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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칼럼

[칼럼] 겸손한 호날두를 보고 싶었는데 이건 아니다

[칼럼] 겸손한 호날두를 보고 싶었는데 이건 아니다

 

 

▲김동진 (사)다문화사회문예진흥원 이사장 (c)시사타임즈

[시사타임즈 = 김동진 (사)다문화사회문예진흥원 이사장] 요즘 전 세계는 어디를 둘러봐도 시끄럽기만 하다. 큰 나라를 자부하는 미국과 중국은 세계패권을 놓고 계속 으르렁대고 있다. G2라는 명예를 안은 두 나라는 무역 불균형을 놓고 무역전쟁에 돌입했다. 트럼프는 기축통화를 가진 나라로서 점잖게 중국을 다뤄야 할 듯싶은데 갑자기 관세25% 부과라는 엄청난 불이익을 줬다. 이에 질세라 중국도 똑같은 보복관세로 맞대응하고 있어 어떤 결말이 나올지 예측하기 힘들다. 밀고 당기는 협상이 진행되고 있어 중간선의 타협점이 도출될 것으로 전망된다. 

 

미국과 사이가 벌어진 이란에서는 영국 유조선을 억류하는 강경책을 구사하면서 유조선의 길목인 호르무즈해협을 봉쇄하겠다는 으름장을 놓고 있어 국제유가를 걱정하는 목소리가 높다. 한국에서 수입하는 석유 70~80%가 모두 이 해협을 통과하는 배인데 이게 막히면 수송비 부담이 커져 국내유가가 요동칠지도 모른다. 아편전쟁을 계기로 영국에 100년 동안 조차(租借)되었던 홍콩이 중국에 반환되었지만 홍콩시민들의 삶은 중국과는 판이하다. 이를 인정한 중국정부가 국제사회와 약속한 것이 일국양제(一國兩制)다.

 

같은 중국이지만 다름을 인정한 중국정부는 홍콩에 파견한 행정장관과 경찰력으로 홍콩을 지배한다. 문제는 공산독재를 구사하는 중국이 자유주의를 부르짖고 민주화를 외치는 홍콩시민들을 못마땅하게 생각한다는 사실이다. 그래서 내놓은 법안이 범죄자 송환법이다. 이에 반대하는 홍콩시민들의 대규모 시위로 일단 법안발의는 취소했지만 언제든지 재발 가능성이 있기 때문에 홍콩은 이 더운 날씨에도 매일처럼 수십만의 데모대가 거리를 휩쓸고 있다.

 

북한에서는 사람들의 목소리는 들리지 않지만 탄도미사일을 쏴대는 로켓 소음이 천지를 뒤흔든다. 판문점에서 문재인 트럼프 김정은 세 사람이 만나 오순도순 얘기를 나눈 지가 며칠이나 됐다고 단거리 탄도미사일을 연속 발사하고 있다. 이 문제에 대해서 과거 같으면 제일 먼저 ‘화염과 분노’를 터뜨릴 트럼프는 재선을 생각해선지 너무나 유순해졌다. 북한방송은 문재인을 겨냥하여 노골적인 협박을 하고 있는데 트럼프는 “미국을 위협하는 것이 아니며 작은 것”이라고 외면한다. 600km를 날아간 탄도미사일을 어린애들 장난감인양 작다고 표현하는 미국대통령이 과연 동맹국의 안보에 무슨 역할을 할 수 있을까 심히 염려된다.

 

이웃 일본은 미국과 사전교감이라도 하고 있는 것인지 의심스러운 반도체 소재의 한국수출을 전면적으로 금지하는 조치를 풀지 않고 있다. 발단은 한국에서 나왔다. 강제징용에 대한 개인청구권을 인정하는 대법원 판결에 대하여 일본정부가 한일협정에서 이미 끝난 일이라고 반발한 것이다. 일본의 불법적인 강제징용과 성노예 문제는 가해자인 일본이 먼저 사과하고 피해보상을 하는 것이 당연한 순리지만 이미 반세기 전에 체결된 한일협정에서 모호하게 처리되었기에 어정쩡하게 된 문제다. 일본이 저렇게 나오는 것을 반일과 친일 프레임만으로 집권여당의 유리한 여론을 조성하는 것으로 만족해서는 문제의 근본은 해결될 수도 없고 일본이 무릎을 꿇지도 않는다.

 

정치는 정치로, 외교는 외교로 풀어야만 정도다. 문재인 정부는 외교문제를 국내정치와 연계해선 안 되며 일도양단의 결단으로 하루빨리 일본과의 마찰을 끝장내는 것이 국익에도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생각한다.

 

이런 소용돌이가 계속되고 있는 시점에 세계적인 축구스타 호날두가 소속한 유벤투스팀이 한국 K-리그선발팀과 한 판을 겨루게 되었다는 소식은 복중(伏中) 청량제였다.

 

유벤투스팀은 아무 관심도 없었다. 오직 말로만 듣던 호날두가 한국에 와서 뛰게 되었다는 것만으로도 수많은 축구팬의 가슴은 설랬다. 어느 팀이 이기고 지는 것이 무슨 상관이랴. 골을 넣고 훌쩍 뛰어오르는 세레머니만 볼 수 있으면 행복해 할 팬들이 6만 이상 모여들었다. 티켓 값이 평균 30~40만원이었고 스물 몇 명만 들어가는 특별석은 1천7백만 원의 거금이라는데도 만석이었다. 젊은 팬들은 하나같이 맞췄는지 호날두 이름이 박힌 유니폼을 입었다. 오늘 게임의 주인공은 유벤투스도 아니고 K-리그팀도 아니다. 호날두가 없었다면 경기장은 썰렁했을 것이다. 오직 한 사람의 스타를 위한 자리였다.

 

수많은 경기를 치러본 한국 팬들의 응원전은 일사불란하게 진행되었으며 K-리그팀이 3;1까지 리드했지만 친선게임이라 승부에는 초연한 자세였다. 다만 언제 호날두가 몸을 풀고 그라운드에 나오느냐 하는 데만 신경을 곧추세웠다. 전반전이 끝날 때까지는 조용했으나 후반전 휘슬이 울리면서 관중석에서는 ‘호날두’를 부르는 목소리가 커졌다. 그래도 꿈쩍도 않는다. 게임종료 직전에 유벤투스 선수 모두가 교체되었지만 호날두만 벤치를 지켰다. 1초도 뛰지 않았다. 뭣 하러 한국까지 왔나. 바람잡인가.

 

60억원의 축구잔치를 벌인 개최사와 유벤투스는 고의로 팬을 조롱하고 속인 잘못이 너무 커서 소송으로 이어지면 배상책임을 면하지 못할 듯싶다. 겸손한 호날두를 보고 싶었는데 말이다.

 

글 : 김동진 (사)다문화사회문예진흥원 이사장

 

※ 이 기사는 시사타임즈의 공식입장이 아닌, 필자의 견해임을 밝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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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동진 호남본사 대표 ksk3677@hanmail.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