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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칼럼

[칼럼] 중국이 대만을 무력으로 통일하는 세 가지 조건

[칼럼] 중국이 대만을 무력으로 통일하는 세 가지 조건

 

▲조현규 한국국방외교협회 중국센터장 (c)시사타임즈

[시사타임즈 = 조현규 한국국방외교협회 중국센터장​] 바이든 행정부 출범 이후 첫 한-미 정상회담(2021.5.21)에서 양국은 쿼드(Quad)의 중요성, 남중국해 항행의 자유, 대만해협 평화유지 등을 포함한 공동성명을 발표하였다. 이에 대해 중국 외교부는“중국은 공동성명 내용에 우려를 표한다. 대만 문제는 순수한 중국의 내정이며, 어떤 외부세력의 간섭도 용납할 수 없다”라고 불쾌한 반응을 보였으며, 한-미 공동성명에 대만문제가 포함된 것이 향후 한-중 관계에 어떤 영향을 가져올 것인가에 대해 안팎으로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또한 중국 국방부는 지난 6월 24일 최근 미국과 대만의 관계 강화 움직임과 관련하여 “중국의 완전한 통일은 역사적 필연이며, 대만독립은 전쟁을 의미한다”라고 경고하였다. 한편, 중국은 2005년 3월 14일 제정된 《반국가분열법》(反分裂國家法)은 중국이 무력으로 대만을 통일하는 세 가지 조건을 규정하였는데, 본고에서는 이 무력통일 조건을 위주로 최근 국제사회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는 대만해협과 양안(兩岸, 중국과 대만)의 현 주소를 살펴보고자 한다.

 

 

지난 6월 6일 미국 상원의원 3명을 태운 미군 C-17 수송기가 타이베이(台北) 쑹산(松山) 공항에 착륙하였다. 이들은 차이잉원(蔡英文) 대만 총통 및 외교부장, 국방부장을 각각 예방하고 미국과 대만 관계, 역내 안보 등을 논의하였다. 이것은 1979년 미국과 대만이 단교한 후 미국 상원의원이 최초로 대만을 방문한 획기적인 사건이었다. 이를 전후하여 중국인민해방군 군용기가 대만 주변 상공에서 무력시위를 하고, 동부전구 집단군 예하의 여단이 푸젠(福建)성 해안에서 상륙훈련을 하는 등 중국은 다양한 형태로 미국과 대만에 경고를 보냈다. 이처럼 최근 더욱 빈번해 지고 있는 양안간 다양한 군사행동에 대한 우려는 날이 갈수록 커지고 있다. 반면 대만 차이잉원(蔡英文) 민진당 정부는 연미항중(聯美抗中, 미국과 연합하여 중국에 대항)을 통해 대만독립을 추구함으로써, 무력통일을 대만이 직면할 수밖에 없는 위협으로 만들고 있다.

 

▲미 상원의원 대만 방문 (c)시사타임즈

대만 문제를 해결하는데 있어서 중국의 첫 번째 옵션은 평화통일이지만, 무력 사용도 절대 포기하지 않고 있다. 그렇다면 중국으로 하여금 대만 무력통일을 촉발시키는 조건은 과연 무엇인가?

 

대만 무력통일의 세 가지 조건

 

▲반국가분열법 표지 (c)시사타임즈

중국의《반국가분열법》제8조는 “‘대만 독립’세력이 어떠한 방식으로, 어떠한 명목으로 대만을 중국에서 분리시켜려 하거나, 또는 대만을 중국에서 분리시키려고 하는 중대한 사건이 발생하거나, 또는 평화통일의 가능성이 완전히 사라질 경우, 정부는 ‘비평화적인 조치’와 기타 필요한 조치를 동원하여 국가주권과 영토보전을 수호할 것이다”라고 규정하고 있다.

 

이처럼 중국이 대만에 대한 무력통일을 감행하는 첫 번째 조건은 어떤 명분이나 어떤 방식으로든 대만이 중국에서 분리되어 나가는 경우이다. 그렇다면 ‘대만이 중국에서 분리되어 나가는 경우’에는 어떤 것들이 있는가? 예를 들면, ①대만 당국에 의한 독립 선언, ②‘대만 독립’에 대한 국민투표 실시, ③미국의 대만에 대한 외교적 승인 등이다. 독립을 향한 대만의 어떠한 움직임도 중국 입장에서는 용납할 수 없는 레드라인(red line)이다.

 

무력통일을 촉발하는 두 번째 조건은 대만을 중국에서 분리시키려는 중대한 사건이 발생하는 것이다. 현재 상황에서는 ①대만의 대륙에 대한 군사적 공격, ②대만 내 대규모 폭동 발생, ③대만의 핵무기 개발 재개, ④대만 내 외국군 배치 등을 들 수 있다. 이 중 ④항은 미국 군함의 대만 기항, 대만을 미군 항공기 이착륙 및 보급기지로 사용, 미국 미사일방어체계(MD) 대만 배치, 對대만 공격성 무기 판매 또는 임대, 미국 핵무기의 대만 재배치 등을 포함한다.

 

‘평화통일 가능성의 완전 상실’은 중국에 의한 대만 무력통일의 세 번째 조건이다. 평화통일에 대한 희망이 전혀 없을 때, 중국은 무력으로 대만을 통일하겠다는 것이다. 평화통일 실현이 대만의 선택에 달려 있다면, 첫 번째와 두 번째 무력통일 촉발 조건 외에, 언제 대만을 무력으로 통일할지는 대륙의 결심에 달려 있다. 대만으로서는 용인하기 어려운 일이지만 그것은 현실이다. 즉, 평화통일에 대한 공감대가 형성되지 않은 상황에서 대만이 지속적으로 평화통일을 지연시킬 경우, 이는 중국의 입장에서 볼 때 ‘평화통일 가능성의 완전 상실’범주에 속하는 것이므로 중국은 하시라도 무력으로 대만을 통일하려 할 것이다.

 

무력통일은 가능할 것인가?

 

평화통일이든 무력통일이든 대만문제를 마냥 끌고 갈 수는 없다는 것이 중국의 태도이다. 현재 평화통일의 가장 큰 문제는 양안간 평화적 담판을 위한 공식적인 대화채널이 마련되지 못했고, 현재 대만은 현상유지를 원하므로 통일을 지지하는 정치적 공감대와 민의의 기반이 부족하다는 점이다. 시진핑 주석은 2019년 초 대만에 대한 일국양제 방안을 모색하면서, 대만의 정당 및 단체의 인사들과 양안 정치문제와 평화통일 추진에 대해 대화를 통해 폭넓은 의견을 교환하고, 사회적 합의를 이루어 나가면서 정치적 담판을 추진할 용의가 있다고 밝혔다. 그러나 2년이 지나도록 양안 관계는 답보상태이고, 민진당과 공산당 양당은 아무런 협상도 하지 못했으며, 대만 당국은 오히려 법 개정을 통해 대만 야당 및 민간단체와 중국간의 일국양제 협상을 금지시켰다. 평화적인 담판없이는 평화통일이 불가능하며, 대화와 교류가 없다는 것은 중국에게‘평화통일 가능성 완전 상실’을 의미한다. 그렇다면 대만해협 문제의 해결 가능성은 오직 무력통일이라는 단일 옵션만이 남게 될 뿐이다.

 

한편 대만 문제는 양안만의 문제가 아니다. 양안 분단 이후 70여 년간 세 차례의 위기가 발생했는데, 그것은 소위 ‘대만해협 위기’라고 불리는 대만 문제를 둘러싼 미-중 간의 힘겨루기였다. 최근 들어 대만에 대한 무력통일 가능성이 언급되고, 대만해협의 긴장이 고조되고 있는 데에는 여전히 미국이라는 결정적 요소가 존재한다. 2017년 미-중 전략경쟁이 본격화 된 후 미국은 중국을 전방위로 압박하면서 양자관계는 수십 년 만에 가장 불안한 시기에 처해 있다. 미-중 관계가 디커플링(decoupling, 탈동조화)까지는 이르지 않았지만 사실상 전면적인 대결의 막이 오른 만큼 만약 향후 대만이 미-중 간 각축의 ‘전장’이 되고, 미-중 양국이 이 지역에서 군사적 존재를 강화하는 상황이 지속된다면 대만해협에서의 군사적 충돌 가능성은 점점 높아 질 것이다.

 

바이든 정부는 트럼프 시기의 대중 정책기조를 유지하면서, 대만과는 더욱 밀착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중국은 대만 통일에 대한 의지가 확고하기 때문에, 중국은 통일을 위한 담판을 포함한 실질적인 진전을 통해 대만에 대한 일국양제 적용 방안에 대한 논의가 개시되기를 원하고 있다. 미-중간의 구조적 갈등은 미국의 정권 교체에 관계없이 진행 중이고, 각 분야에서의 충돌은 지속되고 있으며, 미국은 중국 억제를 위해 대만의 지정학적 가치를 능동적으로 발굴해 나갈 것이다. 반면, 중국은 향후 정치일정에 ‘조국통일’을 분명하게 제시하고 있고, 평화통일의 조건이 상실된 상황에서 무력통일 리스크는 시간이 흐름에 따라 가속도가 붙는 형국이다. 어떻게 하면 대만에게 가장 불리한 재앙적 국면의 발생을 막을 수 있을지 당사자들은 냉철하게 고민하고 그 책임을 져야 할 것이다.

 

끝으로, 대만해협의 긴장과 위기는 한반도 안보에 직간접적으로 영향을 미치는 중요한 요소이므로 우리는 양안 정세 추이를 관심있게 주시하고 또한 대비하는 것이 필요하다. 한반도 문제든, 양안 문제든 평화적 해결만이 가장 이상적인 해답이다.

 

글 : 조현규 한국국방외교협회 중국센터장​

 

조현규 국제정치학 박사는 육사 41기 예비역 대령이며, 국방정보본부 중국분석총괄ㆍ주중한국대사관 무관·주대만대표부 연락관을 역임하였고, 현재 한국국방외교협회 중국센터장, 신한대학교 특임교수 겸 평생교육원 부원장으로 재직 중이다.

 

※ 이 기사는 시사타임즈의 공식입장이 아닌, 필자의 견해임을 밝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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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현규 한국국방외교협회 중국센터장 sisatime@hanmail.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