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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사 캠페인:책을 읽읍시다]

[책을 읽읍시다 (1319)] 코끼리의 마음

[책을 읽읍시다 (1319)] 코끼리의 마음 

톤 텔레헨 저 | 김소라 그림 | 정유정 역 | arte(아르테) | 216| 14,000원 

 

 

 

[시사타임즈 = 박속심 기자] 매일 나무에 오르고 떨어지는 코끼리를 통해 각자 다른 삶의 방식과 태도에 대해 이야기하는 동화 소설 코끼리의 마음. 숲 속에 사는 코끼리는 오늘도 나무에 오른다. 매일 떨어져도, 매일 오른다. 나무에 오르는 것만이 코끼리가 유일하게 하고 싶은 일이다. 좀 더 바란다면, 나무 꼭대기에서 먼 곳을 바라보고, 춤을 추는 정도? 다른 동물들이 말려도 연민의 눈길을 보내도 여전하다. 그리고 묻는다. “네가 나라면 나무에 계속 오를까? 나무에 잘 오르지도 못하고, 결국 떨어져 아플 걸 알면서도 말이야.” 그러자 동물들은 자신이 코끼리가 된 상상을 늘어놓는다. “내가 만약 코끼리라면…….”

 

동물들의 이야기를 듣고 나서 코끼리는 자신의 작은 일기장에 자신이 누구인지, 왜 나무에 오르는지, 자신의 마음을 조심스럽게 적어내려간다. “나는 깨닫고 싶지 않고, 맞서고 싶지 않고, 계산하고 싶지도 않아. 나는 그냥 코끼리이고, 그냥 나무에 오른다.” 그리고 덧붙인다. “나무에 오르는 건 누구나 할 수 있지만, 떨어지는 건 나만의 예술이야.”

 

구제불능, 제멋대로에 대책 없이 무모해 보이지만 코끼리는 자신이 원하는 건 확실히 뭔지 안다. 물론 가끔을 이해 못하거나 심지어 동정하는 말에 상처를 받는다. 그래도 다시 자신만의 나무를 오른다. 남들은 떨어지면 큰일이라도 나는 줄 알지만, 코끼리에게 떨어지는 건 중요한 문제가 아니다. 중요한 건 세상 하나뿐인 코끼리가 나무에 오르고 싶다는 그 마음이다.

 

하고 싶은 일을 찾는 것, 그 길을 꿋꿋이 걸어가는 것. 누구나 바라지만 말처럼 쉽지 않다. 일단 자신이 원하는 일을 발견하기도 어렵고, 주변 환경과 사람들의 눈치를 보지 않고 끝까지 한길을 가는 것도 어렵다. 결국은 나 자신이 누구인지도 잃어버린다. 누가 뭐라든 나만의 나무 오르기를 계속하는 코끼리도 마찬가지다. 가끔은 다른 동물들이 나라면 어떻게 할까?’를 상상하고, “나에게는 목적이 없고, 목적이 뭔지 알았던 적조차 없어.”라고 자학도 한다. 그런 긴 고민 끝에 코끼리는 다른 누군가를 위해서가 아닌 의미 없이 그냥하고 싶은 일도 소중하다는 것, 떨어지는 것조차 나만의 예술이라는 것, 실패를 경험한 나는 특별하다는 것을 깨닫는다. ‘나는 나라는 당연한 사실도.

 

코끼리는 그 슬픔도 문제가 되는지, 그리고 동물들이 슬픔에 대한 해결책도 알고 있을지 궁금했다. 코끼리는 곧바로 자리를 박차고 일어났다. 이미 태양의 첫 빛줄기가 자작나무 잎사귀에 맺힌 이슬을 비추고 있었다.

 

우선 세상 모든 것은 제각각 유일한 존재라고 이야기할 거야. 세상에는 태양도 하나, 달도 하나, 그리고 너희 인생도 단 한 번뿐이라고.

 

하지만 고민은 여기서 끝나지 않는다. 언젠가 코끼리가 더 이상 나무에 올라가고 싶어지지 않을 수도 있다. 밤마다 마음속에서 들려오는 목소리에 귀를 기울이고 내가 진정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 고민하는 일은 우리가 살아가는 한 이어질 것이다. 그렇게 삶은 계속되고, 코끼리가 한밤중에 써내려가는 일기도 계속 이어질 것이다. 그것이 인생이니까.

 

 

작가 톤 텔레헨 소개


1941년 네덜란드에서 태어났으며 위트레흐트 대학교에서 의학을 공부했다. 의사로 일하면서 다수의 시집을 발간했고, 1985년 다람쥐가 주인공인 하루도 지나지 않았어요를 발표하면서 동화 작가로 활동하기 시작했다. 1997년에 테오 티센 상(네덜란드 어린이 문학상)을 수상, 네덜란드 최고의 동화 작가로 자리매김했으며, 천재 의사 데터 이야기2004년 오스트리아 청소년 어린이 문학상을 받았다.

 

그 외의 작품으로는 다람쥐가 보낸 편지』 『우리 아빠』 『너도 화가 났어?등이 있다. 텔레헨은 이해하기 어렵고 종잡을 수 없는 인간의 내면을 철학적이면서 유머러스하게 풀어낸 작품들로 폭넓은 독자들에게 사랑받아 왔다. 동화와 시, 우화를 발표해 수많은 상을 수상했으며, 일반적인 동화에서는 볼 수 없는 기묘한 주제를 철학적으로 다루어 성인들에게도 많은 공감을 받고 있다.

 

그림 김소라 소개


대학에서 서양화를 전공하고 대학원에서 그림책을 공부하고 있다. 출판과 광고 등 다양한 분야의 작업을 해 왔다. 그린 책으로 있잖아, 누구씨, 고슴도치의 소원이 있다.

instagram.com/raso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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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속심 기자 sisatime@hanmail.net