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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칼럼

[칼럼] 새만금 국제공항의 차질 없는 추진

[칼럼] 새만금 국제공항의 차질 없는 추진

▲김동진 논설위원 (c)시사타임즈

[시사타임즈 = 김동진 논설위원] 지명부터 아름다운 여수에 가면 오동도라는 섬이 있다. 섬이라고 하지만 교각이 설치되어 누구나 걷기만 하면 들어갈 수 있다. 일제 강점기에는 일본군들이 섬을 삥 둘러 터널을 파고 대포를 설치했다고 하는데 지금도 그 흔적이 그대로 보존된다. 동백꽃이 만발할 때가 제일 화려하고 멋지다. 오동도는 오래 전에 오동도타령이라는 노래가 나와 술 한 잔 얼큰해지면 춤과 함께 어울린다. 오동도타령은 요새 젊은이들은 모르는 사람이 많겠지만 나이 좀 들었다면 대부분 흥얼거릴 줄 안다. 영화 서편제의 촬영지 청산도는 감독 임권택의 야심작으로 대히트를 쳤다. 노래도 좋았지만 청산도의 경치가 눈길을 사로잡아 나중에는 유명한 관광지가 되었다. 조그마한 섬에 무슨 대단한 관광거리가 있겠느냐 하겠지만 영화 덕을 크게 본 셈이다. 이런 섬들이 쫙 깔려있는 게 다도해다. 이 섬들을 가려면 배를 타고 섬 근처에서 다른 작은 배로 갈아타야 되었던 시절이 엊그제 같은데 지금은 연육(連陸)이 되어 자동차가 쌩쌩 달린다. 느닷없는 섬 얘기가 화제가 되는 것은 부산 가덕도 때문이다.

 

벌써 15년이 넘도록 가덕도를 놓지 않고 붙들어 잡고 있는 부산 울산 경남의 지역세가 벌써 꺾인 것으로 결론 났는데 갑자기 보궐선거가 실시되기에 이르면서 가덕도 신공항이 부활되었다. 보수색이 짙은 부산지역에서 국민의 힘 후보를 꺾을 수 있는 유일한 비책으로 떠오른 게 가덕도 신공항이다. 부산지역에는 옛날부터 김해공항이 있다. 경남북을 아우른 공항으로서 역할을 다해왔다. 그런데 부울경에서는 가덕도에 새로운 공항을 건설해야 된다고 주장해 왔고 대구경북지역에서는 밀양을 새로운 후보지로 내놨다. 정부에서는 어느 편을 두둔할 수도 없는 입장이 되어 세계적인 공항설계회사인 프랑스 파리엔지니어링 회사에 용역을 맡겼다. 김해 밀양 가덕도 세 군데를 놓고 내린 결론은 김해공항을 확장하는 것이었다. 그렇게 결론 났는데 가덕도 특별법을 새로 제정하였다. 여기에는 역시 시장선거에서 부산민심을 잡는 길은 가덕도 뿐이라는 결론을 내린 야당까지도 합세하여 어처구니없는 법이 만들어졌다. 모처럼 여야 합의라는 모양새를 갖췄다.

 

가덕도 공항건설 비용이 부산시에서는 7조, 국토건설부에서는 28조를 예상한다. 무려 4배의 차이다. 건설을 책임지는 부처는 국토부이기에 그들의 계산이 얼추 맞을 듯싶다. 이 문제에 대해서 국토부는 물론 재정을 감당해야 하는 기재부와 법의 합법성을 따지는 법무부가 이색적으로 반대의견을 내놓고 있어 국민을 어리둥절하게 만든다. 이 법을 제정하는데 쐐기를 박은 사람은 문재인대통령이다. 그는 각 부처 장관 등을 대동하고 가덕도를 찾았다. 선거가 내일 모레로 박두했음에도 불구하고 모르는 척, 못들은 척 막무가내로 ‘가덕도 민심’을 노래 부르게 한 것이다. 오동도타령은 기타반주가 제격이지만 가덕도타령은 마이크반주로 뒤집어 놨다. 연애하는 소년처럼 “가덕도를 보니 가슴이 뛴다.”던가. 선거승리를 확신하고 지레 흥분한 것이나 아닌지 걱정스럽다. 가덕도공항에 대해서는 파리엔지니어링 회사의 용역보고서를 비롯한 전문가들의 의견이 대부분 부정적인 평가를 내렸다. 수심 80m의 바다를 메워야 한다는 까다로운 조건도 제기되었다. 게다가 국제공항으로서의 역할도 애매하다. 한 시간 거리도 안 되는 인천공항은 세계에서도 가장 우수한 공항으로 몇 년 째 1위를 고수하고 있다. 수많은 항공사들이 수지가 맞는 인천을 놔두고 생판 국토남쪽의 끝머리에 해당하는 부산 가덕도를 선호할 리 없다는 것이다.

 

이유야 어찌 되었든 부산 가덕도 신공항 사업에 관심이 쏠려 앞서 건설이 확정된 새만금 국제공항이 후순위로 밀리면 안 된다, 새만금 국제공항은 차질 없는 조기 착공과 개항에 속도를 내야만 할 것이다, 우리는 정치적인 이유로 만들어진 공항으로 청주 양양 무안공항을 본다. 이용하는 승객이 적다보니 적자투성이다. 손님이 없어도 공항관리를 소홀히 할 수는 없기에 상주인원을 갖춰야하고 일상 경비도 막대하게 든다. 더구나 지근거리에 위치한 김해공항은 폐쇄해야 하는지 여부도 결론이 없다. 깊은 생각을 할 이유도 필요도 없는 것처럼 우선 뚝딱뚝딱 방망이부터 치고 본 셈이다. 재정의 효율적인 운용을 기하기 위해서 큰 사업을 시행하기 전에 예비타당성 조사부터 하는 것이 재정지출의 첫 번째 순서다. 가덕도법에서는 이를 과감하게 면제시켰다. 국토부나 법무부가 반대의견을 낸 이유가 여기에 있다. 일반 국민들로서야 정치인들의 이해타산에 맞춰 시행될 가덕도공항법에 대해서 가슴이 뛰지도 않고 울렁거리지도 않는다. 다만 내가 낸 세금이 다른 공항들처럼 ‘멈춤’이 계속되는 시행착오가 있어서는 안 된다는 생각만은 분명해 졌다.

 

글 : 김동진 논설위원

 

※ 이 기사는 시사타임즈의 공식입장이 아닌, 필자의 견해임을 밝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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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동진 호남본사 대표 ksk3677@hanmail.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