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사설, 칼럼

[칼럼] 한국축구가 발전 하려면

[칼럼] 한국축구가 발전 하려면

 

▲김동진 시사타임즈 호남본사 대표 (c)시사타임즈

 

[시사타임즈 = 김동진 시사타임즈 호남본사 대표] 폴란드 우치에서 거행된 U-20 월드컵 결승전에서 우크라이나와 맞붙은 한국 팀은 선제골을 넣고도 아깝게 3:1의 스코어로 준우승에 머물렀다. 꼭 이긴다는 보장은 어느 팀도 할 수 없는 팽팽한 경기였지만 너무나 아쉽고 안타까웠다. 잘 싸워준 우리 선수들에게 힘찬 격려의 박수를 보내는 것으로 먹먹한 가슴을 달래본다.

 

20세 이하라고 하지만 선수 대부분은 유럽 등지에서 이미 프로팀에 소속되어 뛰고 있기 때문에 팀 전체로 볼 때에는 아직 청소년의 범주를 벗어나지 못했다고 하더라도 개인적인 능력이나 기량은 성인 못지않은 선수들이었다. 가장 주목을 받은 선수가 이강인이지만 ‘막내형’의 별명이 어색하지 않을 만큼 뛰어난 볼 배급의 기술을 선보였다. 시간을 끌거나 기다리지 않고 눈 한 번 치켜뜬 다음 볼을 보낼 수 있는 능력은 선천적이기도 하지만 많은 연습을 쌓았기 때문에 가능한 일이다. 우리가 준우승에 그쳤지만 최우수선수에게 주는 ‘골든볼’이 이강인의 차지가 된 것은 너무나 당연한 순서였다. 그에게 메시 이후 처음으로 18세에 골든볼을 수상했다는 칭송이 빗발치는 것은 좋은 일이지만 자칫 자만심을 일으킬까 경계하지 않을 수 없다.

 

그동안 한국 축구에 대해서는 국민적 스포츠로 자리매김할 만큼 인기를 누리고 있지만 왕년에 최고의 인기를 구가하던 고교축구는 희미한 존재로 추락했다. 축구를 하겠다는 선수층은 두터운데 그들에게 선수로서의 미래가 보이지 않기 때문에 우수한 자질을 가진 학생들이 지레 겁을 먹고 아예 축구를 포기하고 있는 것이다. 젊은 선수들에게 자기의 미래가 어떻게 설계되어야 할 것인지는 참으로 중요하다. 축구라는 운동을 통해서 자기의 길을 재촉해 나가려면 주위 여건이 충족되어야 한다.

 

겉으로 보이는 시스템은 그럴듯하게 꾸며져 있다. 고교에서 선수생활을 했으면 대학에 진학해서도 계속되어야 하고 징집에 응하여 군 입대도 해야 한다. 제대 후에는 실업팀이나 프로팀에 들어가야 하는데 이 모든 것이 사실상 어렵기만 하다. 특기생으로 대학에 가는 것도 쉬운 일이 아니지만 군에 입대할 때 축구선수 생활을 계속할 수 있으려면 상무 팀에 뽑혀야 한다. 상무는 프로팀에서 뛰던 선수들만 골라 선발한다. 그들은 ‘군필’ 도장만 받으면 바로 사회에 복귀하는 체제여서 지속성이 약하다. 그것도 숫자가 한정되어 대부분의 우수선수들은 일반병으로 군 복무를 마쳐야 하며 1년 6개월 이상 축구를 하지 못한 선수들을 받아줄만한 구단은 없다.

 

이 문제는 축구인 뿐만 아니라 수많은 국민들에게도 매우 절실한 문제로 부각되었다. 선수들이 마음 놓고 운동할 수 있는 시스템이 안 갖춰져 있는데 어떻게 손흥민과 이강인이가 나올 수 있겠는가. 과거에는 육해공군해병대에 모두 축구팀이 있었다. 육군은 충의, 해군해병대는 해룡, 공군은 성무라는 브랜드로 지금의 프로 못지않은 인기를 누렸다. 그들 중에서 국가대표도 나왔다.

 

김정남 허윤정 조중연 김호 이회택 노흥섭 정규풍 김호곤 박이천 김진국 차범근 허정무 김강남 최강희 등 기라성 같은 선수들이 모두 군 출신이다. 그런데 1983년 전두환 정권은 이를 모두 없애버리고 상무팀으로 단일화시켜 사실상 군 축구를 축소시켰다. 고교를 졸업한 선수들이 군에서 활동할 수 있는 길을 막아버린 셈이다. 프로팀이 생겼다고 하지만 엄청난 선수층에 비하면 바늘구멍 같은 프로입단은 언감생심 꿈꾸기도 어려워졌고 절대수요가 충족될 수 없는 실업팀은 자연스럽게 도태된 것이다. 이처럼 열악한 축구환경에서 그래도 선수들의 피나는 노력과 부모님들의 꾸준한 지원이 있었기에 이번 U-20월드컵에서 좋은 성적을 거둘 수 있었다고 생각된다.

 

한국축구를 이끌어가는 대한축구협회는 이번 쾌거를 협회의 공로로 홍보할 것이다. 틀린 말은 아니다. 그러나 대한축구협회가 현대그룹 일가의 장기집권으로 혁신과 개방을 하지 못하고 우물 안 개구리처럼 올려다 보이는 하늘만이 온 세상인 것처럼 구태의연한 모습을 연출하고 있는 것은 이번 기회에 스스로 정리해야 된다고 생각한다. 나는 과거에나 지금이나 앞으로도 군부대 축구팀 의상무팀의 K리그를 달가워하지 않을 것이다. 이유는 K리그의 큰 발전에 도움이 되지 않을 뿐더러, 이들은 팬도 턱없이 부족하고 그냥 스쳐가는 선수로써의 역할이 전부이기 때문이다. 차라리 경쟁 속에 발전을 거듭할 수 있는 지방 프로팀에게 더 많은 기회를 주는 게 훨씬 긍정적이고 효과적이기 때문이다. 프로팀의 활성화를 위해서도 이것이 최우선 방법이 될 수도 있을 것이다.

 

수많은 선수층을 생각 한다면 이들에게 더 많은 기회가 주어질 수 있도록 하는 것이 매우 긍정적이기 때문이다. 상무팀을 프로에서 제외시킨다고 소외시켰다고 생각을 말아야한다. 이들에게 더 나은 한국축구의 기술을 연마해 주는 계기로 충족시켜 나가면 되는 것이다. 전북의 이동국 선수는 자타가 공인하는 프로선수 최고의 선수가 되어있다. 언제 선수생활이 끝날지 모르는 체력과 열정이 남다르기 때문일 것이다. 아마도 군면제를 받지 않고 군대를 떳떳하게 다녀온 선수였기에 그는 축구선수로서 크게 성공하고 있는 것이다.

 

축구선수는 군생활 속에서 거듭나는 것을 터득해야 이동국 선수처럼 불혹의 선수가 될 수 있다는 것을 축구관계자 모두가 기억해야 한다. 운동선수는 쉬는 시간이 있어야 다음시간도 준비 할 수가 있다는 것을 명심해야 한국축구가 발전 할 수 있다.

 

글 : 김동진 시사타임즈 호남본사 대표

 

※ 이 기사는 시사타임즈의 공식입장이 아닌, 필자의 견해임을 밝힙니다.

 

 

<맑은 사회와 밝은 미래를 창조하는 시사타임즈>

<저작권자(c)시사타임즈. 무단전재-재배포금지.>

<시사타임즈 홈페이지 = www.timesisa.com>

  



김동진 호남본사 대표 ksk3677@hanmail.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