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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칼럼

[ 칼럼 ] 민폐(民弊) 인생이 되지 않으려면

[ 칼럼 ] 민폐(民弊) 인생이 되지 않으려면


 

   


▲이동우 칼럼니스트·정치학 박사 (c)시사타임즈

[시사타임즈 칼럼 = 이동우 칼럼니스트·정치학 박사] 동서고금을 막론하고 젊은이들이 넘어야 할 세상의 파도는 만만한 게 아니다. 그렇다고 장년이 되면 세상살이가 쉬워지는 것은 아니지만… 1960~70년대 이 땅의 젊은이들도 무척 어렵고 힘든 시대를 살았다.

  

경제적으로야 하향평준화(대부분 가난)했으니 견딜 만 했지만, 박정희의 서슬 퍼런 군사독재시대를 온몸으로 관통해야 했던 피 끓는 젊은이들은 이상과 현실과 사이에서 탈출구를 찾지 못해 방황하고 힘들어 했다.

 

그 젊은이들에게 관심과 희망을 준 이들은 시인이나 종교인이 아니었다. 이른바 ‘철학계의 삼총사’(이하 삼총사)로 불렸던 김태길(金泰吉, 서울대), 안병욱(安秉煜, 숭실대), 김형석(金亨錫, 연세대) 교수였다.

 

동갑내기(1920년생)인 삼총사는 흔히 학계나 예술계에서 경쟁의식이 파벌적 관계로 번지는 경우가 다반사이지만, 이들은 이기적 경쟁으로 불행을 만들기보다는 사랑과 우정이 있는 경쟁을 하면서 숱한 저술과 강연을 통해 당시 젊은이들의 상처를 어루만지고 위로했다.

 

김태길·안병욱 교수는 고인이 되었고 현재 김형석 교수 만 98세의 나이에도 여전한 현역이다. 삼총사에 대한 김형석 교수의 인물평이다. “김태길 교수는 학구적으로 많은 업적을 남긴 반면 사회적 활동은 좀 좁은 편이고, 반면 안병욱 교수는 학구적인 영역보다는 사회적 업적이 더 큰 편이다. 나는 그 중간쯤에 해당될 것 같다.”

 

“김태길 교수는 문장은 뛰어나지만 강연에는 능숙한 편이 아니었다. 안병욱 교수와 나는 문장도 좋고 강연도 인기가 높은 편이다. 우리들 셋 모두가 같은 마음과 생각이었고, 세 사람의 우정은 축복받은 관계였다.”

 

김형석 교수가 작년에 『백세를 살아보니』라는 에세이 책을 내서 세인에게 회자(膾炙)되고 있다. 이 책에서 김 교수는 오랜 세월 동안 겪은 다양한 경험과 깨달음에 대한 자신의 소회를 담담하게 펼쳐놓았다.

 

결코 흔치 않은 100년 동안의 시간을 경험한 노(老) 교수의 삶과 지혜를 이 책을 통해 배울 수 있다. 특히 요즘 같은 혼탁한 세태 속에 100세가 다 된 연령에도 꼿꼿하고 당당하게 살아가는 모습이 잔잔한 감동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김 교수는 어려서부터 몸이 약했다. 초등학교 시절에는 자주 쓰러져서 일상생활이 힘들 정도였다. 늘 주변에서 ‘20살 넘게 나 살 수 있을까’하는 걱정을 듣고 자랐다. 그런 그가 60세에 뇌출혈로 쓰러진 아내가 세상을 떠나기까지 23년 동안을 병간호하면서 지금까지 현역으로 활동할 수 있는 건강과 장수 비결은 “신체·정신적으로 무리 않고 열심히 일하고 매일 걷기”라고 한다.

 

50세부터 운동을 시작한 김 교수는 “건강 자체가 인생의 목적은 아니기에 건강에 너무 많은 관심을 쏟는 것은 좋지 않지만, 너무 관심을 갖지 않는 것도 옳지 않다. 어렸을 때 남달리 건강하지 못했기에 평생 과로나 무리를 하지 않는 생활 태도가 습관이 됐다.”

 

그는 요즘도 일주일에 3번 정도 수영장을 찾고, 하루에 50분 정도 걷기 운동을 한다. “무슨 일이든 미리미리 해놓는 습관이 몸에 배었다. 그래야 스트레스를 안 받는다. 신체적으로 건강한 사람이 오래 사는 게 아니고 무리하지 않는 사람이 오래 사는 거 같다.”

 

바야흐로 100세 시대이다. 오래 사는 것도 중요하지만, 더 중요한 것은 사는 동안 가족이나 남에게 민폐가 되면 곤란하지 않겠나. 98세 노교수가 우리에게 모범 답을 가르쳐준다.

 

글 : 이동우 칼럼니스트(李同雨/정치학박사) 

 

 

※ 이 기사는 시사타임즈의 공식입장이 아닌, 필자의 견해임을 밝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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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동우 칼럼니스트 samerain@daum.n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