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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연예/문화·일반연애

행복에 다다르는 길, 김물길 작가의 ‘아트로드’

행복에 다다르는 길, 김물길 작가의 ‘아트로드’ 

독서르네상스운동 시리즈 (29)

673일 간의 세계일주, 여행을 그리다

 

 

 

[시사타임즈 = 독서르네상스운동 청년기자단 이다원] 고등학교 3학년생이었던 나는, 최소한 지금보다는 꿈이 많았다. 대학생과 캠퍼스를 소재로 한 시트콤 논스톱을 보고 자란 ‘나’라는 고등학생은 행복한 캠퍼스 생활을 꿈꾸었고, 연애라는 것도 해보고 싶었다.

 

‘세계여행’ 또한 어린 시절의 수많은 꿈 중의 하나였다. 지금은 기억도 나지 않는 많은 꿈이 부질없다고 느껴졌을 때는 이미 학업과 취업에 찌들어있었다. ‘내 꿈이 뭐였을까?’ 생각조차 못 하던 내가 ‘아트로드’라는 책을 읽으며 수능을 마친, 고3 교실에서 ‘세계여행이 꿈이에요.’라고 말하던 교복을 입은 내가 떠올랐다. 673일간의 그림을 그리며 한 세계 일주는 어땠을까, 김물길 작가의 이야기를 들으며 다시 꿈꾸게 된 나의 세계 일주를 상상했다.

 

 

 

▲김물길 작가 ⒞시사타임즈

 

 

 

▶ 여행을 시작하며 출판을 염두에 두지 않았을 것 같습니다. 어떻게 책을 출판하게 되었나요?

한국에 친지 분들과 여행을 하다 만난 친구들에게 안부를 알릴 겸 블로그를 시작했어요. 블로그에 일주일에 하나씩 여행하면서 그린 그림들을 올렸는데 여행 기간이 짧지 않다보니 22개월의 긴 여정이 끝이 났을 때 그 동안의 콘텐츠가 엄청나게 쌓인 거죠. 그러는 사이 제 블로그에 관심을 가지고 지켜봐 주시는 분들이 생겼어요. 그중에 한 분이 출판사 직원이셨어요. 여행을 마치고 귀국한 후에 그 분을 통해 출판제의가 왔고, 그때 ‘아, 내 이야기도 책으로 나올 수 있구나.’라는 것을 깨닫게 되었죠.

 

 

▶ 어떤 상황을 쓰다 보면 복잡해지고 길어지기 마련인데, 여행의 순간들이 정리가 잘되어 있고 글도 잘 읽히더라고요.

 

22개월간 여행을 하면서 다양한 에피소드들도 많았고 그 안에서 얘기하고 싶은 이야기들이 정말 많았어요. 그 경험들을 다 적다보니, 한글 파일로 사백 페이지가 넘게 나오더라고요. 그 이후에 몇 개월간 글을 더 담백하게 줄이고 정리하면서 한권의 책으로 담아내게 되었어요.

 

 

▶ 방대한 여행 시간을 정리하는 것도 힘들었을 것 같아요.

 

제가 책을 쓰는 것이 가능할 수 있었던 것은 여행기간동안 매일 썼던 일기 덕분인 것 같아요. 어렴풋했던 기억이 일기장만 펴면 내가 길거리에서 어떤 친구를 만났었는지 다 쓰여 있는 거예요. 그리고 이 전에는 글을 많이 안 써봤는데 여행을 하면서 일기를 매일 쓰니까 글이 조금씩 늘더라고요. 그와 동시에 제가 했던 경험을 쓰는 것이라 즐겁게 원고 작업을 할 수 있었어요.

 

 

▶ 예술가로서 여행 전후로 어떤 변화가 있는지 궁금해요.

 

그림이 많이 달려졌죠. 저 개인적으로는 만족해요. 예술가로서 그림을 보여 주고 소통하는데 굉장히 솔직해졌어요. 그림 전체에 한 조각의 가식 없이 다 품을 수 있게 되어서 굉장히 만족하고 있어요. 그림이 솔직해지면서 ‘이게 진짜 행복한 거구나’라는 걸 많이 느꼈죠. 솔직히 말해서 전에는 학교에 있다 보니 평가를 잘 받기위해 괜히 철학적 의미 같은 것도 부여하고 멋있게, 크게 그리려고 노력했거든요.

 

 

 

▲김물길 작가 저서 <아트로드> ⒞시사타임즈

 

 

 

▶ 책에 보면 사람의 향기와 색에 대해서 쓴 글이 있어요.

 

제가 가진 향기에 색을 넣는다면. 파란색으로 하고 싶어요. 이것도 여행 전후로 갈리는데, 여행 전에는 좋아하는 색이 딱히 없었어요. 여행하면서 내가 어떤 색을 보고 ‘어, 저 색깔 예쁘다.’라는 말을 하고 자연스럽게 그 색을 많이 쓰게 되더라고요. 그러면서 제가 파란색을 좋아하게 된다는 것을 알게 되었죠. 만약 저의 향기에 칠한다면 파란색으로 칠하고 싶어요.

 

▶ 세계여행을 결심하게 된 계기가 있었나요.

 

친구가 프랑스 워크캠프에 대해서 알려줬어요. 당시, 여행에 관심이 있었던 것은 아닌데 못 해봤으니 ‘한 번 나가보자’라고 생각했어요. 그때 공책에 그림을 그리곤 했는데 여행을 하면서 그림을 그리고 싶었어요. 다른 이유는 당시 영어를 잘 못했는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외국인 친구들과 대화가 가능하고 친구가 될 수 있다는 것도 정말 신기하고 재미있었어요.

 

▶ 영어를 잘 못하셨다면 의사소통에 어려움은 없었나요?

여행을 가기 전, 제 영어 실력은 정말 형편없었어요. 그래서 조금 걱정이 들기도 했죠. 그런데 여행하면서 생존과 딱 맞붙는 순간 정말 신기하게 영어가 굉장히 빨리 늘더라고요. 여행을 하면서 영어가 생각보다 빨리 느니까, 초등학교 때부터 교육받아 쌓였던 내공이 여기서 터졌구나 생각했어요. 그런데 여행을 더 하다 보니 꼭 그런 이유만은 아니더라고요 왜냐하면 스페인어를 쓰는 중남미를 여행할 때, 저는 그 전에 스페인어를 전혀 배워본 적이 없거든요 그런데 중남미를 여행한지 3개월째부터는 조금씩 들리기 시작하는 거예요. 완벽하지는 않지만, 상대가 나한테 어떤 말을 하려고 하는지 이해가 되더라고요. 눈을 뜨고 잠들 때까지 항상 들리는 소리가 그 나라의 언어이고, 또 생존을 위해서라도 그 언어에 익숙해져야 했기 때문에 더 빨리 습득하고 늘 수 있었던 거죠.

 

▶ 귀국 후, 유명해 지셨어요. 삶에서 바뀐 것은 없으세요?

 

바뀌었다기보다는 다른 길이 있다는 것을 깨닫게 된 것 같아요. 꼭 취업이라는 것을 하지 않아도 내가 하고 싶은 일 하면서도 살아갈 수 있는 길이 있겠구나 라는 생각을 갖게 해줬어요. 몇 년 전까지만 해도 전혀 이런 상황이 가능할 거라고 생각 못 했는데,,, 제 자신도 좀 놀랍고 감사한 거죠. 취업만 고민했는데 그게 다가 아니구나, 많이 느꼈죠.

 

▶ 행복에 대해서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모든 사람들이 그러하겠지만 저는 정말 행복하게 살고 싶어요. 그래서 하고 싶은 건 될 수 있으면 다 해보려고 해요. 행복이 뭔지 정의를 내려 본 적은 없지만 그때그때 간절히 원하는 것을 하는 것. 당장 그것을 이루지 못해도 상관없어요. 그게 조금은 긴 길일지라도 그것을 준비하고 실행하고 되던 안 되던 나아가보는 것. 그런 준비와 과정 그리고 그것을 이뤘을 때. 그 때 제 자신이 정말 행복함을 느껴요.

 

▶ 여행이 끝났을 때 공허감 같은 건 없었나요?

어느 정도는 있었죠. 다녀와서 이제 나는 뭘 하지? 이런 생각도 들었어요. 학교는 제적된 상태였고 몸 상태도 좋지 않았거든요. 그러던 중에 출판사에서 연락이 왔어요. 그러면서 제가 이다음에 하고 싶은 일이 생기게 되었죠. 제 이야기와 그림을 많은 사람들과 나눌 수 있는 책을 쓰는 것이요. 그러면서 자연스럽게 이유모를 공허감도 점차 사라졌어요. 그 과정에서 느낀 게 여행이든 그것이 다른 일이든 누구에게도 자신이 있을 만큼 당당하다면 그리고 그 과정에 최선을 다한다면 공허함도 자연스럽게 채워지는 거 같아요. 만약 스스로 만족하지 못했다면 이런 기회들도 오지 않았을 거예요. 항상 지금 계획에 최선을 다하면서 살면 길이 생긴다고 저 스스로에 대해 마인드컨트롤을 많이 해요.

 

▶ ‘아트로드’ 책을 보면 그림이 창의적인 거 같아요.

 

어떤 장면을 봤을 때 ‘어 저건 이렇게 느껴졌어’라는 느낌이 들 때도 있지만 아닐 때도 있어요. 어떤 장면이 인상 깊은데 어떻게 하면 내 식으로 풀어낼 수 있을까 라고 고민을 많이 해요.

 

예를 들면, 어떤 풍경을 바라볼 때 내가 굉장히 큰 사람으로 바라봤다면, 작은 존재인데 저 안에 있다면, 이런 식으로 계속 시선을 바꿔가면서 상상을 하는 거예요. 그중에 ‘이거다!’ 싶은 아이디어가 떠오르면 그것을 종이에 담는 것이죠.

 

▶내 인생의 책 TOP3를 꼽아주신다면?

 

너무 개인적인 취향이긴 하지만 <마당을 나온 암탉>이요. 또, <나무>를 굉장히 재미있게 읽었어요. 반전이나 상상, 아이디어가 제 취향이더라고요. 한강 작가의 <소년이 온다>는 등장인물의 시선이 재미있었어요. 죽은 사람의 시선으로 이야기가 전개되는데 그게 굉장히 재미있더라고요. 여러 가지 시선으로 자유롭게 보는 것을 추구하기도 하고 좋아하기도 해서 인상 깊었어요.

 

 

독서르네상스운동 청년기자단 이다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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