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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사 캠페인:책을 읽읍시다]

[책을 읽읍시다 (949)] 달빛 코끼리 끌어안기

[책을 읽읍시다 (949)] 달빛 코끼리 끌어안기
 

네이선 파일러 저 | 박아람 역 | 알에이치코리아(RHK) | 343쪽 | 13,800원 


 

 

[시사타임즈 = 박속심 기자] 네이선 파일러의 장편소설 『달빛 코끼리 끌어안기』. 데뷔작으로는 이례적으로 영국 최고의 권위 중 하나로 손꼽히는 코스타상 올해의 책을 수상한 작품으로 죄의식과 죽음, 그리고 그 여파에 관한 잊지 못할 강력한 이야기를 다루고 있다.


매사에 새로운 사건을 찾는 아홉 살 소년 매슈는 오랜 시간 먼 길을 달려 가족과 함께 찾아간 휴양지에서 한시라도 빨리 여기저기 들쑤셔보고 싶은 생각에 차 문을 박차고 나간다. 다운증후군을 앓던 두 살 터울의 형 사이먼을 한밤중에 깨워 남몰래 외출을 감행했던 그는 부모님이 절대 가지 말라고 당부했던 해안 절벽 길로 향했고, 그곳에서 불의의 사고로 형을 잃고 만다.


평생에 걸쳐 짊어지게 될 운명적인 사건으로 인해 아홉 살 매슈의 삶은 완전히 뒤바뀐다. 곳곳에서 형의 부재를 확인해야 했던 매슈는 점차 내면으로 파고들며 슬픔과 죄책감에 시달린다. 그렇게 10여 년의 세월이 흘러 소년은 성인의 문턱에 선 19세의 나이가 되지만 힘겨웠던 성장 과정과 마찬가지로 그의 삶은 결코 순탄치 않다. 그러던 어느 날 소년은 자신이 다른 사람들에게 두려운 존재일 수 있다는 점을 깨닫는다. 180센티미터의 큰 덩치에 이상한 행동을 일삼는 데다 결정적으로 다른 사람들은 듣지 못하는 소리, 바로 자신이 아홉 살 때 죽은 형 사이먼의 환청을 듣고 있다는 것이다.


삶에는 ‘깨알 같은 활자’들이 있다. 그가 하는 말 혹은 쓰는 글에 대해 사람들은 의심하지만 그는 바보가 아니다. 다만 죽은 형과 대화할 수 있다고 믿을 뿐이다. 이로 인해 매슈는 자신이 떠안고 살아가는 참을 수 없는 슬픔을, 부모와도 공유할 수 없던 심적 부담감을 털어놓기 시작한다. 그리고 사건의 실체가 완전히 밝혀졌을 때 매슈의 죄의식과 그로 말미암은 비극은 더욱 극명해진다.


매슈는 말한다. 자신의 삶은 ‘헬륨 풍선이 서서히 죽어가는 모습을 지켜보’는 것과 같았다고. 사람들은 저마다 자신의 상처를 안고 살아가느라 다른 사람의 마음을 가만히 들여다보고 이해하기가 어렵다. 결국 모든 일은 스스로 극복해나갈 수 있을 뿐이다. 그런 의미에서 읽는 이의 마음을 불편하게 하는 소설이지만, 동시에 우리의 삶을 날카롭고 사실적이며 감동적으로 그리고 있는 소설이기도 하다. 책장을 다 덮은 후에도 상처받고 고통으로 몸부림치는 19세 소년 가 보여줬던 순간순간의 글들은 여전히 읽은 이의 마음에 오랫동안 머물러 있을 것이다.


지난 10여 년간 영국 잉글랜드의 브리스틀 대학교에서 정신건강학 연구원으로 일하며 사람들의 보편적인 감정을 읽어왔던 작가 네이선 파일러는 2008년 어느 비 오는 봄날, 심리학 관련 학회에 참석했다가 우울한 기분에 젖어들어 귀갓길에 올랐다. 집 안 한구석에 놓여 있던 상자를 뒤적이다가 수년째 20페이지에 멈춰 있는 습작 원고를 마주하게 됐고 이날 이후 시간 나는 틈틈이 책상 위에 앉아 묵묵히 글을 이어나가던 것이 5년이 지나 마침내 한 권의 책으로 출간됐다.


읽는 이마다 ‘인간의 비극을 희극적으로 그려냈다’, ‘슬픔과 따뜻함, 경이로움과 애통함을 동시에 품고 있는 책’, ‘깊은 감동을 주는 수작’ 등의 찬사를 보내며 입소문만으로 대중의 뜨거운 인기와 지지를 받았던 『달빛 코끼리 끌어안기』는 데뷔작으로는 이례적으로 영국 최고의 권위 중 하나로 손꼽히는 코스타상 올해의 책을 수상하며 아마존UK 종합베스트 1위에 14주 연속 랭킹되었다. 전 세계 30개 언어로 번역 출간되어 3천만 독자들에게 웃음과 눈물을 선사한 화제의 소설이기도 하다.



작가 네이선 파일러 소개


1980년 영국 브리스틀에서 태어났다. 2002년 웨스트잉글랜드 대학교에서 정신보건 간호학을 공부한 후 브리스틀 대학교에서 정신건강학 연구원으로 일했다. 공연 시인이기도 한 그는 영국 각지에서 열리는 문학 행사에도 정기적으로 참석하고 있으며, 그의 작품은 텔레비전과 라디오에서 전파를 탄 바 있다.


2005년 단편영화 <오이디푸스>로 BBC 최고의 신예 영화제작자 상을 비롯하여, 수많은 국제 영화상을 수상하였다. 2009년 어느 비 오는 봄날, 심리학 관련 학회에 참석했다가 우울한 기분에 젖어들어 귀갓길에 올랐던 그는 집 안 한 구석에 놓여 있던 상자를 뒤적이다가 수년째 20페이지에 멈춰 있는 습작 원고를 마주하게 되었다.


이날 이후 시간 나는 틈틈이 책상 위에 앉아 묵묵히 글을 써내려 갔고, 5년이란 기간에 걸쳐 완성한 데뷔작 『달빛 코끼리 끌어안기』으로 코스타상, 베티 트라스크 문학상, 내셔널 북어워드 등 다수의 문학상을 석권하며 화려하게 등단했다. 소설과 정신의학을 절묘하게 결합시키며 상처받고 고통으로 몸부림치는 사람들의 마음을 따뜻하게 어루만졌던 이 책은 코미디언이자 전직 간호사 출신인 조 브랜드로부터 ‘정신의학과 관련하여 이제껏 읽었던 최고의 소설’이라는 극찬을 받았다.


또한 작가는 2015년 웨스트잉글랜드 대학교에서 명예 석사학위, 에버테이 대학교에서 명예 박사학위를 수여받았다. 현재 네이선 파일러는 <가디언>, <뉴욕 타임스> 등 유수의 문학지에 다양한 글을 기고하고 있으며, 배스스파 대학교에서 문예창작학 교수로 재직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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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속심 기자 sisatime@hanmail.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