰고 연극을 하는 사람들의 세계는 어딘지 낯설지 않다. 그 세계에서는 진실과 거짓의 경계가 모호하고, 그 구분 또한 무의미해 보인다. 작가는 카엘 탈라스의 분열된 세계를 통해 우리 사회의 진실을 보여주고, 삶과 행복, 죽음에 대한 차가운 질문을 던진다.



작가 제니페르 D. 리샤르 소개


소설가. 미디어 제작사에서 다큐멘털리스트로 활동하고 있다. 출판사 로베르 라퐁 사와 주간지 ‘베르시옹 페미나’가 재능 있는 신인 작가를 발굴하기 위해 2006년 주관한 프로그램 ‘레지당스 뒤 프르미에 로망’ 판타지 문학 부문에 당선되어, 첫 소설 『더스티 블루―카엘 탈라스의 진실』을 출간했다. 독창적이고 흥미진진한 판타지와 공상과학소설을 쓰고 있으며, 주요 작품으로 『별을 위한 레퀴엠』과 『무명 인사』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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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속심 기자 sisatime@hanmail.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